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Instagram), 전 세계 이용자 수가 약 13억 명에 달하는 SNS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인스타그램에 이제부터 ‘10대 계정’이라는 새로운 청소년 보호 기능이 활용될 전망이다. 지난 17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 플랫폼스는 청소년 이용자를 위한 ‘안전 사용 강화 법안’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18세 미만 청소년이 만든 계정은 모두 ‘10대 계정’으로 설정된다. 그리고 해당 계정은 ▲비공개 설정 ▲중독 방지 기능 ▲민감한 콘텐츠 제한 등의 기능이 제공될 예정이다.
해당 기능이 제공되는 배경은 SNS가 청소년에 미치는 악영향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디지털 중독과 SNS를 통한 유해 콘텐츠 접촉 등으로 10대들이 SNS를 통한 각종 폭력 및 혐오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늘었다. 한편, 청소년 SNS 사용을 제한하는 입법 시도는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이미 15세 미만 청소년은 부모의 동의 없이 SNS를 이용할 수 없다거나, 이탈리아에서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계정 개설을 금지하는 온라인 청원이 관심을 가지는 등 말이다. 그리고 지난 12일 우리나라 국회 본회의에서도 청소년의 SNS 이용 한도를 제한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며, 청소년 SNS 이용과 관련하여 귀추가 주목된다.
‘정말 SNS가 문제일까? SNS를 악용하는 사람이 잘못이지, SNS는 문제가 없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SNS가 나쁘게 이용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 소통도 가능하고, 타인과 일상을 공유하며 공감대 형성 역시 가능하다. 하지만 SNS를 통한 범죄가 늘어가는 실정이니 이와 관련하여 제재를 가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SNS가 악용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SNS가 ‘익명성’이라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SNS에서는 타인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채 비방과 비난으로 점철된 악플이 게시되고 있다. 부적절한 형태로 SNS를 범죄에 활용하고 있다. ‘익명성’이라는 그늘 뒤에서 더 그림자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
익명성(匿名性), 어떤 행위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는 특성이다. 인터넷이 발달한 현대에 이르러서 주목받고 있는 사회학적 특성 중 하나이다. 최근 사회는 ‘혐오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사람들은 여러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의 혐오를 드러낸다. 자신의 말에 상처받을 수 있는 타인은 고려되지 않고, 그저 자신의 혐오를 표출해 내는 것에 온 힘을 다한다. 이 같은 상황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현 상황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앞에서 못 할 말은 뒤에서도 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익명의 힘을 빌려 얘기하곤 한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익명의 힘이 사용되기도 하나, 최근에는 부정적인 경우가 다반사인 것 같다. 공개적으로 하기에 떳떳하지 못한 말과 행동은, 익명상에서도 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 ‘익명’이라는 그늘이 어두운 공간이 아니라 힘이 될 수 있는 쉼터의 역할이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