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대학교 초등미술교육전공 이혜진

사진 / 본인 제공 
사진 / 본인 제공 

우리 반 학생들의 복습을 위해 샘튜버로 데뷔하다!

2019, 7년 만의 육아휴직 뒤에 맡은 6학년은 나에게 보물 같은 존재였다. 나는 늙은 신규로 열정을 가득 안고 학생들과 몸으로 부대끼며, 다양한 현장 체험학습과 프로젝트 활동 등으로 야외에서 추억을 많이 쌓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부모 상담주간에 있었던 일이다. 매시간 본인이 학교 다녔을 때처럼 칠판 가득 판서하고, 이를 요약해 학생들에게 공책에 적게 해 달라는 어떤 학부모의 건의로 인해 큰 고민에 빠졌다.

샛별교사연수의 소그룹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어떤 선생님이 유튜브로 학생들 복습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조언에 샘튜버로 데뷔했다. 나는 그 당시 유튜브나 영상 편집 자체에 학생들보다 무지한 교사였다. 우리 6학년 반 학생들에게 키네마스터, 멸치 앱, 비타 앱 등의 동영상 편집 앱과 사용법을 배웠다. 처음에는 학생들 몇 명이 내가 찍은 복습 영상을 제작해 주기도 했다. 편집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영상을 확인해서 여러 번 들으며 자막을 쓰고 효과를 넣다 보면, 10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데 2~3시간씩 걸리기 일쑤였다. 이렇게 동영상 편집을 시작하다가 학년말 6학년 업무인 졸업생 영상, 재학생들 축하 영상도 직접 찍고 편집하여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

요즘 학생들은 노트에 학습 내용을 정리하는 것보다 배운 내용을 유튜브로 복습하는 것이 훨씬 익숙하고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나도 유튜버가 되고 영상 편집에 계속 더 익숙해져 갔다.

 

코로나19 시대, 수업 영상을 직접 만드는 줌 수업의 교사가 되다!

다음 해, 코로나 첫해인 2020년에 4학년 담임을 맡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개학도 늦춰져 처음부터 온라인 학습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팬데믹, 그 누구도 준비되지 않았던 교육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전례가 없었기에 지침도 플랫폼도 모든 것이 준비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코로나 전년도부터 샘튜버로 활동해 왔기에, 비대면 온라인 수업 영상을 직접 제작해 보려고 했다. 하지만 부족한 교육 현장과 여건에 영상 제작은 쉽지 않았다. 코로나 비대면 수업 관련 예산도 없어서 사비로 핸드폰 거치대, 유선 핀마이크와 편집 앱 등을 구매했다. ‘슬기로운 휴업 생활영상을 만들어서 가정에서도 다양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작년 3학년 학습 내용을 복습할 수 있도록 EBS를 활용하는 법, 독서 하는 법(비대면 시립도서관 이용법), 코로나 시대 가정에서 홈트, 체조하는 법 등을 직접 촬영하고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리고, e학습터에 링크를 걸어 게시했다.

슬기로운 온라인 개학 생활편에서는 비대면 원격수업이 오래될 경우를 대비해 e학습터 사용법을 직접 촬영하여 코로나로 인한 학생들의 가정 학습을 위한 영상도 찍고, 3학년 복습 영상을 칠판에 적으며 촬영한 후 편집해서 올렸다. 4학년 국어, 수학, 도덕, 창체, 미술 등의 과목도 직접 촬영하여 편집해서 올렸었다. 전국의 4학년 선생님들은 내 유튜브 영상을 e학습터 플랫폼에 활용하셨고, 그 결과 내 유튜브 영상의 조회 수가 14천 회, 8천 회, 7천 회 등 총 10만 회를 불과 몇 달 사이에 달성했다. 이때 지역도 학교도 모르는 학생들로부터 악플도 받고 혹은 전혀 모르는 여러 선생님과 학생들의 훈훈한 댓글도 받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코로나로 인한 원격 수업이 길어지자 쌍방향! 쌍방향!’을 외치는 관리자들과 사회적 요구에 줌(ZOOM)으로 조·종례를 시도하기도 했다. 처음 시작하는 일들은 어설프고 실수투성이였다. 시간과 노력도 배로 들었다. 그럼에도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에 조금이라도 우리 반 학생들과 전국의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어 감사했다.

 

이후 작년인 2021, 한국교원대학교 석사 파견교사로 입학을 하게 되었다. 비대면 줌 수업의 학생이 되어 작년의 상황과 완전히 정반대의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체험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과 토론하며 학교에서 한발 벗어나 더 다양한 교육에 대한 고찰들을 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함께했던 아이들과 함께할 수 없어, 그립고 아쉽지만, 신규교사의 마음으로, 연구자에서 현장 실천가로 다시 한번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과 부대끼며 살아갈 날을 고대하며 준비하고 있다. 이곳에서 깨달은 바를 잊지 않고 배운 대로 살아내는 교사가 되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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