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육과 졸업생 김송이
교권 추락으로 인한 교사들의 피해와 관련된 뉴스를 최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모 중학교에서 교사가 수업을 하는 데도 교단에 드러누워 휴대폰을 하며 교사의 지도를 무시하는 학생의 영상은 많은 국민들이 교권 추락의 실태를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된 뉴스였다. 그런 뉴스나 기사가 나가고 나면, 인터넷 댓글 창에는 ‘매가 약이다.’, ‘체벌 금지를 없애야 교권이 산다.’ 의 뉘앙스를 가진 댓글들이 많은 추천을 받고는 한다. 교육자로서 체벌 없이 학생을 대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면서도, 정작 내가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그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자신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교사의 권위와 학생의 권리는 반비례 관계를 향해 수렴할 수밖에 없을지 고민이 깊다.
이에 대한 완벽한 해답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교사마다 놓인 환경이 천차만별이고 만나게 될 학생들도 모두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권과 관련된 사회적 현상이 점점 심각해져 가고 있고, 학생 교육 차원에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없기에 이에 대한 성찰이나 고민이 매우 필요한 실정이다.
교사 개인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을 수는 없을 것이지만, 나 스스로 교사의 권위에 대한 나름의 관점을 견지하며 학생들을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처음 발령을 받을 때만 해도, 학교에 조금은 거친 학생들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되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조금은 엄하고 차가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나의 학창시절 때에도 마찬가지였지만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무서워 보이는 체육 선생님의 말은 잘 들으면서 성격이 유순하신 선생님들의 말은 듣지 않는 것이 부지기수였기에, 나도 그러한 모습을 보인다면 학생들이 잘 따라 줄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러한 작전은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 보니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지금껏 학생에 대한 교사의 권위를 힘의 관계로만 생각해 왔고, 표면적으로 교사의 안내를 잘 따르도록 하는 것이 교사의 권위를 세우는 일이라고만 여겼다. 이런 태도는 결국 학생에게도 나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고, 나의 차가운 태도에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는 학생들도 하나둘씩 생겼을 것이다.
내가 바라는 참된 교사의 모습은 학생들이 언제든 기댈 수 있는 편안한 선생님이다. 주변의 안 좋은 말들만을 염두에 둔 채 지레 겁을 먹고 학생들을 대했던 것은 아니었을지 많은 성찰을 하였고, 교사의 권위에 대한 관점을 조금씩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고는 깨닫게 되었다. 진정한 교사의 권위는 학생에 대한 교사의 우위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같은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동등한 선상에서 학생을 존중해 주고, 부드럽고 선한 모습으로 다가갈 때 결국 학생도 교사를 존중하게 된다는 것을.
이러한 태도로 임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학생으로부터 교권침해에 해당하는 일을 당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런 일을 당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나의 교육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힘의 논리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려라는 진심이 우리 학생들을, 우리 교실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국 학생들도 탈권위에서 나오는 교사의 권위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존경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