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3일, 2025년 전면 도입을 앞둔 고교학점제의 농어촌 소규모 학교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정책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토론회에서는 국내외 농어촌 소규모 학교의 다양한 고교학점제 운영 사례와 지원 정책을 살펴보며, 전문가 논의를 통해 농어촌 소규모 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제시됐다. 특히, 인천광역시의 ‘G-T(Grow-Together) 선도지구’ 모델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농어촌 고교학점제의 미래를 전망해 보았다.

 

◇ 농어촌 소학교 고교학점제 시범 도입 … 다양한 과목 개설, 교사 채용 등 어려움 겪어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본인의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하여 졸업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질 높은 운영을 도모하는 것이 고교학점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농어촌 소학교의 경우, 학생 수가 적어 배치되는 교사가 대도시 학교보다 상대적으로 적고, 주변 기반 시설이 부족하여 다양한 과목 개설에 어려움이 있다. 또, 교사 경력 3년 이하의 저경력 교사가 배치되는 등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총 학생 수, 158명인 전남 보성고의 강장원 교사는 “소규모 고교는 안정적인 학사 운영을 위해 교사 배치 상황을 우선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라며 “고교학점제 운영 시 교외 강사 채용을 고려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소규모 학교 현장의 현실을 전했다. 293명이 재학 중인 제주 대정고의 이재영 교감 역시 이에 공감하며,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아져 학생 이탈률이 줄어 왔다며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지만, 여전히 수업 운영 공간 부족과 교사 채용에 어려움이 있다”라며 “차선책으로 시간강사나 기간제 교사 채용도 고민했지만, 이 또한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기존 교원들의 부담이 점점 쌓이고 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장 교사는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도시 지역에 있는 고교학점제 거점 고교와의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과 중이나 방과 후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원거리 이동에 따른 학생들의 시간 소요와 안전 문제”라며 “참여 학교 간 학사 일정도 맞춰야 하는 등 고려해야 할 사안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G-T 선도지구’ 등 지역 모델, 농어촌 소학교 고교학점제 한계의 보완책 될까?

이처럼 고교학점제 시범 운영이 여러 한계점에 부딪힌 사례가 발표된 후, 농어촌 소학교 고교학점제 시범 운영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경기도 이천시의 ‘남한강 고교학점제 선도지구’와 인천광역시의 ‘G-T 선도지구’가 소개되었다.

전지연 경기도 이천교육지원청 장학사는 ‘남한강 고교학점제 선도지구’를 소개하며 “이천교육지원청은 고등학교 간 협력과 교육지원청과 이천, 여주, 양평 등 지역과의 협력에 초점을 맞춘 모델을 제시했다”라고 말했다. 이천교육지원청은 지역의 특색을 살린 교과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교원 간 소통 강화를 위해 교과 만남의 날을 추진하는 등 소규모 고교가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

다음으로, 강은희 인천광역시교육청 장학사는 교원 부족 문제와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인천 지역의 고교학점제 자체 교육모델인 ‘G-T 선도지구’를 소개했다. 한국교원대신문은 농어촌 소학교 고교학점제 시범 운영 문제 해결 방안인 선도지구 운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강은희 장학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인천 지역의 고교학점제 자체 교육모델인 ‘G-T(Grow-Together) 선도지구’가 무엇인가요?

‘인천 G-T 선도지구’는 도서 지역 일반고의 고교학점제 운영 역량 강화를 위해 인천 시내 연구·준비학교가 지원하여 동반 성장을 목표로 2020년에 시작하였습니다. G지구는 도서 지역인 옹진군, 강화군 일반고 10개교이며, T지구는 고교학점제 연구·준비학교의 기존 경험이 있는 학교 중 희망교 12개교를 매칭교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T지구 매칭교의 진로·학업 설계 프로그램 23개를 G지구 도서 지역 학교 학생들에게 개방하고 있으며, 2개의 T지구 온라인 공동교육 거점센터교에서는 G지구 4개교(연평고, 인천영흥고, 교동고, 덕적고)를 대상으로 정규시간 내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7강좌(2022.2학기 기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대학과 협력하여 ‘고교-지역대학 협력형 공동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G지구 도서 지역(강화군, 옹진군) 학생들의 개설 희망과목 수요 조사를 진행한 뒤, 그중 실습의 필요성이 높고, 일반고에서 개설이 어려운 전문교과들을 지역대학(지도교수, 실습시설 등)의 인프라를 활용하여 수업하고 있습니다.

 

Q. 고교학점제로 인해 지역적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지역적 격차가 발생한다면 어떤 해결 방안이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역적 특성과 각 학교가 처한 상황이 다양함에 따라 고교학점제의 적용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농산어촌 지역이나 구도심에 위치한 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희망하는 과목의 개설 및 다양한 진로 활동 체험 기회 등이 제한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의 경우 G-T 선도지구 모델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3학년도 2학기부터는 인천온라인학교 설립을 통해 이를 확대하여 지원해 나갈 예정입니다. 아울러 도서 지역 교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를 운영하고 도서 지역 학교들이 자생적으로 교육과정 운영 활성화를 할 수 있도록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이번 정책 포럼에서는 국내 사례 발표가 끝난 후, 고교학점제를 이미 도입해 교육적 효과를 본 핀란드, 미국, 호주의 고교학점제 실천 사례를 소개하며 고교학점제 시범 운영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한 종합토의와 질의, 토론 시간이 이루어졌다.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교육계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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