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의 제약을 뛰어 넘어, 다양한 정보를 얻고 공유하는 디지털 시대. 하지만 정보를 접할 기회가 늘어난 만큼 허위조작 정보도 많아지고 있다. 가짜뉴스, 디지털 성범죄,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문제도 발생하면서, 학생들은 디지털 위험 지대에 처해있다. 이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정보를 선별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번 ‘미래교육을 잇다’에서는 디지털 활용 역량을 길러 주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디지털 시민 역량을 길러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를 활용하여 디지털 데이터, 정보, 콘텐츠를 소비, 분석, 관리, 활용, 생산하고, 건강한 디지털 시민으로서 지혜롭게 관계 맺고 소통하며, 개인과 사회 발전을 균형 있게 도모하는 역량을 뜻한다(디지털 리터러시 교육협회). 학교에선 학생들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올바른 정보 접근 및 활용법과 디지털 공간 속 시민적 가치를 깨닫도록 하고 있다.
유네스코 방콕 사무소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아동의 디지털 시민성에 대한 연구 발표(2019)’에서는, 디지털 시민 역량을 ▲디지털 활용 ▲디지털 참여 ▲창의와 혁신 ▲디지털 정서 지능 ▲디지털 탄력성으로 구분한다. 정제영 미래교육연구소장은 “올바른 디지털 유저로서의 태도뿐만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를 이해하고 직접 활용하는 주도성도 중요하다”라며 디지털 참여 역량을 강조했다.
◇ 우리나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현주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교육지수(PISA) 정보통신기술(ICT) 친숙도 조사(2018)’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학생 수 대비 학교의 PC 비율’이 OECD 37개국 중 32위를 차지하며 디지털 기기 환경의 열악함을 드러냈다. ‘수업 시간 내 디지털 기기 활용 시간’은 31개국 중 9위의 다소 높은 순위를 차지했으나, 이는 교사 중심 기기 활용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보여 준다. 디지털 활용의 역기능에만 집중하여 수업 시간 전 학생들의 휴대기기를 수거하는 등,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제한하며, 수업 환경에서 디지털 기기의 사용은 교사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장시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디지털교육정책본부 본부장은 “디지털 교과서를 보급하고, 소프트웨어 교육을 추진하여 디지털 환경을 활성화했던 연구학교가 일반 학교보다 정보 역기능 지수가 낮게 나타났다”라며 디지털 기기 보급과 관련 교육을 강조했다.
최근 전국 교육청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1인 1기기와 관련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기기 보관 인력, 관련 교육과정의 부재로 여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관련된 명확한 교육과정 및 시수 계획이 없다는 점은 많은 교사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방향성을 고민하게 한다. 교사들은 개인 역량에 따라 디지털 리터러시와 학습 교과를 연계하거나,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통해서만 수업하고 있다.
◇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학교 현장을 들여다 보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어야 할까?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부산 주감초등학교 이성철 교사를 찾아가 보았다.
Q.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학교 수업에 어떻게 적용하고 있나요?
온라인에 떠도는 코로나19를 둘러싼 수많은 소문 속에서 허위정보를 찾는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올바른 정보 검색법과 신뢰성 있는 정보를 찾는 방법을 자연스레 습득하게 되죠. 또한 카드뉴스, 영상과 같은 콘텐츠로 코로나19 예방법을 직접 제작해 보면서, 제작원리를 이해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었습니다.
Q. 학교 현장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했을 때, 아이들의 반응과 참여도는 어떠했나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주체가 학생임을 고려하여, 학생들이 자기 주도성을 기르도록 실시해야 해요. 학생들이 스스로 디지털 기술을 분석하고 공유하기 때문에 참여도도 매우 높은 편이지요. 교사가 올바른 정보 판별 기준을 일방적으로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보며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해요.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에서도 에듀테크를 적극 활용하면서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었어요. 구글 클래스룸, 팀즈, 패들렛, 잼보드 등의 콘텐츠를 학생들도 자유자재로 사용하게 된 것이죠. 많은 학생이 이를 통해 협업하고 자료를 공유하며 디지털 리터러시를 배우고 있습니다.
Q.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수업을 계획하는 예비교사들에게 한 말씀 해 주세요.
좋은 교육은 교사의 철저한 준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교사 스스로가 디지털 기술을 얼마나 잘 사용하고,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학생들에게 어떤 수업 방식이 효과적일지, 디지털 공간 속 문제로부터 학생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어떻게 교육할지 미리 생각해 보세요. 학생들이 디지털 홍익인간으로서 디지털 공간에서도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미래 교사들에게 부탁드려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