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리는 일상에 대한 고찰을 통해 음악 속에 위로를 담는 가수로, ‘동그라미를 시작으로 다양한 OST들과 까지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중 동그라미는 스스로가 못나고 모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닮고 싶은 사람을 동그라미로 형상화한 노래다. 이번 호 컬처노트에서는 자신만의 모진 구석을 하나씩 품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고민을 담은 동그라미를 소개하고자 한다.

 

삶의 순간들에 온기를 내어주는 가수, ‘최유리

대부분의 곡에서 최유리는 우울하고 슬픈 감정을 내비침에도 불구하고 포근하고 담백한 목소리 덕에 오히려 위로를 건네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넬 때, 담담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내면 청취자가 감정을 전달받는 데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최유리는 어떤 사람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고, 모두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말들을 가사에 사용한다고 한다. 이야기를 일상에서 자신이 듣고 싶은 말로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동그랗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은 모난 사람의 이야기

 

이대로 나 모진 사람이 된 것 같아

이 걱정의 말을 해

내가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볼까

모진 구석 하나 없구나

삶을 살아가다 보면 내가 모진 사람이 된 것만 같은 시간이 있다. 타인과의 충돌이 일어나기도 하고, 나의 실수로 인해 일을 망쳐버리기도 한다. 그런 일이 반복될수록 우리는 문제의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는 경향이 짙어진다. 특히 내가 바라보는 사람들은 모진 구석 하나 없는 동그랗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보이지만, 자신은 한없이 모진 사람으로만 여겨지는 것이다.

나는 그저 마음 하나를 빌린 건데

커져가니 닮아 있구나

많은 사람 지나쳐도 난 모진 사람

우리는 마음 하나를 부여받은 채로 태어나 수많은 사람을 마주하고, 그들을 미워하고 증오할수록 나 역시 모난 사람이 되어간다. 모난 나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언젠가는 모난 부분은 깎여 나가고 동그라미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누군가 정성 들여 예쁘게 깎는 것이 아니라 마구잡이로 부딪히다 오히려 다른 부분이 모가 나고 만다. 이때 우리는 많은 충돌에도 견딜 수 있는 강인한 내면을 다져야만 한다는 것을 전달하고자 한 듯하다. 아무리 다른 사람들과 충돌하고, 타인의 시선에 갇히더라도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는 마음처럼 말이다.

잊고 서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 그래도

내가 서툴러 말하지 않았다면 좋았을까

내가 서툴러 말하지 않았다면 좋았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는 지난날의 자신을 끊임없이 되돌아본다. 그러나 지난날의 추억은 사진 한 장에 담아놓고 새로운 사진으로 채워나가는 것처럼 지금의 걱정들은 추억 한 편에 잠시 넣어두는 것은 어떨까? 힘든 시간 속에서 나를 되돌아보면 여전히 모진 사람인 것만 같아 보이지만, 실은 그 누구보다도 동그랗고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말을 건네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난 후에 잊고 서 있는 사람이 된다면, 조금은 작아진 마음들을 보며 웃어넘길 수 있을 것이다.

'동그라미' 앨범 (출처 / 멜론)
'동그라미' 앨범 (출처 / 멜론)

 

동그라미속 숨겨진 따뜻한 위로

동그라미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스스로에 대한 시선 또는 타인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최유리는 모진 구석 없이 둥근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은 생각에 어떻게든 잊어보려 했지만, 여전히 나는 모진 사람이다라는 말로 동그라미를 설명했다.

모가 무수히 많으면 동그랗게 보인다. 이처럼 나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삶을 그려나가는 모든 이가 모진 구석 하나쯤은 품은 채 살아간다. 그렇기에 자신의 모진 구석에 붙잡히지 말고, 힘차게 나아가면 좋겠다. 동그라미가 되기만을 바라는 것보다도 우리의 모난 부분을 감싸줄 수 있는 주위 사람들을 잊지 않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오늘 하루를 무사히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인간관계가 뜻대로 풀리지 않거나, 모진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없을 때 언제든 편하게 이 앨범을 꺼내 들어보자. 나의 고민을 누군가가 대신 읊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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