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는 수도권과 가깝게 위치한 지리적 특성과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청주만의 이색적 특징으로 드라마·영화 등 많은 영상 콘텐츠의 촬영지로 사랑받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청주영상위원회의 영상산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통해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다양한 청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번호 청주 이모저모에서는 청주 곳곳의 영화·드라마 촬영지를 통해 청주의 매력을 알아보고자 한다.
◇ 청주시,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부상 … 6년간 250여 개의 작품 제작 지원
청주는 지난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와 2010년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촬영지로 이름을 알리며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영화 《베테랑》에 이어 2023년 드라마 《일타 스캔들》, 《더 글로리》 등 수많은 인기작이 청주에서 탄생하였다. 이와 같은 인기는 꾸준히 지속되며 지난 6년간 250여 작품들이 청주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청주영상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33편 ▲2020년 39편 ▲2021년 44편 ▲2022년 42편 ▲2023년 44편 등으로 꾸준한 상승 곡선을 보이는 추세다.
이처럼 많은 인기를 끈 이유로는 여러 배경이 존재한다. 먼저 수도권에서 접하기 좋은 위치적 특성이 있다. 이는 차를 이용한다는 전제하에 1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로, 서울에서도 큰 부담 없이 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청주는 도농복합 도시로서 구도시와 신도시, 도시와 농촌이 함께 공존하는 이색적 모습을 보인다. 이에 문화적 자원이 풍부해 영화 《서울의 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 다양한 배경이 필요한 영상물도 청주에서 촬영될 수 있었다. 이러한 호황 속에서 청주시 또한 청주영상위원회를 구성하고 청주 지역 내 지출 확인 사항의 50% 이내 금액을 지원해 주는 등 더욱 다양한 촬영 지원을 위해 여러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 속에서 지역 상권 활성화, 관광 명소가 형성 등의 여러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 청주에서 문화의 꽃을 피우다,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수암골과 성안길
청주에는 청남대, 중앙공원 등 여러 유명 촬영지가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영화·드라마의 촬영 배경이 된 곳은 성안길과 수암골이 대표적이다. 이에 이번호 청주이모저모에서는 청주에서 찍은 다양한 영화·드라마 속 장면을 직접 살펴보았다.
# 성안길
청주의 유명한 시내인 성안길에서는 여러 작품이 촬영되었다. 일례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베테랑》도 이곳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영화 속 서도철(황정민 배우)이 마지막 격투를 벌이던 중 마석도(마동석 배우)가 나타나 “나 여기 아트박스 사장인데 여기 동네 난리 쳐놓고 어딜가”라는 명대사를 남겼던 곳이 바로 이곳 성안길 시네마 거리의 아트박스 청주성안길점이다.
이곳 성안길의 시네마 거리에는 이 외에도 ▲레드카펫 ▲타이타닉 ▲영화 필름 등을 형상화한 조형물들을 통해 여러 포토존을 마련하며 거리의 매력을 극대화하였다.
성안길에서 촬영된 또 다른 작품으로는 드라마 《더 글로리》가 있다. 해당 드라마는 청주 성안길의 중앙공원에서 문동은(송혜교 배우)과 주여정(이도현 배우)이 바둑을 두는 장면을 촬영하였다. 이 외에도 문동은(송혜교 배우)이 학교폭력 가해자를 만나 협박하며 응징하는 장면 또한 청주의 용화사에서 촬영되며 드라마에 청주의 아름다운 분위기를 한가득 담았다.
이처럼 성안길은 청주의 명소로서 이러한 작품들 외에도 짝패, 닥터스 등 유명한 영화와 드라마들이 촬영되어 거리 곳곳에서 영상매체 속 익숙한 배경을 발견할 수 있다.
#수암골
수암골은 2010년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배경으로 등장해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며 다양한 영상매체의 배경이 된 매력적인 장소이다. 대표적으로는 드라마 ▲카인과 아벨 ▲영광의 재인 ▲너는 나의 봄 ▲제빵왕 김탁구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수암골을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게 만들어 준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경우, 실제 작품의 주인공이 제빵을 배웠던 장소인 팔봉제빵점을 볼 수 있다. 이는 실제 빵집으로 드라마 속 맛있어 보였던 빵을 실제로 사 먹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드라마 《영광의 재인》 속 주인공인 김영광의 집, ‘영광이네’가 수암골에 실제로 존재한다. 이곳은 현재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해당 작품을 찍었던 배우 박민영 등의 사인과 배너, 대본집 등을 직접 볼 수 있어 그만큼 매력적인 장소이다. 또한 드라마를 실제로 보고 온 사람들은 익숙한 작품 속 배경을 통해 실제 드라마에 들어온 듯한 이색적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2021년 방영된 드라마 《너는 나의 봄》 속 여주인공 강다정(서현진 배우)과 남주인공 주영도(김동욱 배우)의 만남을 위한 아름다운 야경이 수암골의 카페 ‘OHJI’에 존재한다. 해당 카페는 아름다운 야경과 이색적 분위기 등의 다양한 매력으로 인해 드라마 속 배경으로 사용되었다.
이처럼 여러 드라마와 영화 촬영의 명소로서 떠올랐던 수암골은 갖가지 드라마 속 배경들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청주에서 촬영된 작품들을 알 수 있는 드라마 광장 등 여러 관련 시설을 조성해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쯤 가볼 만한 청주의 명소라고 할 수 있다.
