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선(초등교육·23) 학우

 반드시 일어나는 사건의 확률은 1이고, 절대 일어나지 않는 사건의 확률은 0이다. 아쉽게도 문제집을 풀면서 이 둘이 답으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삶에서도 0과 1이라는 확률은 꽤 드문 것 같다. 예상치 못한 일이 마구 일어나서, 때로는 콩 심은 데 팥이 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불확실성을 두려워했다. 워낙 걱정이 많아서 그랬을까. 결과를 알 수 없어서 무서운 일들은 도처에 널려 있었다. 작게는 자리 뽑기나 반 배정이 그랬다. 뭐가 됐든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나였다. 최악의 결과를 상상하다 보면 심박수는 올라가고 잠은 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삶은 확실하지 않아서 좋은 것 같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주는 즐거움이 있어서다. 이벤트에 참여했다가 웬일로 경품에 당첨되기도 하고, 우연히 동네를 걷다가 친한 친구를 만나는 날도 있다. 어쩌다 시작된 사건이 큰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나는 영화나 책의 스포일러를 좋아하지만 이런 이유로 인생은 딱히 스포일러 당하고 싶지 않다. 직접 살면서 경험하는 게 더 재밌기 때문이다. 슬프거나 속상한 일은 미리 알고 대비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정작 그렇게 된다면 바꿀 수 없는 현실에 무기력함을 느낄 것 같다.

 삶은 정말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비슷하게 살아온 것 같아도 돌아보면 몇 년 사이에 많은 게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그것도 과거의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지금의 생각이나 취향 같은 것들도 서서히 달라질 수 있다. 그런 변화는 예측할 수 없어서 매력적이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불확실성을 걱정한다. 하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다 보면 끝이 없다. 경험해 봤다면 알겠지만 부정적인 생각의 순환에만 빠지게 된다. 이렇게 시간을 쓰기보다는 오늘을 가치 있게 보내는 데에 초점을 맞췄으면 한다. 인생은 결국 하루하루가 모여서 만들어지니까. 의미 있는 날들이 쌓여 여러분을 목표에 데려다줄 것이다. 갑작스레 끌리는 일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 보자. 뭐가 됐든 계속하다 보면 분명 무언가 한 가지쯤은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중간에 목적지가 바뀌어도 괜찮고, 늦은 것 같아도 상관없다. 인생은 생각보다 길고, 1년 뒤에 도전하는 것보다 지금이 훨씬 빠르다.

 삶은 확실하지 않으니 수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 예상치 못한 성공도 있겠지만 실패도 존재할 것이다. 그런 순간에도 행복하고 즐거운 날들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다. 눈앞의 삶에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가지며 살자. 확신 없이 살아간다는 건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오늘을 멋지게 보내고 있는 모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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