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학교가 멈췄다. 당시, 입학식, 졸업식, 새내기 미리 배움터 등 대면으로 이뤄져야 할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었고, 개강이 연기되었다. 학생들의 활기로 가득 찼어야 할 대학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이후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학내 많은 시설이 문을 닫고, 대면 활동들은 중단되었다. 2021년이 되고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 상황은 계속되었다. 코로나19의 유행세에 따라 방역 완화와 강화가 반복되었고, 어느덧 우리는 ‘비대면, 거리두기’라는 새로운 삶의 양식에 적응해 나갔다. 그리고 또다시 1년이 지난 2022년 초, 코로나19의 유행세가 급격하게 악화되었고, 1주일 누적 학내 확진자 수 240명을 돌파하며 BCP 1단계가 발동되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를 시작으로 하여, 학내 확진자 수가 한 자리 대를 유지하며,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모습이 보인다. 생동하는 5월, 아침이면 비몽사몽 대면 강의를 수강하러 가는 학생들의 행렬, 점심시간이면 들려오는 왁자지껄한 웃음소리, 꽉 채워진 강의실. 이전과 무언가 달라 보이는 학내 모습을 보면 왜인지 모르게 활기가 돋아난다. 청주의 아이들과 함께했던 색동잔치, 존경의 마음을 담은 대면 스승의 날 행사, 그리고 동아리들의 열기 넘치는 정기공연과 얼마전 있었던 대동제까지. 이제야 학교가 원래의 모습을 되찾은 것만 같다.
하지만 우리는 2년이라는 급류를 헤쳐 가는 동안 많은 것을 잃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2년간 이어질 수 없었던 것들은 사라지기도 했으며, 어떤 것들은 상황에 맞게 변형되기도 했다. 대학 생활의 처음을 맞이할 입학식과 끝을 마무리하는 학위 수여식은 2년째 텅 빈 교원문화관과 조그만 포토존으로 대체되었다. 학생사회의 최고 의결기구인 학생총회는 2019년 상반기 이후로 자취를 감추었다. 청람체전, 동아리 대동제 등 다양한 행사도 맥이 끊겼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이어지던 전통과 역사의 단절, 그 이상의 사람과 사람 간의 교류, 정(情), 그리고 유대감. 우리는 그것을 잃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급류 속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해, 흐르는 물은 막을 수 없다. 시간이라는 물살은 야속하게도 지금도 계속해서 흘러간다. 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잃은 것을 찾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 매년 당연하게 진행되어 왔던 연례행사들이 그저 ‘행사’ 그 자체,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그들의 공백을 통해 느꼈다. 우리의 전통과 역사를 찾아서, 그리고 그 너머의 교류와 소통, 기억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향해서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 나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