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 확보, 의견수렴 문제, 총장 측 “잉여금 활용, 설명, 의견수렴 등 진행할 예정”
지난 10월 4일, 우리학교 청람아트홀에서 제177회 전교 교수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서는 ‘세종 공동캠퍼스 2차 분양 진출안(이하 세종 공동캠퍼스 진출안)’ 심의 관련 논의와 투표가 진행되었고, 가결되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의 세종 공동캠퍼스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자족기능 확충 및 산·학·연 협력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신개념 캠퍼스이다. 우리학교는 기존의 ‘교육정책전문대학원과 (가칭)미래교육정책종합연구소’ 또는 ‘AI융합교육전공과 (가칭)AI·디지털융합교육연구소’가 진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회의에선 재원 확보, 학내 구성원 의견 수렴 미비, 자료의 구체성과 실질성 부족 등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였다.
◇ 세종 공동캠퍼스 진출안 가결 ··· “미래교육을 주도해 나갈 거점으로 기대 돼”
지난 10월 4일 개최된 전교 교수회의에서는 세종 공동캠퍼스 진출안 심의와 관련하여 ▲총장 인사 ▲기획처의 심의 안건 설명 ▲질의·응답 ▲투표 및 의결 등이 진행되었다. 세종 공동캠퍼스는 다수의 대학과 연구기관이 입주하여 교사·지원시설 등을 공동 이용, 입주 기관 간 융합 교육·연구가 가능한 캠퍼스이다. 투표 결과, 찬성 85표, 반대 55표, 기권 1표로 해당 안건은 가결되었다. 이에 우리학교는 2차 공모 계획에 분양형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전교 교수회의에서 이용기 기획처장은 “세종시로 진출하자는 게 단순한 공간 이동, 확보뿐만 아니라 교육을 둘러싼 내외적인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라며 미래교육을 주도해 나갈 수 있는 거점으로서 세종캠퍼스를 생각해 보자고 말하였다. 이어 ‘학령인구 감소 등에 따른 대학위기와 신규교원 채용 규모 감소’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대학의 적시적 위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해 ▲국가 중심의 거점과 이미지 마련 ▲우리 대학의 지역적 한계 극복 ▲교육환경 변화와 대학의 위기에 능동적 대응 ▲세종 중심의 교육관련 기관과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 ▲세종시의 산업기반과 연계하여 산학협력 강화 등 세종시 공동캠퍼스 진출의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 T/F 구성부터 공동캠퍼스 입주까지 … 각종 설명회 및 진출 대상 논의 이뤄져
세종 공동캠퍼스 진출안과 관련하여 기획처는 지난 2월, 기획평가과에 세종 공동캠퍼스 진출 준비 T/F를 구성하였다. 이어 지난 6월, 우리대학 교직원을 대상으로 ‘세종시 공동캠퍼스 진출방안’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지난 9월, 단과대학 설명회를 개최하였으며, 지난 10월 4일, 전교 교수회의가 열려, 해당 사안이 가결되었다.
진출 대상은 T/F 계획안과 이전 희망 학과·부서 추가 수요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학내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됐다. 제안된 교육 정책 분야 진출 대상은 ‘교육정책전문대학원과 (가칭)미래교육정책종합연구소’ 또는 ‘AI융합교육전공과 (가칭)AI·디지털융합교육연구소’가 제안되었다.
이후 10월 21일 공동캠퍼스 분양 신청제안서 제출, 내년 2월 입주 승인 결과 발표 등이 남아 있다. 기획처장은 입주가 승인된다면 빠르면 28년 봄, 늦으면 29년 봄에 입주 가능 예상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전교 교수회의에서는 재원 확보, 학내 구성원 의견수렴 미비, 자료의 구체성과 실질성 부족 등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였다.
