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14, 전국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학생들의 학력 및 학습 의욕 저하가 확인되었다. 교육부는 지난 913, 이에 따른 학업 성취수준 향상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역량 중심의 맞춤형 자율평가를 도입해 개별 학습의 전인적 성장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맞춤형 학업 성취도 자율평가 컴퓨터 기반 시험으로 전환’, ‘평가 학년 확대

전체 학생의 3%만 표집해 치르던 학업성취도 평가가 지난 913일부터 모든 학급을 대상으로, 자율 신청으로 진행된다. 또한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해야 할 지식’, ‘역량’, ‘태도등을 반영한 맞춤형 피드백이 일주일 이내에 학생·학부모·교사에게 개별 제공된다. 학생들의 정확한 학력 수준을 파악하고, 학력 저하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교육부의 취지이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이 평가 대상이지만 교육부는 평가를 희망하는 모든 학교와 학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평가 대상을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2023년에는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2학년으로, 그리고 2024년에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로 평가 대상이 확대될 예정이다.

평가 방식 또한 기존의 지필 평가에서 컴퓨터 기반 평가로 변경되면서 학생들은 교사의 지도하에 컴퓨터, 노트북, 스마트 기기 등을 이용하여 평가에 참여한다. 시험 문항은 정보 활용형 매체 활용형 도구 조작 및 모의상황형 대화형으로 구성되어 학생들의 교과별 성취수준 뿐만 아니라, 사회·정서적 역량 등도 평가한다.

 

모의 상황형’을 포함하면서 자율 평가 문항이 새롭게 개편되었다. 교육부는 이러한 형태의 문항을 통해 교과 성취도와 정서·사회적 역량을 통합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교육부 제공)
모의 상황형’을 포함하면서 자율 평가 문항이 새롭게 개편되었다. 교육부는 이러한 형태의 문항을 통해 교과 성취도와 정서·사회적 역량을 통합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교육부 제공)

 

이러한 학업 성취도 평가는 1(2022.9.13.~2022.10.28.)2(2022.12.1.~2023.3.31.)로 나누어 시행된다.

 

맞춤형 학업 성취도 자율평가···일제고사의 부활인가, 정확한 진단을 위한 발판인가

자율평가로 인해, 평가 참여를 희망하는 모든 학교가 자유롭게 응시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부산, 강원도, 그리고 제주도에서 모든 학교가 참여하도록 의무화할 움직임이 보이면서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특히 부산시 교육청은 관내 모든 학교에 학업 성취도 자율평가에 필수 응시하라는 공문을 보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부산지부는 희망학교가 아닌 전체 학교에 교육감이 임의로 성취도 평가를 강제하는 것은 직권 남용이다라며 형사고발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하윤수 부산 교육감은 전수 조사해 오던 학업 성취도 평가가 2017년 문재인 정부 이래 3%의 극소수 표집으로 바뀌었다라며 이는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기 부족해 진단 없는 수술을 하는 것과 같다라고 전수 평가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강원도 교육청 또한 올해 11월부터 관내 모든 초등생 4학년~중학생 3학년을 대상으로 강원형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기로 했으며, 제주도 교육청은 내년부터 모든 학교가 응시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정섭 전교조 대전지부장은 기초학력 미달은 학생들이 시험 볼 기회가 줄어들어서 나타난 게 아니라 대면 수업 기회가 사라지면서 정상적인 교육 운영이 되지 않은 탓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진단만 강조되는 학업 성취도 평가를 기초학력 보장의 만병통치약으로 여길 시 일제고사의 부활을 일으킬 수 있다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자율평가라는 취지로 운영될지라도, 과거 일제고사처럼 학생들이 학업에 매몰되고 학교 서열화까지 이어지는 등 여러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반면 최하철 대전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약점과 강점을 명확히 알고, 모든 학생이 정확하게 교과별 성취도를 확인할 기회를 줘야 한다라며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첫 컴퓨터 기반 성취도 평가 시행··· 전산 장애 및 시스템 구축 미비 우려

지난 7, 고등학교 2학년 중 3%를 표집하여, 컴퓨터를 사용하여 성취도 평가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대규모 접속 마비로 2시간 만에 시험이 중단되어 혼란이 빚어졌다. 전교조 측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정부의 무대책이 빚은 참사라며 자율평가가 컴퓨터 기반으로 진행되는 한, 전선 장애와 관련된 문제점은 계속될 수 있으며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이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상황실과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상시 점검 체계를 갖췄으며, 학교별 네트워크 속도 등 시행 환경도 점검했다. 교육부는 자율평가 첫날이었던 지난 13일에 시험 중 접속 장애가 신고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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