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의 동고동락(同苦同樂)

발행: 2014. 3. 17.

  고등학교 생활과 대학생활은 무엇이 가장 다를까? 단연 ‘술’과 동고동락하는 데에 그 답이 있을 것이다. 대학생활과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특색이 있는 술 문화를 만들어 새내기들과 함께 즐기는 학교가 있는 반면 술을 강권하지 않는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학교가 있다.
  자신들만의 특색이 있는 술 문화를 자랑하는 곳은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다. 고려대는 새내기가 들어오면 ‘사발식’을 진행한다. 사발식이란 보성전문대학 학생들이 일제의 잔재를 토해낸다는 의미에서 경찰서 앞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구토하는 행위를 한데서 유래한 것으로, 사발에 가득 채운 막걸리를 다 마신 뒤 준비된 통에 구토를 해야 끝이 난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에 술을 강요하는 것은 물론이고 구토까지 강요하는 것이 비인간적이다. 하지만 몇 몇 고려대 학생들의 주장은 다르다. 박지우(방사선학과·14) 학생은 “선배들과 함께 사발식을 하기 때문에 새내기에게만 강권한다는 거부감이 없었고, 고려대학교 새내기라면 꼭 통과해야 할 관문이라고 생각했다”며 “사발식에 자신이 버리고 싶은 것들에 대해 토해내자는 의미가 있어서 좋았다”고 사발식이 끝난 후 만족스러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화여자대학교(이하 이화여대)에는 불건전한 대학생 술 문화에 반기를 들며 만들어진 절주 동아리가 있다. 이화여대 건전음주동아리 헤와는 음주의 폐해를 알리고 건전한 음주문화를 만들어가는 활동을 한다. 또한 여자 대학이라는 특성상 ‘다이어트’를 이유로 술을 먹지 않는 분위기도 만연하다. 윤양애(경영학과·13) 학생은 “술자리가 있어도 한두 명씩 다이어트를 이유로 술을 안 먹겠다고 하면 그날은 술을 안 먹는 날이 된다”며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아 자주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술을 강권하지 않는 대표적인 학교는 서울대학교(이하 서울대)이다. 서울대는 새내기대학을 술 없이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 새내기대학은 단과대학의 구분이 없다는 점에서 새내기배움터와 다르다. 새내기대학에서는 술잔에 탄산음료를 넣어놓고 술 게임을 하며 술을 마시는 듯이 즐긴다. 이소정(인문학부·14) 학생은 “처음에는 술이 없어서 아쉽다는 생각도 했지만, 막상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놀다보니 음료수를 마셔도 술을 마신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며 술 없는 새내기대학도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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