◇ 그 외의 청주 속 다양한 영화·드라마 촬영지를 살펴보자
앞에서 소개한 성안길, 수암골 외에도 다양한 작품 속에서 청주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작년 8월에 종영한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의 경우 70% 이상이 청주에서 촬영됐다. 충북도청부터 ▲정북동토성과 대성동 ▲중앙시장 ▲동부창고 카페C 등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또한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도 빼놓을 수 없는 촬영 명소이다. 청남대는 영화 《서울의 봄》를 비롯해 많은 작품의 배경으로 꾸준히 등장하며, 그 특유의 분위기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드러낸다. 천만 영화 《서울의 봄》에는 본관의 내·외부와 정문 등이 나오고, 전두광(황정민 배우)의 반란군과 방어군 간의 총격 장면 등에서도 청남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살인자ㅇ난감》 ▲tvN 드라마 《정년이》 ▲영화 《1987》 등 많은 인기를 누린 영화·드라마들의 촬영이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청남대가 일반에 개방된 이후, 이곳을 배경으로 제작된 영상 콘텐츠는 80여 편에 이른다. 청남대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온전히 담고 있는 소중한 공간인 만큼,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용이한 배경을 가진다.
이 외에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극 중 주인공인 유시진(송중기 배우)과 강모연(송혜교 배우)이 처음 만나는 장면 등 다수의 장면이 ‘충북대병원’에서 촬영되었으며, 2023년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은 청주 운천동의 카페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이처럼 청주의 곳곳이 다양한 영화·드라마 촬영 장소로 사용되고 있으며, 청주영상위원회 관계자는 “청주가 다른 지역보다 실내 스튜디오가 많이 없지만, 청주만이 가지는 고유한 분위기를 가진 장소에 따라 촬영을 섭외하고 안내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 청주영상위원회, “지역영상산업의 생태계를 공고히 다지기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 진행”
청주에서 이처럼 다양한 촬영이 진행되는 이유는 청주의 위치적 특성 등 지역적 이점도 존재하지만, 청주시의 적극적인 유치 노력도 한몫한다. 2017년 출범한 청주영상위원회(이하 청주영상위)는 ▲영상물 촬영 유치·제작 지원 ▲로케이션 지원 ▲행정적 업무 지원 ▲인센티브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영상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중 인센티브 지원사업은 상업 장편 영화·드라마 촬영 유치를 통해 청주의 매력을 영상에 담아내고, 촬영팀의 체류 동안 지역 내 소비 촉진으로 경제 유발 효과를 창출하는 청주영상위의 핵심 지원사업이다. 영화 《서울의 봄》을 비롯해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정년이》 등 유명 작품이 청주를 주요 촬영지로 선택해 인센티브 지원 혜택을 받은 바가 있다.
지난해 청주영상위는 본 사업을 통해 총 7개 작품을 지원해 약 5억 원 이상의 지역 소비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올해 또한 ‘2025 청주영상위원회 인센티브 지원사업’을 통해 최대 5억 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원 대상은 극장 개봉이 확정된 상업 장편 영화 또는 방송 편성이 확정된 드라마이며, 청주에서 발생한 ▲숙박비 ▲식비 ▲용역비 등이 30~50%를 지원한다. 단, 문화제조창, 정북동 토성 등 청주의 대표적인 장소에서 1회 이상 촬영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이 외에도 청주영상위는 ‘시네마틱#청주’라는 지역 영상 제작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지역 영상 인력 육성 및 영상 문화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시작한 청주영상위의 영상 제작 지원 프로그램으로, 올해로 7년째를 맞이하였다. 최종 선정된 작품에는 단편 750만 원, 장편 최대 3천만 원까지의 제작비를 지원한다. 올해 또한 지난 3월에 사업 공모가 진행되었으며 최종 지원작으로 장편 《땅》과 단편 《부모는 자식을 닮는다》, 《오, 줄리엣》 등이 선정되었다.
한편, 이러한 지원사업들을 통해 발굴한 지원 작품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 굵직한 영화제에서 초청과 수상이 잇따르며, 지역영상문화산업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다. 특히 청주영상위의 ‘2023 시네마틱#청주’의 지원작인 영화 《퍼펙트 슛》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선정한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상을 받은 데 이어 한국영화진흥위원회의 ‘2024 인디그라운드’에도 선정되었다. 또 다른 청주영상위의 지원작 영화 《라스트씬》은 ‘제21회 청주국제단편영화제’에서 3관왕에 올랐고,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은 ‘2024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장편상을 모두 석권하였다.
이처럼 청주영상위는 지역영상산업의 생태계를 견고히 다지는 동시에 좋은 작품들을 유치에 영상 속에서 청주를 노출하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여왔다. 청주영상위는 “한 편의 영상물이 제작되는 동안 청주가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으로 담길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하며, 앞으로도 지역의 역량 있는 창작자들을 키우는 일과 동시에 청주에서 더 많은, 더 좋은 작품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청주에는 우리가 몰랐던 영화·드라마의 촬영 명소들이 보물처럼 곳곳에 숨어있다. 스크린 속 장면이 탄생한 공간을 따라가다 보면, 익숙했던 청주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온다. 드라마와 영화가 담아낸 그 순간을 따라 청주의 구석구석을 여행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여정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