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 뒷길로 난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지진 관측소 표지판이 보인다. 그 위로 난 가파른 길 끝에 있는 빨간 벽돌 건물이 바로 지진 관측소다. 건물에 다다라 경치를 둘러보니 꽤 볼 만하다. 빨간 단풍과 석양이 건물과 어우러지고 기숙사가 한눈에 보이는데 뭔가 교원대와 동 떨어진 곳에 온 듯한 낯선 기분이 든다. 오며 가며 한 번 쯤은 스치듯 지나갔지만 누가 무엇을 하는지 잘 몰랐던 지진 관측소를 취재해 봤다.
  연구소처럼 전문가들이모여지진에 대해 나름의 연구를 할 거란 내 생각과 다르게 지진 관측소는 연구적 목적은 없이 관측만 하는 장소다. 게다가 지진 관측소에 있는 사람은 우리 학교 지구과학 교육과 대학생,  대학원생 몇 명이 전부다. 이에 관해 지진 관측소 상주학생인 박종일(지구과학·07) 학우는 “이곳은 지진을 관측해서 신호를 모아 서버를 통해 지진 연구소에 보내는 곳이다. 지진 관측소는 굉장히 많은데 지진 연구소는 ‘지진연구센터KIGAM)’와 ‘지진 연구소’ 두 곳이 있다”며 “관리는 상주 학생이 하는데 상주 학생에겐 지원금으로 월 20만원이 지급된다”고 밝혔다. 상주학생은 관리 뿐 아니라 영재 캠프 같은 곳에서 외부인이 오면 안내와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지진 관측소는 언제 세워졌을까. 박종일 학우에 따르면 학교가 설립되던 당시 한 지구물리학 교수가 초빙의 조건으로 지진 관측소의 설립을 내세웠다고 한다. 현재 책임자는 우리학교 경재복 지구과학 교수이다. 복지관 뒤 산길에 위치한 이유는 지진 관측을 하려면 지하에 돌이 있어야 하는데 교원대 부지에서 돌이 있는 장소가 그 자리였기 때문이다.
  실제 관측 사례에 대해서는 “사실 관측기기가 예민해 야식 오토바이가 지나가기만 해도 조금씩은 움직인다”며“실제 지진 관측 사례가 있긴 하겠지만 사실 여기는 지진이 웬만하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설명이 끝나고 오래된 지진 관측계를 보여주며 지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모습이 익숙해 보인다. 우리 학교 내부인도 이렇게 견학을 올 수 있냐 물으니 “미리 연락만 해준다면 상관없다. 오히려 다른 과에서 관심을 가져주면 좋다”며 흔쾌히 대답했다.
  조그만 건물에서 상주생끼리 살다 보면 재밌는 일이 생길 법도 하다. 이에 관해 그는 “아무래도 상주생끼리 있다 보니 옷을 편하게 입고 있을 때가 있다. 그런데 가끔 연락을 안 하고 찾아오는 손님이 계신다. 그때는 민망하고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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