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효진(초등교육·23) 학우

와아아

첫눈이다

내 고향은 눈 깜빡해도 눈 하나 볼 수 없는 경상남도

첫눈을 보고 처음 불을 발견한 사람처럼

갖고 싶은 장난감을 얻은 아이처럼

신이 나서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들이

그 어떤 장신구보다도 나를 비춰준다

 

꽃밭에 꽃은 다 떨어졌지만

그 꽃이 눈꽃이 되어

새로운 정원을 만든다

 

나에게로 온 눈꽃을 보며 외친다

와아아

첫눈이다

 

 

나는 태어나서부터 19년 동안 경상남도 통영에서 살았었다.

통영은 겨울에도 비교적 따뜻한 곳이어서 겨울에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곳이고, 만약 눈이 내리더라도 쌓이기는커녕 먼지가 날리듯이 몇 분 정도 내리고 겨울이 끝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청주에 와서 3월부터 눈이 내리는 겨울만을 기다려왔다.

우리 학교가 종강이 다른 학교에 비해 빨라서 눈을 못 보고 통영에 내려가면 어떡하지? 하며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저번 주에 첫눈이 내렸다.

밥을 먹고 나왔는데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리길래 추위도 잊고 너무 신기해서 이리저리 학교 곳곳을 어린아이처럼 친구들과 뛰어다녔다. 새하얀 눈이 내려서 학교 전체가 눈으로 뒤덮이는데 그 풍경이 너무 예뻐서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 이후 나에게 첫눈이 내린 날이 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하루가 되었다.

따라서 첫눈을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설레는 마음과 몽글몽글한 기분을 느끼고 감명을 받아 이때의 감정과 상황이 잊히지 않게 시로 표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시를 창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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