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여 명 넘는 사망자 수, 국제사회의 많은 관심 필요해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향해 수천 발의 로켓을 발사하며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했다. 이로 인해 수백 명의 민간인이 하마스의 인질로 붙잡혀 갔고 29일 기준 양측 사망자가 8,000명이 넘어가고 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 그 배경에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있다. 이번 486호 사회기획에서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갈등, 그리고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의 경과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갈등 영국의 이중 사기 계약에서 비롯되었다

두 나라 간 갈등의 시작은 1914년에 일어났던 제1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맥마흔 선언(1915), 1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인 영국은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던 아랍인들이 전쟁에서 협력하는 대가로 오스만 제국에 대한 아랍인들을 지원하고 팔레스타인 지역을 포함한 독립 국가 건설 지지를 약속하는 맥마흔 선언을 체결했다.

밸푸어 선언(1917), 영국은 유대인의 여론을 연합국 축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유대인이 팔레스타인에서 민족적 고향을 건설하겠다는 것을 지지하는 밸푸어 선언을 체결했다. 이는 영국이 2년 전인 1915년에 아랍 민족에게 약속한 맥마흔 선언과 상충하며 이는 현재까지 이어져 온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갈등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선언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들이 이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던 1920년대부터 1940년대는 유럽과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등 유대인 박해가 심해져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이주하는 유대인이 많이 늘어났다. 결국 팔레스타인 하나의 영역에 유대인과 아랍인들이 공존하게 되었고 두 나라 간 갈등은 고조되었다.

1~4차 중동전쟁(1948-1973), 1947UN의 개입에도 갈등은 해결되지 않은 채, 1948년 유대인 지도자들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이스라엘 건국을 선언하였다. 아랍 국가들은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을 건국한 것에 대해 반발했고 바로 다음 날 아랍 5개국이 연합하여 공격을 감행하며 제1차 중동전쟁이 발발했다. 전쟁은 아랍군의 패배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고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주변 아랍 국가들과 1973년까지 3차례 더 중동전쟁을 치렀지만, 이스라엘이 모두 승리하였다. 특히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지구 등까지 점령하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전 지역을 차지하게 되었다. 1967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이하 유엔안보리)가 이스라엘에 군대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유엔안보리 결의안 242)을 채택하였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점령지는 불법이었지만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한 점령촌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영토 변화/현장언론 민플러스 제공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영토 변화/현장언론 민플러스 제공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 협정 실패 팔레스타인, 파타와 하마스로 분열

1차 인티파다(1987-1993),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고 있던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한 것에 대한 반발로 반이스라엘 운동 1차 인티파다가 시작되었다. 1차 인티파다는 파업이나 불매 운동 혹은 돌을 던지며 저항하는 등 다소 비폭력적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런 모습에도 이스라엘은 군대로 이들을 진압하여 세계 여론의 비난을 받게 되었고 반면에 팔레스타인은 세계적인 호응을 얻게 되었다.

오슬로협정(1993), 부정적인 세계 여론을 인식한 이스라엘과 장기간 지속되는 투쟁으로 경제가 어려워진 팔레스타인 두 나라 모두 제1차 인티파다를 지속할 수 없었다. 또한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까지 합쳐져 1993년 이스라엘의 라빈 총리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아라파트의장은 오슬로 평화협정을 맺는다. 이 협정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일부의 이스라엘 철군과 이 지역에 대한 팔레스타인 자치를 인정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오슬로 협정은 팔레스타인 입장에서 사실상 이스라엘 점령을 합법화시키는 것과 다름없었고, 이에 반대한 하마스는 PLO를 탈퇴하여 강경 무장 단체로 활동하였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은 크게 PLO 최대 정당인 온건파 파타와 강경 무장 정파 하마스로 나뉘게 되었다.

