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행사라면 참가율을 높일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불참비란 학과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에 대해 학과 학생회에서 지원금 명목으로 걷는 돈을 말한다. 이에 대해 사실상 벌금이나 다름없다는 의견과, 행사 참여 유도를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매년 학과 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불참비로 인한 갈등이 빚어지는데, 이에 따라 불참비에 대한 우리학교 학우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교원대신문에서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 우리 학교 학생 대부분, 불참비 부정적이라고 생각해 
우리학교 학부생 193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불참비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변한 학우는 42명으로 전체의 약 21.7%를, ‘모르겠다’는 8명으로 4%, ‘부정적’은 137명으로 70.9%를 차지했다. 각 학년 별로 ‘부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학년이 70.7%(41명 중 29명), 2학년이 73%(100명 중 73명), 3학년 61%(42명 중 26명), 4학년 90%(10명 중 9명)으로 다소간 차이가 있었으나 모든 학년에서 불참비가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월등히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 학과 행사 참여자 중에서도 의무감으로 참여하는 학생 많아
불참비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경우 그 이유를 ‘참가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불참자들이 지불한 금액으로 행사 참가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에’ 등으로 답변했다. 이번 새터에 참여한 지구과학교육과 2학년 한 학우는 “새터 참가자들 중에서는 참가를 진심으로 원하지 않지만 학과 행사에 대한 의무감으로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런 학생들도 있는데 단순히 귀찮아서 참여하지 않는 것은 참여한 학생의 입장에서 형평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참가 인원의 규모가 줄어들면 참가하는 구성원의 경제적 부담뿐만 아니라 학과행사 진행에 관련한 업무의 부담도 커지게 돼 더 많은 학생들이 참가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러한 불참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는 모든 학과 구성원에게 학과 행사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현재의 학과 행사를 존속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전제돼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려고 하지 않는 행사에 대해서는 먼저 그 의미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참가 저조한 학과 행사 계속해야 하나 
불참비를 긍정적으로 인식한 학우 중에서도 “엠티(MT, Membership Traning)와 운동회같이 비교적 중요도가 덜한 학과 행사의 경우에는 불참비를 걷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밝힌 경우가 있다. 몇몇 학과 행사의 경우에는 유희를 즐기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고, 술자리가 마련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상 술을 마시지 않거나 시끄러운 분위기를 싫어하는 학우에게 참석을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사의 경우 자발적인 참여가 줄어들면 행사 규모를 축소하거나 행사 자체를 중단해야 하지, 불참비와 같은 불이익을 통해 참여를 강제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나  “홈커밍데이와 같은 행사의 경우 학교에서 주최하며 20년 선배가 참석하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부담스럽지만 모두 참여의 의무가 있다”는 견해가 있었다.
또한 “새터때 불참비를 걷지 않기로 했다가 다들 무책임하게 불참을 선언해 신입생을 맞이할 선배가 거의 없게 되자 불참비를 걷기로 했다”는 경험담을 전한 학우는 “꼭 필요한 행사라면 행사 참가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불참비가 필요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수학교육과의 한 학우는 “지금 존속되고 있는 학과 행사는 과거의 학과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문화적, 사회적 분위기가 변화한 지금에 개인의 자유를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학우들의 생각이 바뀌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수렴해야 할 것”이라며 학과 행사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 꼭 필요한 행사라도 불참비는 부당해, 다른 대안 마련해야 
불참비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그 이유를 ‘행사 참여에 대한 압박을 가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함’, ’비용 부담이 됨’ 등으로 답변했다. 불참비가 없어질 경우 참가자가 적어지는 행사라도 꼭 학과 내에 필요한 행사라는 논의가 이루어지면 불참비를 걷는 대신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당일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전 준비를 돕는 것도 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더욱 흥미로운 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생들의 참가를 유도하는 것이다. 과 행사를 주도한 경험이 있는 국어교육과의 한 학우는 “행사에 관한 아이디어나 대안은 문화부에만 일임하고 재미없다고 불평만하는 학우들은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트리기도 하지만 군중심리를 이끌어내 더욱 참여율을 저조하게 하는 데 일조한다.”며 “불참비는 언젠가 없어져야 할 문제이지만 학과행사부흥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지금까지 많은 과에서 불참비의 부당함을 인지해 불참비를 폐지했고, 불참비가 존재하는 학과에서도 역시 지속적으로 폐지가 거론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국어교육과의 한 학우는 “매학기 학과 총회에서 불참비 페지에 대한 안건을 다루지만, 총회를 주도하는 선배 중 불참비를 찬성하는 사람이 많아 불참비에 관해 자유롭게 논의하는 게 쉽지 않다”고 밝혔다. 각 과에서는 이러한 기존의 한계를 인지하고 각 행사의 필요성에 대한 합의와 불참비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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