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임용 볼 거 아니야? 대외활동은 왜 이렇게 열심히 해?" 친구들이 내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하지만 나는 대학 시절, 가능한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 결국, 인간은 그가 겪은 경험의 총합이 아니던가. 체력도 좋고 시간도 충분한 청년의 때, 나는 그 소중한 자원을 나를 성장시키는 경험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긴 군 생활을 마친 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연애도 하고 싶었지만, 더 중요한 건 의미 있는 활동을 찾는 일이었다. 그래서 대학생 연합교육봉사 동아리 '매듭'에 지원했다. 첫 대외활동이니만큼, 신중하게 선택하고 싶었다. 오래되고 인기 있는 동아리라 믿음이 갔고, 운 좋게도 면접을 무사히 통과해 '매듭'의 92기로 활동하게 되었다.
구로교육복지센터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멘티 한 명을 맡아 학습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내가 맡은 멘티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었다. 실업계에서 전교 1등을 할 만큼 우수했지만, 영어만큼은 자신이 없던 학생이었다. 4개월 동안 매주 토요일, 나는 그 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성적이 극적으로 오르지는 않았지만, 영어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 멘티의 태도가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봉사가 끝나면 동아리원들과 시간을 함께 보냈다. 날씨 좋은 날에는 한강에서 피크닉을 즐기고, 시험 기간에는 함께 카페에서 공부도 했다. 시험이 끝나면 대성리로 MT를 떠나 밤새 술 게임을 하며 해 뜰 때까지 이야기를 나눈 후 첫차를 타고 집에 가기도 했다. 하지만 단순히 놀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도 나누며, 형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나 자신을 돌아볼 기회도 있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나의 첫 대외활동은 내 대학 생활 잊지 못할 추억이다.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두 번째로 참여한 대외활동은 삼성 드림클래스였다. 이 활동은 학기 중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밖에 나가서 활동하기 힘든 우리학교 학우들에게 추천한다. 나는 중학생 멘티 10명을 맡아 진로 탐색과 학습 지원을 도와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여름방학에는 2주간 캠프가 열리는데, 그동안 온라인에서 만났던 멘티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다른 멘토들과 협력해 캠프를 원활하게 운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전공을 가진 멘토들과 친해지고, 때로는 서로의 고민을 나누며 뜻깊은 관계를 맺기도 한다.
내가 맡은 10명의 멘티는 다양한 배경을 지녔다. 가정폭력으로 보호시설에서 멘토링에 참여하는 학생도 있었고, 시골에서 농구선수의 꿈을 키우는 멘티도 있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멘티는 멘토링 초반에 자주 빠지곤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마음을 열고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든든한 형이 생긴 것 같다"라는 말할 때 그만큼 보람찬 순간은 없었다. 멘티들이 진로에 대해 고민을 나눌 때면, 나 역시 나의 고민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멘토이자 멘티가 된다. 아마 올해 12월에도 지원 공고가 올라올 테니, 관심 있는 학우들은 꼭 도전해 보길 바란다.
대외활동 지원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준비하는 일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관심 분야와 맞는 대외활동을 선택하면, 그 과정에서 얻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 이 글을 읽고 대외활동에 흥미가 생겼다면, ‘링커리어’나 ‘스펙업’ 같은 사이트를 주기적으로 확인해 보길 권한다. 다양한 기업들이 진행하는 활동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말이다.
내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즐기는 이유는 단순한 친목 때문이 아니다. 새로운 사람을 통해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생각의 폭을 넓히고, 내가 몰랐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군 제대 후 빠르게 졸업해서 임용을 보든, 취업하든, 그저 사회적 기준에 맞춰 인생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은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면서 바뀌었다. 교사로 일하다 한의대에 진학한 누나, 의대 편입을 준비하는 친구, 변호사를 꿈꾸며 세 번째 LEET에 도전하는 누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깨달았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도전하는 것 역시 큰 용기라는 사실을.
방학 때 쉬기만 했다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것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대학생이기에 누릴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다. 조금만 찾아보면,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좋은 대외활동들이 넘쳐난다. 휴식도 좋지만, 다가오는 방학에는 대외활동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그 도전이 당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