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되면, 모든 행동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2년 전 겨울, 성인이 될 준비를 하는 우리에게 선생님께서는 책임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당시에는 선생님의 이야기가 크게 와닿진 않았다. 이미 나의 행동엔 내가 충분히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와 같은 얘기는 수없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성인이 된 것은 아니었으니, 당장 신경 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자마자 선생님의 말씀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성인이 되고 느낀 가장 큰 특징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그리고 내가 결정해야만 하는 상황이 수없이 많아진 것이다. 소비, 문화, 선거 등 어떠한 것에도 웬만한 제약은 사라졌으며, 내 의지대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었다. 살면서 늘 선택의 책임이 뒤따르지만, 선택의 폭이 확대된 것은 그 체감을 실감 나게 했다. 성인이 되어 자유라는 권리를 누렸고, 이러한 권리를 누리는 동시에 책임이라는 의무역시 자연스레 뒤따라왔다.

자신이 맡은 일이나 자신의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 자신의 결정이 잘못된 것일지 두려워 결정을 회피하기도 한다. 이는 결정에 대한 잘못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것이다. , 책임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책임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 때 매번 그 상황을 피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회피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우리는 아무리 회피하고 싶은 상황이어도 책임지고 수행해야만 하는 일들이 존재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러한 일들은 주로, 책임을 회피함으로써 타인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일이다. 무책임한 행동을 통해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보다, 조금은 고될지라도 맡은 일을 해내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자리 잡은 것 같다. 이 같은 생각의 근원을 명쾌히 설명할 순 없어도, 타인을 고려하여 내가 실천할 수 있게끔 하는 책임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책임감(責任感),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마음을 뜻한다. 무겁게만 느껴지고 버겁게 다가오는 책임이지만, 어쩌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 역시 책임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책임의 무게를 감당하기 버거워, 결정을 피하며 움츠러들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아무리 힘들어도 책임의 무게를 실감하여 그 무게가 나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으로써 작용하기도 한다.

성공도 실패도 회피하지 않고 자신이 책임졌을 때 인정받을 수 있다. 성인으로 가는 첫 발걸음은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지는 것이다. 당장은 힘들지라도,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자. 그렇다면 그 속에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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