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행복감을 느끼지만 이후 크나큰 불행이 찾아올 것만 같은 그런 날, 되는 일 하나 없어 누군가의 조그만 위로가 필요한 그런 날. 그런 날에 위로가 될 허회경의 노래, ‘김철수 씨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허회경의 김철수 씨 이야기는 늘 마음대로 흘러가지는 않지만, 인생의 흐름 속에서 사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게 최선의 삶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우리에게 담담한 위로를 선물한다.

 

담담한 위로를 전해주는 모두의 이야기

김철수 씨 이야기는 허회경이 21살 때 쓴 곡으로 자신의 힘들었던 시기의 이야기를 사실적이고 담담하게 담아낸 곡이다. 어두운 가사임에도 많은 사람이 이 노래에 공감하고 위로를 받는 것은 이 노래가 모두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노래 제목에 등장하는 김철수라는 이름은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가장 흔한 이름이다. 허회경은 이 노래의 주인공을 김철수로 설정하여 모두가 김철수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하고, 노래 속 김철수의 이야기가 누구나 겪을 수 있고, 겪고 있고, 겪었던 일이라는 보편적인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김철수 씨 이야기' 앨범 커버 (사진 / NAVER VIBE 제공)
'김철수 씨 이야기' 앨범 커버 (사진 / NAVER VIBE 제공)

 

특별함이 평범해져 더 이상 특별함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사실 너도 똑같더라고

내 기쁨은 늘 질투가 되고

슬픔은 항상 약점이 돼

사실 너도 다를 게 없더라고

생각해 보면 난 친구보다

떠돌이 강아지를 더 사랑해

 

사실 너도 똑같더라고

내 사랑은 늘 재앙이 되고

재앙은 항상 사랑이 돼

 

첫 구절을 들으면 가사와 멜로디로 인해 우울하고 슬프게 들리기도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가 지치기도 하고, 또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상처가 지속되면 어느 순간 너도 다를 게 없어하고 인연을 포기하기도 한다. 그러다 다른 마음 둘 곳을 찾기도, 아무에게도 위로받지 못하였다고 생각할 때쯤 예기치 못한 존재로부터 위로를 받기도 한다. 허회경은 이처럼 노래를 통해 나의 속마음을 대신해 토로하고 있는 듯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특별하다고 한 너는 사실 똑같더라고

특별함이 하나 둘 모이면

평범함이 되고

우두커니 서서 세상을 가만히 내려다보면

비극은 언제나 발 뻗고 잘 때쯤 찾아온단다

 

널 사랑할 용기는 아무리 찾아도 없더라고

겁쟁이는 작은 행복마저

두려운 법이라고

우두커니 서서 세상을 가만히 내려다보면

비극은 언제나 입꼬리를 올릴 때 찾아온단다

 

우리는 종종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너는 다를 거야라며 기대하기도 하고, 그 기대감 때문에 실망하기도 한다. 또한, 힘듦을 이겨내고 이제 좀 나은가?’ 싶을 때 어김없이 힘든 시기가 찾아오기도 하고, 가사처럼 특별한 일이 반복되면 어느새 그 특별함이 평범해져 더 이상 특별함을 느끼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허회경은 아마도 이러한 삶 속 힘듦의 순간들이 누구라도 다르지 않고 어느 때나 느낄 수 있는 것임을 노래를 통해 보여주며 우리에게 위로를 주고자 하는 것 같다.

 

사소함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우리가 되길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김철수에 나를 대입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어느 때는 괜찮아, 잘될 거야라는 말이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내가 누군가의 아픔에 공감해 보고, 슬픔을 온전히 받아들여 느끼는 것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허회경은 자신의 아픔을 노래를 통해 보여주고, 우리가 그 노래에 공감하며 위로와 평안을 얻길 바라고 있다.

또 허회경은 김철수 씨 이야기를 통해 늘 마음대로 흘러가지는 않지만, 그 인생의 흐름 속에서 사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게 최선의 삶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허회경은 한 팬의 사소한 행복을 어떻게 느껴야 할까라는 사연에 “3일간 머리를 감지 말아 봐라. 참고 참다가 머리를 감으면 그날은 진짜 행복할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가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달리 보면 사소하지만 특별한 일일 수도 있는 것이다. 허회경의 조언처럼, 우리도 평범함 속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특별함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지치고 힘들 때 문득 이 노래를 떠올려 조금의 위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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