최근 우리는 일상에서 생태계 파괴의 영향을 점점 더 자주 체감하고 있다. 여름철이 되면 기록적인 폭염과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번해지고 계절의 경계는 점점 더 모호해졌다. 이제 이상기후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오늘날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우리의 삶은 과거보다 훨씬 편리해졌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심각한 환경 파괴, 특히 생태계 파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무분별한 벌목 토지 개발 해양 오염 등은 동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며 생태계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이는 곧 인간의 경제 활동뿐만 아니라,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올해 초여름, 나는 과 동기들과 서해안으로 교외교육을 간 적이 있다. 저 멀리 광활하게 펼쳐진 바다가 나를 사로잡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마다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물들, 지평선 너머 보일 듯 말 듯한 바다, 물기가 아른거리는 갯벌 모래까지 생태계 요소 하나하나가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는 갯벌 생태계였다. 그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갯벌 생물을 보며 나 또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생명의 경이로움 바로 옆에는 이 아름다운 조화를 깨트리는 쓰레기들이 존재했다. 갯벌 모래 속으로 집을 열심히 짓는 게 옆에는 플라스틱 빨대가, 물을 내뿜는 맛조개 옆에는 생수병이 있는 그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 인간이 만들어낸 쓰레기들이 그 조화를 깨트리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생태계의 중요성을 간과하며 살아가고 있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인데도 말이다. 생태계는 단순한 자연의 일부가 아니다. 인간이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삶의 터전이자, 지구 전체 생명체의 조화로운 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다. 생태계는 산소를 제공하고 물을 정화하며 식량을 생산하고 기후를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모두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 결국 생태계가 무너진다는 것은 곧 인류가 의존하고 있는 모든 생명 지원 시스템이 붕괴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현재 무분별한 개발과 소비, 환경에 대한 무관심 속에서 자연의 경고를 무시하고 있다. 기후 위기 생물 다양성 감소 대기·수질 오염 전염병 발생 등은 이미 현실로 다가온 결과들이다. 더 이상 생태계 파괴는 미래에 대한 우려가 아닌, ‘오늘 우리가 직면한 위기.

 

환경은 정교한 시계와 같다. 시계는 톱니가 한두 개 빠져도 계속 작동하지만 빠진 톱니가 하던 역할을 나머지 톱니가 떠맡아야 하므로 부담이 커지고 그 부담은 톱니들을 점점 망가뜨린다.”

생태학자이자, 환경보호론자 알도 레오폴드가 한 말이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지구라는 거대한 생태계는 여러 요소가 서로 공존하고 상호작용을 하며 연결되어 있다. 어느 것 하나라도 없어진다면 평형이 깨지게 되고 많은 것이 흔들리고 부서지게 된다.

 

지구는 지금 생존의 경계에 서 있다. 이제 생태계를 보전하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며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이다.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은 단지 자연을 위한 일이 아니다. 미래 세대에도 존재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생태계 보전은 인류 생존의 최우선 과제이며 지금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결정된다. 이제 우리는 그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실질적인 변화와 행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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