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환율의 표시법과 역사, 물가지수까지
◇ 속속들이 알아보자, 환율!
환율이란 자국통화와 타국통화의 교환 비율로, 두 나라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낸다.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환전을 할 때 ▲해외 배송 상품을 구매할 때 등과 같은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환율을 체감해 봤을 것이다. 이러한 환율을 표시하는 방법에는 ‘자국통화 표시법’과 ‘외국통화 표시법’ 두 가지가 있다. 자국통화 표시법은 대다수의 국가가 채택하는 통화 표시법으로, 환율을 외국통화 한 단위당 자국통화 한 단위수로 표시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라면, 이는 1달러를 얻기 위해서 1,000원을 지불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와 반대로, ▲유럽연방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뉴질랜드 달러화 4개의 통화는 자국통화 한 단위를 외국통화 한 단위수로 표시하는 외국통화 표시법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유로/달러 환율이 1달러라면, 이는 1유로를 얻기 위해 1달러를 지불해야 함을 의미한다.
환율은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며, ▲국가 간 금융자산 거래 및 직접투자 ▲기업의 수익 ▲경기 및 고용 등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어떤 환율제도를 채택하여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는 국가 경제를 운영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과제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 환율제도를 사용하고 있을까? 우리나라의 환율제도는 경제발전과 국제적 경제 환경의 변화를 따라 크게 다섯 차례 변경됐다.
#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 ~ 1964년 5월 2일
▲통화 ▲무역 ▲품목 ▲환 거래 내용 등을 고려하여 환율을 다르게 적용하는
복수환율제도 사용
# 1964년 5월 3일 ~ 1980년 2월
환율이 외환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단일변동환율제도 사용
# 1980년대
주요 교역 상대국 통화의 가치변동에 원화 환율을 적용시키는
복수통화바스켓 제도 사용
# 1990년대
전날 외국환 취급은행들이 국내환시장에서 거래한 원화와 달러와의 환율을
거래량으로 가중평균하여 환율이 결정되는 시장평균환율제도 사용
# 1997년 12월 16일 ~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금융지원 협상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의 일일 변동폭을
폐지하고, 환율이 시장기능에 따라 움직이게 하는 자유변동환율제도를 채택
현재 우리나라는 환율이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도록 하며, 정부는 최소한의 간섭만 하는 자유변동환율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환율의 실세를 반영하여 융통성 있게 변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환투기*의 가능성이 있을 시에는 환율 안정을 잃게 되는 단점이 있다. 또, 국제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거나 엔화의 변동이 커질 때도 환율 변동이 심화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외국환 시세의 변동을 이용하여 마진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행해지는 투기행위
◇ 물가와 물가지수, 사회를 측정하는 눈
환율과 함께 언급되는 대표적인 개념으로는 ‘물가’가 있다. 물가란 단어 그대로 물건의 값, 여러 가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종합적으로 나타낸 가격 수준을 의미한다. 이때 해마다 변하는 물가를 비교하기 쉽도록 기준연도의 물가수준을 100으로 만들어 지수의 형태로 나타내는데, 이를 물가지수라고 한다. 물가지수는 해당 연도의 물가수준을 기준연도의 물가수준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한다. 따라서 물가지수가 100보다 높다면 기준연도보다 전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한 것이며, 반대로 100보다 낮다면 물가가 하락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두 종류로 나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물가상승률을 계산할 때 사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물가지수로서, 가계가 소비하는 상품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생산자가 국내시장에 출하하는 상품의 평균적인 가격변동을 측정하기 위해 작성된 물가지수로, 소비자물가지수의 조사 대상 품목에 포함되지 않는 ▲원재료 ▲중간재 ▲최종자본재 등도 포함되는 보다 넓은 범위의 물가지수에 해당한다.
◇ 원자재 가격 폭등, 상생요금제 도입 예정 … 물가 상승 이어질까?
지난 설 연휴를 전후로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환율 급등과 밀, 커피 원두 같은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해 ▲버거킹 ▲스타벅스 ▲폴바셋 ▲네스프레소 등의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나섰다. 커피의 경우 작년 말 아라비카 원두와 로부스타 원두의 톤당 가격이 전년 대비 8~90%가량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연휴 때 적용됐던 정부의 가격 할인 지원이 끝나면서 밥상물가와 외식비가 상승했다.
한편, 2월 말에는 배달 업체가 상생요금제를 도입하게 되면서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대두된다. 배달의 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상생요금제를 ‘배민1플러스’를 이용하는 업주들을 대상으로 매출 규모에 따라 4개 구간으로 나누어 ▲중개 이용료 ▲업주 부담 배달비 등을 차등 적용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에서 타결한 상생안에 따른 것으로, 배달 매출이 작은 업주에게 더 큰 우대율을 적용해 업주들의 경제적 부담 완화 및 수익 구조 개선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소비자들의 주문 횟수가 많은 식품 브랜드의 경우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없거나, 일부는 오히려 수수료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렇듯 환율은 가계, 기업을 넘어 사회의 경제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만큼 꾸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