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9, 제주항공 2216편이 무안국제공항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외벽과 충돌하면서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는 대형 항공 참사가 발생했다. 정부는 즉각적인 대응과 수습을 진행했으나, 사고 이후 유가족들을 향한 악성 댓글과 허위 사실 유포가 심각한 2차 피해로 이어졌다. 최근 에어부산 기내 화재 사고까지 발생하며 잇따른 사고로 국민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항공 안전 시스템 전반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502호 사회면을 통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이후 항공 안전 체계에 대해 면밀히 다뤄보고자 한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 피해를 키운 3가지 원인

20241229일 오전 93, 제주항공 2216편이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항공기는 착륙 직후 공항 외벽과 충돌하여, 동체가 파손되며 화재가 크게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181명 중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하는 결과를 낳아 국내 항공 사고 역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를 기록한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7, 사고 당시 항공기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를 겪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 충돌이 랜딩기어(이착륙에 필요한 장치) 미작동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조류가 비행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엔진과 유압장치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규왕 한서대 비행교육원장은 새들이 엔진으로 들어가면 엔진과 유압 시스템에 손상을 가할 수 있다라며 항공기의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아 제동이 불가능해져, 동체 착륙으로 이어지며 사고가 발생했다라고 분석했다.

활주로 주변의 콘크리트 둔덕 설계 오류가 사고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둔덕이 콘크리트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어 충돌 시 충격이 더 컸을 가능성을 지적한다. 또한, 둔덕이 지상에서 약 2m 돌출된 데다 로컬라이저 자체의 높이(2m)까지 더해져, 4m에 달하는 장애물이 됐다는 점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거론된다.

한편, 국내 항공기 정비 부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1,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지방항공청에 배치된 항공 안전감독관은 총 30명에 불과하다. 이는 감독관 1인당 평균 14대의 항공기를 점검해야 하는 수준으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권고 기준인 1인당 3.3대를 크게 초과한다. 인력 부족이 정비 점검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속했던 정부의 대응, 그러나 불거진 2차 피해 논란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선 지 이틀 만에 발생했지만, 정부는 신속하게 대응하였다. 사고 직후 정부 인력이 현장에 급파되었으며, 국가 차원의 총력 대응이 이루어졌다. 정부는 구조 작업을 위해 코드 오렌지(대규모 재난 또는 다수 사상자 발생 시 발령되는 긴급 의료 태세)’를 발령하고, 재난의료지원팀을 급파하며 신속한 수습에 나섰다. 또한, 정부는 사고 발생 직후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전국 20곳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사고 이후에도 유가족 지원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0일 유가족에게 1차 긴급생계비 3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정부의 대응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참사 이후 유가족들은 또 다른 상처를 마주해야 했다. 온라인상에서 악성 댓글과 허위 사실이 유포 및 확산되면서 2차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김정호 제주항공 참사 왜곡대응팀장은 희생자와 유가족을 비난하는 내용은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할 정도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9일 오전,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된 악성 게시글 및 영상 163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국 시도 경찰청에 전담 수사팀을 꾸려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2차 가해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청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사이버상 악성 게시글·영상 등 무분별한 게시 행위는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유가족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유언비어 및 악성 글·영상 게시 행위를 삼가시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참사 유가족을 모욕하는 악성 게시글 작성자는 모욕 사자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잇따른 항공 사고 항공 안전 시스템 전면 재점검 예정

2025128, 에어부산 391편에서 기내 화재 사고가 발생하며 국내 항공 안전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커지고 있다. 계속되는 사고 속에서 항공 안전 시스템의 전반적인 재점검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올해 4월까지 항공산업 전반의 안전혁신 방향을 담은 항공안전혁신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참사 이후 항공사와 공항 관제 규정 등 분야별로 긴급 안전점검을 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항공 안전 전반에 대한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행정안전부는 항공기 사고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사고와 감염병 사고 등 사회재난 전반을 포괄하는 사회재난 관리법의 제정을 추진 중이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책임 기관장이 사전 대비 태세를 확립하고 유지할 의무를 부여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이 재난 유형별로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할 예정이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와 같은 대형 참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응책과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 아울러, 희생자와 유가족을 향한 악성 댓글과 허위 사실 유포는 심각한 범죄행위이다. 온라인상에서의 2차 가해를 막기 위한 사회적 경각심과 강력한 대응의 필요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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