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보궐선거 무산, 사상 초유의 총학 부재 상황… 학생자치 우려

   지난 □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제28대 총학생회 보궐선거 후보등록기간 동안 단 한 명의 후보도 등록하지 않아 선거가 무산됐다. 3월 보궐선거까지도 총학생회(총학)가
선출되지 않은 것은 우리학교 역사상 최초로 있는 일이다. 총학생회칙에 따르면 보궐선거는 횟수에 제한 없이 실시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아 2013학년
도 한해는 총학생회 없이 지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 부재한 총학, 학생자치 운영은?


   지난해 11월 제28대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됐을 때에는 학생 대표의 권한이 확대운영위원회(확운위)로 양도됐다. 당시에는 이수진(역사교육·11) 학우가 확대운영위원회의장(확운위의장)을 맡고, 총학생회의 역할을 방학 동안 확운위가 대신했다. 보궐선거가 무산된 이후에도 학생자치의 운영은 비슷한 형국을 띨 것으로 보인다. 우선 확운위에서 비상대책위원회장(비대위장)을 선출해 비대위 체제를 꾸리되, 비대위장이 선출되지 않으면 확운위의장을 선출해 지난 방학때처럼 확운위 체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수진 확운위의장은 “총학이 선출되지 않는 경우, 비대위 체제와 확운위 체제, 또는 그 둘을 혼합한 체제로 학생자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확운위에서 비대위장을 선출해 비대위 체제가 꾸려지는 경우, 사실상 총학생회의 역할을 비대위가 대신하게 된다. 비대위장이 선출되지 않아 확운위의장을 선출하는 경우에는 확운위가 학생자치의 중심 기관이되며, 확운위의장은 총학생회장의 대행이라기보다는 확운위의 회의와 의결을 이끄는 의장의 역할을 한다.
 

◇ 총학의 부재가 낳는 피해


   총학은 세워지지 않았지만 결국 그것을 어느 정도 대신할 수 있는 대표 기구가 있다는 점에서 마치 학생들이 직접적으로 입는 피해가 크지는 않은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총학생회칙에 따르면, 학생총회나 전체학생대표자회의 등 주요한 회의들은 확운위에서 선출한 임시의장이 총학생회장을 대신해 진행할 수 있다. 대동제나 청람체전 등 큼지막한 행사들의 경우 비대위나 확운위에서도 진행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긴급하게 수립된 체제인만큼 총학이 벌이던 많은 사업들이 그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은 분명 걸림돌로 작용한다. 또한 무엇보다 어떤 체제가 꾸려지더라도 그들이 총학생회보다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총학생회의 부재로 나타날 문제점 대해 안샛별 전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가 없어지면 1~2년 안에 표면적으로는 이벤트성 사업들의 부재 정도밖에 나타나지 않겠지만, 학생대표와 학교의 관계에서 동등한 의사 결정이 나타나기보다는 학교 측의 의견에 더 힘이 실리게될 것”이라고 하면서 “선두에 서서 학우들의 의견을 모으고 대변할 단체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학우들의 반응


   끝내 총학생회가 세워지지 못한 것에 대한 학우들의 반응은 대체로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이현정(역사교육·09) 학우는 “피선거권을 가진 사람으로서 4학년이라는 이유로 방관한 것이 미안하고 민망하다”고 하면서 “지금까지의 총학을 보면서, 총학을 지나치게 비난하고 욕하려 하는 분위기가 총학을 기피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안샛별 전 총학생회장은 “후대를 세우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과 더 노력하지 못함에 대한 반성도 항상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일은 올 일 년, 특정 몇 명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모두가 총학생회를 이해하고 관심을 갖고 배려할 때 학생자치가 살아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이수진 확운위의장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다. 새터 때처럼 좌충우돌 잘 해온 사람들을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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