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평전 (사진 / yes24 제공)
전태일평전 (사진 / yes24 제공)

전태일, 아마 이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이름만으로 울림을 주는 전태일 열사는 많은 이들에게 노동 현실을 개혁하기 위해 분신자살을 한 노동 운동가로 전해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전태일 열사의 죽음을 통한 노동 현실만을 전하는 것이 아닌, 그의 삶을 이야기한다. 이 책 속의 전태일 열사는 어려운 사람을 위할 줄 알고 가슴 아파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호 교수의 서재에서는 교육학과 안승대 교수와 함께 조영래 변호사의 전태일 평전을 읽으며, 가장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전태일 열사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교육학과 안승대 교수 (사진 / 안승대 교수 제공)
교육학과 안승대 교수 (사진 / 안승대 교수 제공)

 

Q1. 교수님께서 감명 깊게 읽으셨던 책은 무엇이며, 어떤 내용인가요?

제가 소개하고 싶은 책은 전태일 열사의 삶을 기록한 전태일 평전입니다. 전태일 열사는 청계천 피복 노동자들의 열악한 삶을 몸소 겪으면서 이를 무척 안타깝게 여겼습니다. 노동자들의 열악한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셨지만, 아무것도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경제개발의 시대, 군부독재의 시대, 유신독재의 시대였던 1970년대에는 누구도 전태일 열사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자신의 몸을 불살라가면서 노동조건의 개선을 외쳤지요. 이런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참으로 안타까웠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Q2. 교수님께서는 그 책을 언제, 어떤 계기로 읽게 되셨나요?

제가 대학에 다닐 때는 1980년대입니다. 당시에 열악한 노동자들의 삶과 군부독재의 장기 집권에 대학생들은 함께 분노했습니다. 따라서 한국 사회의 억압과 모순에 관심이 많았고, ‘스터디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같이 모여서, 한국 사회의 현실에 관해 공부하는 것이 굉장히 흔한 일이었습니다. 다 같이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지요. 저도 대학생 때 스터디 모임에 참여했는데, 스터디 모임에서 전태일 평전을 접하게 되었고, 함께 읽고 토론했습니다. 아마 대학교 2학년 때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Q3. 이 책은 교수님께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이 땅 노동자들의 삶, 민중들의 삶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의 많은 대학생은 자신보다는 타인을 위한 삶을 살았던 전태일 열사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지요. 그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은 비단 저에게만이 아니라 이 땅의 노동자들, 노동운동에도 크나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Q4.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또는 기억에 남는 구절이나 부분이 있으시다면 소개해 주세요.

이 책의 가장 유명한 문구는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라는 문구입니다. 전태일 열사는 분신자살하며 근로기준법 책을 안고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숨졌다고 하죠.

자신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라는 문구도 기억납니다. 이는 모두 전태일 열사가 숨지기 직전 남긴 말이라서 더욱 기억납니다. 유언인 셈이죠. 전태일 열사가 저렇게 숨을 거둔 후에, 많은 대학생이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실제로 전태일 열사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게 하려고 많은 분들이 노력하셨습니다.

 

Q5. 이 책을 추천해 준다면 어떤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아직도 우리 사회는 노동조합 가입률이 선진국 수준에 비하면 많이 모자랍니다. 언론이나 재계는 마치 노동조합이 우리나라를 망치는 악의 근원인 양 지금도 떠들어 댑니다. 사실 아무리 비난해도, 누구도 편들어 줄 사람이 없는 게 노동자들이지요. 물론 과거에 비해 노동자들의 삶이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입니다. 최저시급으로도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요. 그러나 이건 결코 공짜로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알바생이고, 알바생은 노동자입니다. 그러나 젊은 학생들 중에는 스스로가 노동자이면서, 노동조합이나 노동운동은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현재의 한국 노동운동이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우리 사회의 약자들입니다. 약자가 잘 사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생각하고, 나보다는 남을 위한 삶이 아름다운 삶 아닌가 생각합니다. 노동운동이라면 우선 거부감이 드는 학생들, 혹은 노동자나 노동운동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추천 해주고 싶습니다.

 

Q6. 마지막으로 책과 관련하여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우선, 저처럼 부족함이 많은 사람에게 지면을 허락해 준, 한국교원대신문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전공이 교육학이라서 우리학교에 남다른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교육이 사람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파울루 프레이리는 말년에 희망의 교육학’, 사랑의 교육학을 주장하셨습니다. 저는 전태일 평전을 읽으면서 청춘을 보냈지만, 그리고 희망과 사랑의 교육학을 배웠지만, 제가 진짜 희망과 사랑이 담긴 교육을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제가 감히 드리고 싶은 말씀은 희망을 주는 교육, 사랑을 실천하는 교육, 따뜻한 가슴을 지닌 교육자가 되어 달라는 것입니다. 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 푸름에서 나왔지만, 더욱더 푸르른 여러분이 되시기를 희망하고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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