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은 빈대로 인한 전국적인 방역이 시행되고 있다. 전국서 접수된 빈대 신고 건수는 지난 6일 기준 30여 건에 달한다. 숙박업소는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있어 실제 발생 건수는 더 많을 수도 있다. 생소한 존재만큼 출몰 배경 또한 명확하지 않다. 코로나 이후 해외 관광객이 늘며 자연스럽게 유입됐을 거라 추측 늘어난 국제 택배 또한 발생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상기후는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다. 더워지며 빈대가 살기 좋은 환경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전국적인 방역과 함께 지난 9일 질병관리청은 환경부 등 관계부처 협조로 빈대 확산 방지와 올바른 빈대 방제 정보 제공을 위한 '빈대 정보집'을 배포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빈대 첫 신고 전국민적 공포 확산

지난 9월 대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학생이 빈대에게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되었고, 대학 측은 긴급 소독에 나섰다. 이후 지난달에는 인천 서구의 한 사우나에서 살아있는 성충과 유충이 발견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경기 부천시 고시원과 서울에서도 빈대 출몰 소식이 이어졌다. 서울에서는 25개의 자치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8개 구에서 빈대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2일 울산 북구가 빈대 발생 예방을 위해 262곳을 특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21일 울산 울주군 한 빌라에서 빈대가 처음으로 발견되어 더 이상 빈대 청정구역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빈대의 갑작스러운 출몰에 코로나19 방역 해제에 따른 활발한 해외여행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을 내놨다. 현재 한국에서 출몰하는 빈대가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개체라는 점은 이와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빈대의 출몰로 전국민적인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빈대는 전염병을 옮기는 해충은 아니기 때문에 대처만 잘한다며 공포에 떨 정도로 위험하지는 않다. 비록 빈대는 흡혈 해충으로 심할 경우 빈혈 고열 가려움증 염증반응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전염병을 옮기지는 않으나 빈대가 무서운 점은 급격한 확산 속도와 박멸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해외 유입 빈대는 살충제 저항성이 있어 가정용 살충제로 박멸이 쉽지 않다는 점이 전국민적인 빈대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이다.

 

지난 3일 정부합동대책본부 가동 각 지자체별 방역 대책 마련돼

전국적으로 빈대 의심 신고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빈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질병청 등 10개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정부합동대책본부를 지난 3일 가동하고 빈대 방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확산 방지를 위해 13일부터 4주간을 빈대 집중 점검 및 방제 기간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각 부처와 지자체는 실효성 있는 집중 점검·방제 기간 운영을 위해 시설물 관리자 등이 4주간의 주간 단위 계획을 수립해 진행하게 되며, 정부합동대응회의를 통해 주간 단위로 추진 상황을 지속 점검하기로 했다.

대책본부는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빈대 확산 방지 정부합동대응회의를 개최했다. 박구연 국무1차장 주재로 진행한 이날 회의는 빈대 확산 방지를 위한 범정부 차원 대책 마련을 위해 전국 빈대 발생 현황 및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빈대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사항 및 방제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빈대 취약 시설에 대한 빈대 발생 상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발견 즉시 방제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서울시에서는 빈대발생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시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신속한 방제를 위해 빈대 발견 시 자치구 보건소, 120다산콜센터를 통해 신고를 접수한다. 빈대 발생 신고가 접수되면 자치구에서 신속히 현장 출동하여 빈대 출현 여부를 확인하고 위반 사항 발견 시 관계 법령에 의거 행정처분하고 방제하도록 조치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공항에서 해외 발생 빈대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특별 방제대책을 시행 중이라고 지난 20일 밝혔다. 공사는 환승라운지 유아시설 입국장 수하물 수취지역 등 여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주요시설을 대상으로 방제 대책을 시행 중이며, 정부 가이드라인 및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살충제 살포, 고온스팀 작업, 진공흡입 청소 등 화학적물리적 방제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개개인의 협조 당부 전염병 옮기지는 않으나 주의 필요

이와 함께 정부는 빈대 대응 및 방제에 개개인의 협조도 당부했다. 개인은 집 또는 공동 숙박시설에 빈대가 있는지 확인한다. 침대 매트리스나 프레임, 소파, 책장, 침구류 등 틈새를 직접 살펴봐야 한다. 빈대의 부산물이나 배설물과 같은 흔적을 찾고, 노린내 또는 곰팡이 냄새가 나는 지점에서 찾는다.

만약 빈대를 발견했다면, 발견 지점을 중심으로 물리적 방제와 화학적 방제를 병행해야 효과적이다. 물리적 방제는 스팀 고열을 이용해 빈대 서식 장소에 분사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침대, 매트리스, 소파, 가구 등 빈대에 오염된 모든 장소를 청소하고, 진공 흡입물은 봉투에 밀봉해 폐기하고 오염된 직물(의류, 커튼, 침대 커버 등)은 건조기를 이용해 소독하는 방식이다. 화학적 방제는 빈대 서식처를 확인한 후 환경부에서 허가한 살충제로 처리하는 방법이다. 가열 연막 또는 훈증 이용 시에는 숨어 있던 빈대가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빈대는 질병을 매개하는 해충은 아니지만, 흡혈로 인해 수면 방해와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어 예방과 대응이 필요하다"며 해외여행 중 빈대 노출이 있을 경우 여행용품에 대한 철저한 소독이 필요하고, 공동숙박 시설에서 빈대 흔적 등을 확인해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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