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채호(가정교육·24) 학우
어느 마을엔 구름을 좋아하는 한 소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따스한 햇살 아래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죠.
그리고 소년 앞에는 어두운 구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 구름은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을 위해
비를 내리지 않는 마음씨 착한 구름이었습니다.
하지만 구름은 점점 무거운 비를 가지게 되었고,
하늘 아래 그늘을 만들어내는 먹구름이 된 것이었습니다.
구름 아래 날씨처럼 구름의 마음 또한 우중충해져 가고 있었지만
구름은 흐르는 비를 꾹꾹 참았습니다.
어느 날 소년이 구름에 물었습니다.
”구름아, 왜 너는 비를 내리지 않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참고 견디는 것밖에 없는걸”
“그렇지 않아, 그렇게 무거운 비를 참고 있으면 네가 힘들 거야”
“하지만...이제는 비를 어떻게 내리는지도 모르겠어”
“걱정 마, 너를 힘들게 하는 것을 그냥 내려놓으면 돼”
주룩주룩
비가 옵니다. 계속 옵니다.
펑펑 옵니다.
시간이 흐르고
구름은 이제, 칠색 무지개를 그립니다.
향기로운 꽃을 피웁니다.
위 이야기의 구름처럼
우리들에게도 항상 소중한 것들이 있습니다.
꿈, 인연, 사랑, 신념 등 우리들은 이상을 품고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때로는 그것들을 위해 달려가기도 혹은 기다리기도, 버티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이 아닌 순간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곤 합니다.
자신이 그늘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말이죠.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이상을 이루기 위해서
기다리고 버티는 것만이 다가 아닐 겁니다.
구름이 비를 통해 꽃에 물을 주고 무지개를 그린 것처럼
세상에 모든 순간은 우리에게 소중합니다.
가끔은 자신을 위해
비를 내려주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