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우리학교는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 편의를 위해 실질적으로는 규정 이상으로 설치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장애인 편의 보장 정도가 높지 않은 편이었다.

 

교양학관 경사로 안전손잡이에 점자 스티커가 붙어 있다. 사진 / 구본규 기자
교양학관 경사로 안전손잡이에 점자 스티커가 붙어 있다. 사진 / 구본규 기자

일관성과 연계성이 부족한 실외 경사로

청람관 등 생활관을 제외한 거의 모든 건물이 실외 경사로를 설치하여 휠체어 이용자를 고려했다. 안전손잡이의 점자스티커도 종합교육관·대학본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실외 경사로에 부착됐다. 하지만 경사로 배치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부분의 건물에는 주출입구에, 인문과학관·음악관 등에는 부출입구에 위치하여 일관성이 낮았다. 또한 미래도서관 이외에는 한 개씩만 존재했다. 여러 출입구를 다양하게 이용해야 함에도 휠체어 이용자의 이동을 제한하는 형태다.

다른 시설과의 연계성은 시설 종류에 따라 달랐다. 예로서 교양학관은 경사로가 놓인 부출입구에 점자안내판과 엘리베이터가 밀집해 연계가 좋았다. 하지만 화장실 및 유도블록과는 연계성이 떨어졌다. 장애인용 화장실은 건물 정반대 끝에 하나 위치하며, 시각장애인 유도블록은 경사로가 아니라 계단으로 안내한다. 다른 건물도 엘리베이터와의 연계 정도는 준수해도 유도블록과의 연결성은 떨어지는 편이었다.

 

교양학관 뒤 유도블록이 파손되어 빗물이 고였다. 사진 / 구본규 기자
교양학관 뒤 유도블록이 파손되어 빗물이 고였다. 사진 / 구본규 기자

유지·설치가 미흡한 유도블록

유도블록은 경사로와의 연계 외에 유지 및 설치 상황에도 미흡했다. 먼저 유지 상황이다. 유도블록은 저시력자가 촉각으로 돌출 지점을, 시각으로 노란색을 인지하도록 한다. 그런데 예로서, 교양학관서 학생회관에 가는 길, 인문과학관 뒤쪽 길의 유도블록은 닳거나 변색되어 본 취지를 이행하지 못했다. 교양학관 뒤쪽 유도블록은 파손돼 끊어지기까지 했다.

다음은 설치 상황이다. 학내 통행로가 여러 방향임에도 유도블록은 로터리 중심의 큰 길로만 깔렸으며, 교통수단 및 생활관과의 연결성이 좋지 않았다. 게다가 유도블록이 불연속적이거나 점형블록이 미배치되 혼란을 유발하는 구간도 적지 않았다. 한편 학생회관·미래도서관 제외 모든 건물은 실내에 선형블록을 설치하지 않았다. 점형블록은 승강기·계단·출입구 등에만 제한적으로 설치했는데, 이마저도 화장실 앞 미설치 개수 부족 불연속 출입구 한 쪽에만 설치 등 한계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부족한 실내 시설

실내에는 유도블록 외 한계도 많았다. 인문과학관 등은 경사로와 연결된 출입구마저 수동 여닫이문이었다. 계단에 있어서는, 미래도서관을 제외한 거의 모든 건물이 안전손잡이 설치 및 연속성 확보, 점자스티커 부착이 미흡했다. 복도에는 안전손잡이가 전무했으며, 종교관·미술관은 바닥재로 미끄러운 재질을 사용해 보행의 곤란함을 가중했다. 강의실에는 원형 손잡이가 비일비재했으며, 호실 정보를 점자로 제공하는 스티커가 전무했다.

도서관·학생회관 등 이외에는 종합안내촉지도가 없었다. 그런데 학생회관의 종합안내촉지도는 장애물에 가려졌고 전원도 미연결 상태였다. 장애인용 화장실은 학생회관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건물에 한 개()씩만 존재하며, 수동수전이 설치된 경우도 있어 이용이 곤란했다. 체육관·미래도서관의 장애인용 화장실은 수동문이었고, 열리는 방향으로 인해 폭이 좁게 느껴질 우려도 존재했다. 피난구유도등은 대부분의 건물이 비장애인용이었고, 대피로는 장애인이 신속하게 이동할 수 없는 구조였다.

다만 엘리베이터는 설치 상황이 준수했다. 경사로 및 유도블록과의 연계가 준수하며, 점자버튼과 안전손잡이 모두 잘 부착됐다. 생활관 이외 거의 모든 건물에 설치되기도 했다. 점자안내도도 생활관을 제외한 거의 모든 건물에 설치되었다. 또한 장애인 전용 좌석도 관리동 식당과 도서관의 입구 지근거리에 위치했다.

 

우리학교는 경사로가 있어도 위치나 손잡이 및 타 시설 연계에서 부족한 등, 실질적인 편의 제공 정도가 부족했다. 장애인이 최단거리로 혼자서도 강의실과 건물을 출입하고 학교 곳곳을 산책하기가 곤란하다. 법률 준수를 넘어 장애인의 관점에서 시설을 재구축하는 학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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