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1일부터 전국 중학교에 환경과 녹색성장(이하 녹색성장)이란 정식 과목이 탄생한다. 2008년 이 대통령이“저탄소 녹색성장을 교육과정에 반영하라”고 지시한 뒤,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등이 주도해 이른바 '교과서 만들기 프로젝트’를 실시한 결과다. 
  이러한 녹색성장 교과서는 그 내용에서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원자력을 10대 녹색기술’로 소개하는 등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 녹색성장위원회가 만든 자료가 들어 있다. '녹색성장’은 이 대통령이 내세운 국가비전이다. 3종의 교과서를 살펴본 결과 '이명박’이나 '4대강’이란 단어는 들어있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을 옮긴 내용 등이 발견됐다. ㈜한국교과서가 만든 <녹색성장> 186쪽에는 녹색성장의 개념에 대해 다음처럼 설명했다. "녹색성장은 … 녹색기술과 청정에너지로 새로운 성장의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국가 발전 패러다임이다” 이 내용은 이 대통령이 집권 첫 해인 2008년 8월 15일 ‘대한민국 건국 60년 경축사’에서 한 연설과 거의 같다. 이 대통령은 이 연설로부터 14일 뒤인 같은해 8월 29일 확대비서관회의에서 "내년도 교육과정에 녹색성장의 개념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로부터 1년 뒤인 2009년 8월 24일 녹색성장위원회는 녹색성장 과목과 교과서를 새로 만드는 내용을 담은 ‘녹색성장교육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그렇게 탄생한 교과서는 상당 부분에서 ‘정부는 …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넣었는데 여기서 말하는 정부는 거의 모두 MB정부다. 이것은 현 정부 업적 소개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녹색성장’ 단어는 MB의 신조어로 알려져 있다.
  전국 중고교생들은 1개 학년 동안 일주일에 2시간씩 녹색성장과 제2외국어, 한문, 철학, 보건 가운데 한 과목을 선택해 공부하게 된다. 하지만 차기 정부가 녹색성장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유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교과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손충모 전교조 대변인은 "특정 정권이 자신이 내세운 국가비전이나 국정지표를 교과목 명으로 만든 것은 사상 유례 없는 일이며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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