팔레스타인 총선(2006), 파타는 1993년 오슬로협정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권력을 독점하였지만, 파타 정부의 부패와 무능 등의 이유로 민심이 하마스로 기울게 되었고 20061월 총선에서 하마스에 대패해 권력에서 밀려났다. 권력을 잡게 된 무장 정파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유혈 쿠데타를 일으켜 가자지구에 대한 권력을 장악하게 되었다. 이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팔레스타인은 가자지구를 지배하는 하마스와 서안지구를 지배하는 파타로 나뉘고 그 사이에 이스라엘이 자리 잡고 있다. 팔레스타인 내에서도 하마스와 파타는 다른 존재로 인식하고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다. 또한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이스라엘과 평화 공존을 추구하는 온건파 파타와는 달리 강경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이스라엘에 대해 무장 저항 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현재까지도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20일 만에 누적 사망자 7천여 명 이상 이스라엘 총리,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

하마스는 지난 107일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해 수천 발의 로켓포 공격을 감행한 데 이어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패러글라이더 등을 활용해 분리장벽을 넘어 이스라엘 영내로 직접 침투했다. 이들은 가자지구와 맞붙은 이스라엘 남부 22개 지역에서 기관총을 난사하며 민간인들을 공격했으며, 수십 명의 이스라엘 군인 및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에 억류했다. 특히 이러한 무차별 공격 과정에서 남부 레임 키부츠의 한 음악 축제장에서만 26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가자지구와 불과 1km 떨어진 이스라엘 남부 스데로트에서도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전쟁 개시를 공식 선언한 데 이어 하마스에 대응하는 작전을 '철검(Iron Swords)'으로 명명하고 전투기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보복 공습에 나섰다. 여기에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로 가는 전기·연료·식량 공급을 중단했고, 지구 내 7개 지역 주민에게 미리 지정된 곳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또 예비군 총동원령을 내리고, 가자지구 접경에 주둔한 31개 대대 병력에 더해 4개 사단 병력과 지상전 수행을 위한 탱크를 전개했다.

1026일 기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길어지면서 가자지구 내 사망자가 7,000명을 넘어섰다는 통계가 나왔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 당국은 지난 7(현지시간) 개전 이후 전쟁 20일째인 26일까지 누적 사망자가 7,028명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는 전날 집계된 누적 사망자 6,546명보다 382명이 늘어난 수치며, 2005년 이스라엘의 가자 철수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 수다. 보건 당국은 전체 사망자 가운데 2,913명이 아동, 1,709명이 여성이라고 발표했다. 실종자도 1,650명으로 추산된다.

지난 27(현지시간) 저녁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에 대규모 공습을 벌였다. 이에 외신들은 이번 공습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가장 강도 높은 공격이라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7일 가자지구에서 시작한 지상 군사 작전으로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군 공격에 불타는 가자지구/서울신문 제공
이스라엘군 공격에 불타는 가자지구/서울신문 제공

 

연이은 유엔안보리 결의안 무산 EU, 가자지구 인도 지원 확대 방안 논의

유엔안보리는 25(현지시간)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과 관련해 확전을 막고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채택이 잇따라 무산됐다. 미국은 가자지구에 생필품을 지원하기 위해 교전을 잠시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됐다.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미국은 결의안이 여러 국가로부터 의견을 들었고, 균형 잡힌 안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에는 '즉각적인 휴전'이 아닌 가자지구에 생필품을 지원하기 위해 교전을 잠시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러시아도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자체 결의안을 추가로 냈지만, 찬성한 국가는 4개에 불과했다. 영국과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9개 국가가 기권을 표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이 중동 정세와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6(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 속속 집결했다. EU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정세 혼란 심화에도 단합되고 통일된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부터 12일 일정으로 EU 본부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는 지난 17일 화상으로 열린 비공식 정상회의 이후 9일 만이다. 외교·안보 분야 의제가 집중 다뤄질 예정인 첫날 회의에서 정상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 지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가 8,000명을 넘었다고 29(현지시간) 발표했다. 하루 빠른 전쟁 종식으로 더 이상의 희생자들이 나오지 않도록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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