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청람 축전이 개최되었다. 그중 26일 오후 7시부터 해오름제인 ‘청람가왕’이 진행되었다. 작년에 이어 많은 학우가 참여해 노래 실력을 뽐냈으며, 다양한 노래 선곡과 뛰어난 가창력으로 축제의 분위기는 한껏 부풀어 올랐다. 총 3라운드로 진행된 청람가왕에서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가왕의 자리를 차지한 이가 있다. 바로 ‘완행 열차 음악대장’으로 참여한 한기완(국어교육·22) 학우이다. 이번 469호 오늘의 청람에서는 그와 함께 청람가왕의 뜨거운 순간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Q. 청람가왕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즐겨 부르곤 했는데, 본격적으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건 중학교 3학년 때부터였어요. 다양한 노래를 통해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게 너무 즐거웠거든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서 고등학교 1학년 때 무대가 마지막이 되어버렸고, 그 이후로는 노래 부를 기회가 없어서 무대에 매우 목말라 있는 상태였어요. 무대 밑에서 들렸던 친구들의 함성, 뜨거운 열기가 매우 그리웠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청람가왕’은 제 마음의 허기를 채워 줄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곧바로 참여를 결정했어요. 무엇보다, 가수 펀치님과의 듀엣 무대가 욕심나기도 했고요. 일반인이 가수와 함께 듀엣 무대를 꾸릴 기회가 흔한 것은 아니잖아요.
Q. 청람가왕에서 부른 곡 중, 가장 인상 깊은 곡이 있나요?
청람가왕의 1라운드에서 부른 닐로의 ‘넋두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원래 저는 멜로디에만 집중해 노래를 듣는 편이었는데, 이 곡 덕분에 점차 노래 가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거든요. 이 곡은 가사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더욱 감정이입 하며 잘 부를 수 있었어요. 특히 ‘거니는 거리마다 네가 생각나’라는 부분은 학창 시절 때 전 여자친구가 떠오르면서 과거의 소중한 시간을 되돌아볼 수 있기도 했고요.
또, 노래 실력이 정말 뛰어나서 가장 위협적으로 느껴졌던 펀치넬로님을 이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노래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어요. 제가 현재 ‘모데라토’ 공연 동아리에 속해있는데 ‘넋두리’로 커버 영상 촬영을 진행하고 있거든요. 이전부터 수많은 연습을 계속했기 때문에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무대에 임할 수 있었어요.
Q. 청람가왕 준비 과정이 궁금합니다.
일단 음역대가 높고, 제 목소리에 잘 어울릴만한 곡들을 선정했어요. 그리고 ‘청람가왕’의 대결 구도를 고려해서 ‘그날처럼’과 ‘가수가 된 이유’는 편곡을 하기도 했고요. ‘그날처럼’의 경우에는 마지막 후렴부터 음이 점차 고조되도록 편곡하여 감정이 폭발하는 부분을 더 길게 가졌고, 가성부분을 진성으로 불러 좀 더 극적인 효과를 내고자 했어요. ‘가수가 된 이유’도 3절 후렴에서 1,2절 후렴과 동일한 멜로디를 지워 제 강점인 기교과 고음을 더 보여줄 수 있도록 수정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연습을 다양한 방법으로 많이 해보려고 노력했어요. 평소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노래를 부르다가 축제 2~3일 전에는 동아리 공연 곡과 함께 하루 5~6시간씩 연습에 몰두했어요. 태블릿 PC로 노래 반주를 틀어 노래를 부르고 따로 녹음해서 호흡, 성량 등을 꼼꼼하게 검토하기도 했지요. 다목적실에 대관 일정이 없으면 무대에 올라가 무대 장악력을 기르려고도 했고, 거울을 보며 제스처까지도 연습하면서 전반적인 부분에서 완성도를 높이려고 노력했어요.
Q.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우선, 제 목소리에 잘 맞게 선곡을 잘한 것 같아요. 노래 3곡이 모두 제 경험과 어우러져서 감정이입도 잘 되었기 때문에 관객분들께 노래를 잘 전달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대진운이 좋았던 게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청람가왕’ 출연자 중 3명이 모데라토 동아리 선배들인데 이분 모두 저보다 가창력이 뛰어나시거든요. 운이 좋게도, 1라운드와 2라운드 모두 선배들과 경연을 피하게 되면서 결승전까지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Q. 청람가왕에서 우승했을 때 어떤 기분이셨나요?
결과 발표까지 계속 가면을 쓰고 있었는데 발표가 나자마자 조금 울컥하더라고요. 가면 속에서 살짝 눈물을 훔치기도 했어요. 제가 우승하기까지 절 응원하고 도와주신 분들이 많았는데 순간 떠오르면서 참 고마웠어요. 긴장도 많이 되고 놀라기도 했지만 기쁘고 뿌듯한 마음이 가장 컸어요.
Q. 가수 펀치와의 듀엣 무대도 함께 진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함께 무대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펀치님과 듀엣 무대를 진행하기 전까지, 평소처럼 동아리방 옆 계단에서 남자 키로 듀엣곡을 연습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총학생회 측에 듀엣곡 키를 문의했는데 여자 키로 반주를 진행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무대 4시간 전에 갑자기 알게 된 소식이라 많이 당황했지만 노래가 잘 안되는 부분을 세세히 짚어보며 침착하게 연습했어요.
무대 전에 대기실에 들어갔는데 펀치님이 계시더라고요. 같이 있는데 갑자기 너무 떨리면서 손에 땀도 나고 심장도 쿵쾅거렸어요. 다행히 무대 위에선 긴장하지 않고 노래를 불렀는데 펀치님께서 자꾸 눈을 마주치셨어요.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더 떨리기도 해서 최대한 눈을 피하며 무대를 마쳤는데 돌이켜보니 조금 후회되기도 하네요(웃음).
Q. 자유로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전까지 수많은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지만, 이번 ‘청람가왕’ 무대가 가장 잊을 수 없는 무대라고 생각해요. 관객분들도 잘 호응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무대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청람가왕이 유튜브를 통해 송출되었는데 가족들과 친구들 모두 실시간으로 시청하면서 제 무대를 생생하게 감상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번 무대를 통해서 가족과 친구들한테 인정받을 수 있어서 뿌듯하기도 했어요. 친구들이 연예인과 듀엣한 첫 친구가 저라면서 북돋아 주는데 기쁘고 뭉클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제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웠어요. 가족들이랑 친구들이 펀치님 사인을 받고 싶어 했는데 하나만 받은 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요.
그리고, 6월 종강 전으로 인스타그램에 모데라토 동아리에서 촬영한 노래 영상이 업로드될 예정인데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2학기 정기 공연도 준비되어 있는데 이 기회를 통해 여러분과 많이 소통하고 사랑받는 동아리로 거듭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저를 응원해주시고 뽑아주신 동기, 선배, 학생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진정 내가 줄수있다면 나의심장까지
아무런댓가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