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픽사 합작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멘탈>은 불··공기·흙의 원소가 모여 사는 엘리멘트 시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원소들이 모여 사는 세상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이야기를 통하여 서로 다른 문화가 화합하는 과정과 이민자의 삶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또한, 해당 영화에서는 주인공 엠버를 통해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떠날 수 있는 뜨거운 용기를 표현하였다. 이번 호의 컬쳐노트에서는 나를 알아가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거쳐 생명의 존엄성을 찾아가는 영화 <엘리멘탈>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차별과 배척은 낯선 이에 대한 두려움이 만든 편견이다

제가 실제로 경험한 것들이 많이 담겼어요.” 이는 <엘리멘탈>을 연출한 피터 손 감독이 영화 제작 발표회에서 말한 것이다. 그는 <엘리멘탈>을 통해 자신이 이민자 2세로서 겪었던 인종차별과 낯선 정착 생활의 어려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실제로 영화에서 원소 에 해당하는 엠버의 부모님은 기존의 불 마을에서 벗어나 엘리멘트 시티에 처음 정착하게 된 이주민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녹여버리는 불의 속성으로 인하여 다른 원소들은 불을 두려워하게 되고 불의 속성을 가진 이들을 차별하고 배척하게 된다. 단지 기존 구성원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억압을 받아온 엠버의 부모님은 불 이외의 원소들에 공격적이고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지만, ‘엠버는 자신에게 편견 없이 다가온 물 웨이드를 만나며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우리는 일상에서 평가 차원에서 상대방에 대해 생각하고, 그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상대를 정의한다. , 자신만의 주관적인 기준으로 상대를 좋다혹은 나쁘다라고 평가하며 그 기준 속에는 자신만의 익숙함이라는 것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익숙하다는 것은 분명 개인마다, 속한 사회마다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우리가 익숙한 것이 옳은 것 혹은 좋은 것이라고 인식할 때가 있다. 이는 우리가 자각할 새도 없이 신속하고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사고이기에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이 생각이 낯섦에 대한 차별과 배척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우리를 다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를 인간의 존엄성 측면에서 바라보면,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 권리가 타인에 의해 침해되어 존엄성이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세계에서는 인권 보장의 중요성이 끊임없이 강조되고 있지만, 동시에 인종차별 혹은 민족 차별의 이슈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과연 나는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낯섦에 대한 두려움으로 익숙함 속에 숨어 누군가에 대한 편견을 가져본 적은 없는지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다.

 

편견을 깨뜨리고 화합하면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너를 이해할 수 있다

영화에서 불의 원소 엠버는 물의 원소 웨이드를 사랑하지만, 물과 불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주변 시선으로 인하여 웨이드와 손을 잡는 것조차 두려워한다. 이때, 웨이드는 일단 해보자. 큰일이 생기면 그때 그만두면 되잖아라고 이야기하며 엠버의 손을 잡는다. 이 장면은 시도를 해보지도 않고 가지고 있던 편견이 시도해 보는 용기를 통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교훈을 전한다. 또 다른 장면에서 엠버가 아버지의 식료품점을 물려받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때 웨이드는 난 정말 이해가 안 돼. 싫다는 일을 왜 하려고 하는 거야? 분명 네가 싫다고 했잖아. 네가 원하는 일을 해. 엠버라고 이야기하며 엠버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에 많은 도움을 준다.

난 정말 이해가 안 돼. 싫다는 일을 왜 하려고 하는 거야?”라는 웨이드의 말처럼, 우리는 종종 하기 싫은데도 주변 여건이나 처한 상황으로 인하여 억지로 하는 때가 있다.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이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스스로가 불행해지는 길을 선택하는 것에는 자기희생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 과정에서 자기 정체성을 잃어가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혼자서 극복이 가능한 듯 보일지라도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 ‘낯섦이라는 것을 서로 다름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받아들인다면 더는 나에게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함께 나아가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엠버웨이드처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름을 화합으로 극복해 나가는 인연이 있다는 것은 삶에 있어서 너무나도 소중하다. 또한, 인간의 권리와 인간의 존엄성은 특별한 다른 곳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낯섦을 건강하게 인식하고 상대를 통해 나를 비추어 보는 화합과 소통의 과정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 보고, 낯설다고 선을 그었던 이들에게 한 발 더 먼저 다가가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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