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T?”,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말에 공감받지 못했을 때 불편함을 호소하며 이런 질문을 던진다. 공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지금, 사람들은 공감과 이해의 개념을 쉽게 혼동한다. 이번 사무사에서는 공감과 이해의 차이, 그리고 공감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지난 42일은 세계자폐인의날이었다. 2007UN은 자폐성 장애에 대한 인식을 높이며 조기 진단과 대응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42일을 세계자폐인의날로 지정하였다. 세계자폐인의날에 대표적인 행사로 블루라이트(Light it up Blue) 캠페인이 있는데, 이는 자폐성 장애인들이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고 알려진 파란색을 건물 외벽에 밝히는 행사이다. 이를 통해서 자폐증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촉구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지난 2일 우리나라의 밤도 세계자폐인의날을 맞이하여 파란색으로 덮였다. 거가대교, 누리마루 등 부산광역시 주요 관광명소에서도 건물 외벽이나 경관조명 등을 일제히 파란색으로 밝혔다. 배병철 부산광역시 사회복지국장은 세계자폐인의 날을 맞아 마련한 기념행사를 통해 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존중과 이해를 높이는 공감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블루라이트 캠페인 외에도 아이스버킷 챌린지’, ‘폴리시드 맨 캠페인등 우리 사회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한 노력은 이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는 요즘, 우리 사회에서 공감의 중요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대화할 때 상대방은 자기 말에 공감해 주길 바라며, 공감이 선행되었을 때 상대방과의 교감과 진심 어린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프랑스 전 문화부 장관 플뢰르 펠르랭은 미래 사회에 가장 중요한 인재 조건으로 공감능력을 꼽았다. 미래에는 모든 환경이 디지털 환경으로 급변하면서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의사소통, 협상, 팀워크, 리더십 능력 등 이른바 소프트스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진다는 점이 근거였다.

며칠 전 공감과 관련하여 나의 생각을 재정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시각장애학생교육 강의 시간에 시각장애인 보행 체험을 직접 할 기회가 있었다. 여태까지 나는 수업에서 배운 이론을 통해 시각장애인이 겪는 어려움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공감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해 왔다. 하지만, 아니었다. 안대를 쓰고 나니 발걸음을 떼기가 무서웠다. 지팡이로 주변을 확인하여 장애물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여도, 사방이 벽으로 가로막혀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제야 나는 비로소 시각장애인이 바라보는 세상이 어떤지 몸소 알게 되었고 내가 여태까지 생각했던 건 공감이 아닌, 단순 이해(理解)였음을 깨달았다.

공감과 이해의 차이는 초점에 있다. 이해는 나의 입장에서 타인을 바라보는 거라면, 공감(共感)은 직접 타인의 입장이 되어 그 상황과 기분을 헤아리는 것이다. 이러한 공감은 장애인과 소수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모든 인간관계에 보편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공감은 타인과 나를 이어주는 연결의 시작이다.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넘어 공감으로 나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희망하며 이번 호를 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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