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언론은 진실을 보도한다. 진실 추구는 언론의 존재 이유다.” 모든 언론인들이 지켜야 할 윤리적 지침을 담은 언론윤리헌장의 첫 번째 원칙이다. 언론은 사람들이 진실을 외면한 채 각자가 믿고 싶은 대로 세상을 받아들이지 않고, 눈앞의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렇기에 언론은 모든 정보를 검증하고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다루어야 한다.
진실(眞實)이란 ’거짓이 없는 사실‘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거짓을 포함하고 있는 정보들은 읽기 편하고, 흥미롭다. 사람들이 보고 싶지 않은 내용은 과감하게 도려낼 수도 있고,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내용은 그것 실체가 없더라도 무한정으로 확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진실은 담기는 어렵다. 그것을 다루기로 결정하는 것에서부터 큰 용기가 필요하고, 내가 지금 다루고 있는 것이 진실이 맞는지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
올 한해 한국교원대신문은 유독 다루기 어려운 사건·사고들을 많이 보도했다, 3월에는 학내 갑질 문제를, 4월 말까지는 소비조합 해산 문제를, 5월에는 지혜관, 또 이번 신문에서는 다정관의 시설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었다. 또한 한국교원대신문 매호 1면에는 편집장이 쓰는 ‘사무사’라는 글이 실린다. 내가 지금까지 써온 9편의 사무사에는 ▲사람들이 잊어가고 있는 세월호 문제 ▲유명인들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문제 ▲민주화 운동과 신념의 문제 ▲군대 내 괴롭힘 문제 ▲성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의 문제 등 역시 하나 같이 가볍지 않은 주제들이 실렸다.
쓰지 않으려면 쓰지 않을 수도 있는 주제들이었다. 다른 주제들보다 취재를 하는 것도, 기사에 쓰이는 표현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발행 과정 내내 이 주제를 기사화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취재처나 독자들에게 공격을 받지는 않을지, 내가 혹시라도 실수해서 이 기사에 왜곡된 정보가 실리진 않을지 하는 부담감을 기자들은 오롯이 껴안아야 한다.
가끔은 우리가 담아야 하는 ‘진실’이라는 것은 왜 이렇게 좋지 않은 일들로 가득한지에 대해 회의가 들기도 한다. 세상에 좋은 일들만 가득하다면, 기자들도 편하고, 우리 신문의 지면 역시 훨씬 활기 있는 내용으로 채울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대학언론 ‘한국교원대신문’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믿는다. 비록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일지라도 사람들이 그것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를 통해 결국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길 기대해 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신문을 완성하는 것은 기자들이 아니라 독자 여러분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하지만 그 펜이 쓴 글을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다면 그 펜은 힘을 가지지 못할 것이다. 신문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알리는 진실들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전부가 아니더라도 그 진실들을 기억해 주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펜에 힘을 실어주는 데에는 충분하다.
우리는 신문에 진실을 담는다. 그리고 그 진실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소망을 담는다. 오늘도 한국교원대신문은 우리가 지면에 담아내는 세상이 내일은 조금 더 아름답고 정의로운 모습이길 꿈꾸며 이번 호를 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