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 1981년부터 1996년생인 밀레니얼 세대와 1997년부터 2012년생인 Z 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즉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경제활동 및 문화생활을 하는 청년들을 뜻한다. 하지만 이런 사전적 의미와 달리, MZ 세대라는 용어는 변질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흔히들 매체에서 MZ 세대는 근성이 없고 이기적이며 사회성이 부족한 세대로 비친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면 MZ 세대는 갈수록 가팔라지는 물가상승률과 높은 실업률의 영향을 가장 직격탄으로 맞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객관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는청년들을 우리 사회는 아프니깐 청춘이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등의 말로 점점 옥죄고 있다. 나는 오늘 같은 청년의 입장에서 청년의 아픔을 합리화 혹은 감히 위로를 해 보려 한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삼포 세대에 취업과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한 오포 세대, 건강과 외모관리까지 포기한 칠포 세대, 인간관계와 희망까지 포기한 구포 세대, 마지막으로 삶까지 포기한 십포 세대, 그리고 이를 모두 통칭하는 N포 세대. 우리는 포기를 거듭하는 청년들에게 근성이 없다는 비난보다는 이런 신조어가 만들어지게 된 원인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2019년 기준, 대한민국의 청년 실업률은 10.3%를 기록하였다. 100만 명가량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치열한 취업 경쟁을 뚫고 취업을 하더라도 문제는 끝나지 않는다. 상명하복식의 직장 구조는 정시 퇴근을 어렵게 하고 야근을 강요받는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OECD에서 연간 평균 노동시간이 두 번째로 높은 국가가 되었다.

 

높은 물가 또한 문제이다. 이제 치킨의 가격은 2만 원이 넘는 시대가 되었다. 서민 음식이라 불리던 족발 또한 3만 원을 넘는다. 하지만 높은 가격의 대명사는 단연 집값이다. 최근, 자재비와 인건비 등의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여파로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영혼까지 끌어 모아 실현하는 내 집 마련의 꿈도 이제 옛말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10개월 연속 감소폭을 보였다. 내 집 마련의 꿈을 하나 둘 포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울증을 앓는 청년의 수도 해가 지날수록 늘어나고 있다. 몇 년 새 우울증을 앓고 있는 청년의 수가 50% 증가하였다. 우울증은 곧 자살로 이어졌다. 10대부터 30대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OECD 회원국 중 대한민국이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도 수년간 굳건히 지키고 있다. 0.81명이라는 낮은 출산율도 희망을 놓는 청년의 절망을 여실히 보여 준다.

 

어쩌면 지금 청년들이 지나치게 징징거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 외국으로 파병을 가 외화를 벌고, 스스로를 분신해서 노동조건 개선을 주장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대한민국을 세계 GDP 10위로 올려놓은 산업의 역군인 7080의 입장에서 청년의 아픔이 하찮아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칼럼을 쓰는 목적은 필자의 지극히 염세주의적인 태도를 설파하기 위함이 아니다. 과거의 고통은 무시하고 현재가 제일 힘들다며 세대갈등을 조장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서로 다른 고통의 형태를 인정하는 것은 어떨까.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할 수 없는 사회가 된 것 같다. 현재 경제활동의 주체이자 미래를 책임질 기성세대가 될 청춘을 싸잡아 비난하고, 고통이 청춘의 미덕이라며 미화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이유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한 시기이다.

 

고통을 미화하는 순간, 그 근원을 없앨 기회는 사라져버리고 만다. 현재 청년이 아파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편견 없는 태도로 바라보고 전 세대가 그 원인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만 대한민국이 한층 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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