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대학교 국어교육과 석사과정 양준영
우리 사회에는 여러 종류의 교육현장이 존재한다. 이런 표현을 써도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좁은 의미의 교육현장과 넓은 의미의 교육현장을 나눌 수 있다면, 좁은 의미의 교육현장은 ‘공교육의 학교 현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넓은 의미의 교육현장은 학생이 존재하는 모든 곳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넓은 의미의 교육현장에는 ‘학교’는 물론이거니와 ‘가정’부터 ‘학원’, ‘과외’ 등이 포함될 것이다. 본인은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교육현장을 경험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교직 경험이 긴 것은 아니지만, 동네 보습 학원에서 강의를 하거나 개인 과외 등을 하며 여러 교육현장에 머물러 왔기 때문이다.
지금 본인은 학교현장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기 위해 대학원에서 수학(修學)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의 여러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고르라고 하면, 역설적이게도 개인 과외를 꼽을 것 같다. 교육학 이론에서는 학생들의 학습의 개별화를 이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교수ㆍ학습 형태라고 한다. 다만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면 이는 실현되기 매우 어렵다는 것에 대부분이 동의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개인 과외는 학습의 개별화가 매우 극단적으로 잘 구현된 교육현장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말하는 학습의 개별화가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것에 국한되는 것은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 과외는 사교육의 영역에 해당하고, 사교육이라는 것이 학생에게는 ‘성적 상승’, 강의자에게는 ‘수업료’라는 이해관계가 매우 명확하게 드러나는 데가 아닐지 싶지만, 이러한 이해관계만이 전부는 아니다. 본인의 짧은 경험에 비추어 보면, 학생과 일대일로 마주하여 진행되는 수업에서만이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한 학생의 학습 습관부터 개인적인 고민, 그 또래 학생의 삶 등이 온전히 드러난다.
본인은 사교육에 몸담으며 공교육에 대한 고민을 주로 하는, 매우 특수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그 둘의 관계에 대해 여러 생각들을 하며 지낸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사교육’은 ‘공교육을 보충하기 위해 제도권 밖에서 하는 교육’을 의미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모두 사전의 뜻풀이에 기대어 이해하기란 어렵지만, 본래 사교육의 역할은 공교육을 보완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피상적으로 생각하더라도 현재 우리의 사회에서는 공교육이나 사교육의 의미가 다소 퇴색된 것 같다. 주객이 전도되어 사교육이 교육의 중심이 되고 공교육이 그 주변부가 되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이는 우리나라의 매우 특수한 사회적 현상과도 맞물려 있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여러 교육 현안 중에서 ‘공교육 정상화’는 풀리지 않는 과제로 남아 있다. 공교육을 정상화한다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 정의도 불분명하거니와 명확한 해결책 또한 도출되지 않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과 같은 문제 인식으로는 명확한 답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문제 상황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은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 된다.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을 인지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지금껏 당위적으로 사교육을 부정하거나 비판해 오지 않았는지를 성찰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명확한 대안이 도출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이를 위한 첫 단추로서, 이제는 공교육과 사교육의 관계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사교육의 사전적인 의미와 같이, 공교육이 불가피하게 담당하지 못하는 부분을 사교육이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다소 껄끄럽기는 하겠지만, 작금의 사회에서는 공교육이 사교육과 얼마간에는 공생할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이와는 별개로 공교육의 질적인 향상을 이루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역설적으로 공교육 정상화의 첫걸음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