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진(국어교육·23) 학우
당신은 아팠다.
싹을 틔우고 잎을 피우면서
삼백육십오일 꼬박 기지개를 폈다.
한순간도 붉은 멍울 보이지 않으려 분칠하며
세상 아름다운 꽃망울을 피웠다.
시린 바람은 매 겨울 찾아오지만
올봄에도 찾아와선 당신을 괴롭혔다.
끝내 당신은 스러져
하얀 옷을 입고서
저 멀리, 하늘로 날아오른다.
당신은 날아서 저 우주 어디로 가는 걸까
세상 온기 모두 품던 몸도 이제 없지만
여전히 당신은 있으리라 믿었는데……
민들레 꽃씨들이
봄이 왔다며 반기는 솜뭉치들이
하늘하늘 날아서
우리를 간질일 때면
당신이 봄처럼 찾아왔구나
그렇게 믿으며
날개 돋은 당신의 행복을 보겠다.
보고팠던 것들을 다시금 보곤,
지켜야 할 것들을 다시금 지키면서
한국교원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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