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는 일상에서 생태계 파괴의 영향을 점점 더 자주 체감하고 있다. 여름철이 되면 기록적인 폭염과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번해지고 계절의 경계는 점점 더 모호해졌다. 이제 이상기후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오늘날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우리의 삶은 과거보다 훨씬 편리해졌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심각한 환경 파괴, 특히 생태계 파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무분별한 벌목 ▲토지 개발 ▲해양 오염 등은 동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며 생태계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이는 곧 인간의 경제 활동뿐만 아니라,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올해 초여름, 나는 과 동기들과 서해안으로 교외교육을 간 적이 있다. 저 멀리 광활하게 펼쳐진 바다가 나를 사로잡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마다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물들, 지평선 너머 보일 듯 말 듯한 바다, 물기가 아른거리는 갯벌 모래까지 생태계 요소 하나하나가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는 갯벌 생태계였다. 그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갯벌 생물을 보며 나 또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생명의 경이로움 바로 옆에는 이 아름다운 조화를 깨트리는 쓰레기들이 존재했다. 갯벌 모래 속으로 집을 열심히 짓는 게 옆에는 플라스틱 빨대가, 물을 내뿜는 맛조개 옆에는 생수병이 있는 그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 인간이 만들어낸 쓰레기들이 그 조화를 깨트리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생태계의 중요성을 간과하며 살아가고 있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인데도 말이다. 생태계는 단순한 자연의 일부가 아니다. 인간이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삶의 터전이자, 지구 전체 생명체의 조화로운 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다. 생태계는 산소를 제공하고 물을 정화하며 식량을 생산하고 기후를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모두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 결국 생태계가 무너진다는 것은 곧 인류가 의존하고 있는 모든 생명 지원 시스템이 붕괴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현재 무분별한 개발과 소비, 환경에 대한 무관심 속에서 자연의 경고를 무시하고 있다. ▲기후 위기 ▲생물 다양성 감소 ▲대기·수질 오염 ▲전염병 발생 등은 이미 현실로 다가온 결과들이다. 더 이상 생태계 파괴는 미래에 대한 우려가 아닌, ‘오늘 우리가 직면한 위기’다.
“환경은 정교한 시계와 같다. 시계는 톱니가 한두 개 빠져도 계속 작동하지만 빠진 톱니가 하던 역할을 나머지 톱니가 떠맡아야 하므로 부담이 커지고 그 부담은 톱니들을 점점 망가뜨린다.”
생태학자이자, 환경보호론자 알도 레오폴드가 한 말이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지구라는 거대한 생태계는 여러 요소가 서로 공존하고 상호작용을 하며 연결되어 있다. 어느 것 하나라도 없어진다면 평형이 깨지게 되고 많은 것이 흔들리고 부서지게 된다.
지구는 지금 생존의 경계에 서 있다. 이제 생태계를 보전하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며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이다.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은 단지 자연을 위한 일이 아니다. 미래 세대에도 존재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생태계 보전은 인류 생존의 최우선 과제이며 지금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결정된다. 이제 우리는 그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실질적인 변화와 행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