◇ 토지매입비 조달 ··· 대학회계, 산단회계, 발전기금, 기타사업으로 가능해
전교 교수회의 당시 가장 많은 논의가 이루어진 것은 재원 확보 문제, 특히 토지매입비 문제였다. 세종시 공동캠퍼스 진출을 위해선 토지매입비 5,607,100천 원(56억 710만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본부에 따르면 ▲대학회계 약 1,050,000천 원(10억 5,000만 원) ▲발전기금 약 902,000천 원(9억 200만 원) ▲산단회계 약 1,526,000천 원(15억 2,600만 원) ▲기타사업 약 2,170,000천 원(21억 7,000만 원)으로 총 5,648,000천 원(56억 4,800만 원)을 확보가능액으로 추산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실제로 확보 가능한 예산인지 의문을 표했다. 이에 김종우 총장은 부지 구입대금 조달이 가능하다며, “발전기금은 미래도서관의 예에서 보듯이 충분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산단회계는 현재 적립금 13억여 원 조달 가능하며 매년 조성되는 금액을 투입할 수 있고, 기타 수익은 향후 각종 재정지원이나 사업을 통해 조달 가능한 금액을 줄여 잡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학회계 예산을 사용함에 있어 다른 부서 예산이나 학생 사업 지원 부분 등에 대한 재정 감축이 이루어지진 않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사업 예산을 삭감해서 매년 3.5억(총 10.5억)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발생하는 10여억 원의 잉여금의 일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조달할 계획이므로 다른 부서 예산을 삭감하거나, 특히 학생, 직원, 교수의 복지사업이나 다른 사업비에 대한 감축은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잉여금이 있다면 복지, 교육, 연구 프로그램의 질을 향상할 뿐만 아니라, 그를 통해 우리대학의 수월성과 탁월성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교원양성체제가 급격히 변동하는 현시점에서, 무리한 확장보다는 내부적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잉여금을 ▲교육·연구 프로그램 재투자 ▲교원양성체제에 대한 정책연구 ▲교수 및 학생에 대한 복지 지원금 ▲고교학점제, AI교육 등 미래 교육에 대한 대비 등에 사용되어야 할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대학평의원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 ··· ‘설명하는 절차 거칠 것’
일각에선 해당 안이 직원, 학생, 조교, 교수가 포함된 대학평의원회를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해 지적하기도 하였다. ‘한국교원대학교 대학평의원회 규정’ 제8조에서는 평의원회는 대학 발전계획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한다는 내용으로 권한 및 기능을 명시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선 “이 문제는 의결하기 전, 절차적 정당성에 하자가 없는지 분명하게 확인해야 한다”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대학평의원회는 전교 교수회의와는 달리 학생 대표가 배석하는 심의기구이다. 이에 이번 안건의 경우, 대학평의원회를 거치지 않아, 학생 대표의 의견이 해당 안건에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총학생회 측은 전교교수회가 개최되기 이틀 전인 10월 2일, 제38대 확대운영위원회 15차 회의를 통해 세종 공동캠퍼스 진출 건과 관련한 내용을 처음으로 학생사회에 공유했다. 이후 이에 대한 확대운영위원회 차원의 대응 필요성을 논의했다. 또한 전교 교수회의에 참관 요청 공문을 발송했으나, 결국 참관하지 못했다.
이에 총장 측은 한국교원대학교 학칙 제22조에 따르면, 우리 대학의 최고의사결정기구는 전교 교수회의이며, 대학평의원회는 심의기구라는 한계 때문에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2022년 8월 31일 행복청의 공식 설명회를 통해서야 비로소 ‘행복도시 공동대학캠퍼스 2차 분양 계획’이 공식화되어, 8월 31일 이전에는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행정에 책임을 져야 하는 대학본부로서는 잠정적인 사안을 섣불리 공론화시켜서는 안 되는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9월 16일에야 비로소 2차 공모 계획이 발표되고, 10월 21일까지 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아주 촉박한 일정과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여 전교 교수회의에 바로 상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해당 안에서는 대학회계 예산을 필요로 하는데, 그의 큰 수입처인 등록금을 내는 주체인 학생들이 해당 사실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그 점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며, 대학회계 사업 항목의 직접 삭감은 없는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더해 “10월 21일까지 지원서를 마감해야 하는 관계로 대단히 촉박한 일정이지만, 향후 구성원의 검토과정을 다시 거치도록 하겠다”라며, 이어 “지원서 마감 이후에 이어질 여러 단계의 심사와 협의 과정에서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대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라고 밝혔다.
◇ 구체성, 실질성에 대한 지적 잇따라 ··· “결국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것”
일각에서는 교육정책전문대학원 세종 공동캠퍼스 진출 시의 수요 예측을 요청했음에도 관련 자료가 없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우리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6월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토지 매입비, 시설비 외 실질적으로 필요한 자금 확보에 대한 문제 ▲다른 입주 학교와의 경쟁력과 차별성 확보를 위한 방향성 미비 등의 부분에서 구체성과 실질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총장은 “현재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어느 정도 확실한 미래라면 현실로 보고 추진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결국 우리가 선택해야 한다”라며 “우려하는 점에 대해 우리가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세종시 공동대학캠퍼스 진출과 관련한 학내의 여러 논란이 우리 대학의 장기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이어졌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