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간까지 밝게 불이 켜진 학교 도서관 속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 그들을 위해 묵묵히 자리를 지키시는 분들이 계시다. 생소한 직함의 명예 행정관. 도서관에 오며 가며 한 번쯤은 봤기에 낯익은 모습이지만, 가까이에서 마주칠 기회는 적었다. 이번 464호 오늘의 청람에서는 우리학교의 설립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오병철 명예 행정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학교 도서관에서 명예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오병철입니다. 나이는 한 70살 정도 되었습니다. 명예 행정관 제도가 2013년쯤에 학교 규정으로 제정이 되어서, 우리학교에서 퇴직한 분들을 대상으로 희망자를 위촉했어요. 명예 행정관으로 근무한 것은 2017년부터인데, 중간에 코로나로 인해 중단되었다가 다시 시작해서 햇수로는 3년 정도 되었네요.
Q. 도서관 1층, 3층, 5층에서 주로 근무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업무들을 맡아 하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저를 포함해 6명의 명예 행정관들이 도서관에서 교대로 근무하고 있어요. 주로 층별 관리와 자료 대출, 반납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학생의 대부분이 자동 기계를 이용하기 때문에, 패스워드를 잊어버렸거나 궁금한 점이 있는 경우에 소소하게 도와주고 있죠.
Q. 업무를 하다 보면 때때로 어려운 일, 힘들었던 일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때가 가장 힘들었나요?
특별히 어려운 일은 없어요. 명예 행정관을 활용하지 않고 직원 선생님들께서 늦은 시간까지 근무할 수도 있겠지만, 낮에 근무하고 저녁 시간까지 연장하려면 참 힘들고 하니까, 이렇게 명예 행정관을 활용하는 것 같아요. 매일 근무하는 것이 아니고 교대로 하니까 시간적으로도 좋고 일도 덜 힘들고 만족스럽습니다. 일이라는 것은 즐기면서 하면 힘든 줄도 몰라요. 재미로 하면 최상의 즐길 거리가 된다고 생각해요. 집에서 무료하게 있는 것보다는, 학교에 와서 학생들과 접하면서 자료도 볼 수 있으니 좋죠.
Q. 반대로, 업무를 하며 큰 보람을 느끼거나 즐거움을 느낄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때 큰 보람을 느끼나요?
도서관은 어떻게 보면 대학의 상징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학생이 도서관에서 자료검색, 학습, 연구 등 다양한 일을 하잖아요. 우리 젊은 학생들이 와서 늦은 밤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볼 때는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를 보는 것 같은 생각에 뿌듯한 감정이 들죠.
Q. 명예 행정관을 하시기 전에는 무슨 일을 했었나요?
우리학교에서 20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퇴직하기 전에는 학교의 교무관리과(학사관리과)와 학생복지과(학생지원과)에서 근무했어요. 퇴직 후에는 명예 행정관으로 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있고요. 교원대학교의 아주 초창기 때부터 근무한 초창기 멤버이기도 해요. 1984년 4월에, 서울 동승동에 위치한 학술진흥재단 사무실을 임대해서 약 10개월간 개교 준비를 했습니다. 이듬해인 1985년에 청주로 내려와서 개교했어요. 벌써 개교한 지 37년이 지났네요. 개교 년도가 1985년이니까 이번에 입학한 22학번 학생들은 태어나기도 전이에요.
Q. 우리학교에서 근무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꽤 오랫동안 근무를 하셨는데, 근무하면서 기억에 남는 학생이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퇴직한 지가 한 10년 정도 되었고 워낙 학생 수도 많다 보니까 이름까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85학번이나 86학번 되는 분 중에는 우리학교의 학생에서 교수가 된 경우가 있어요. 교수 명단 같은 걸 보면 얼굴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죠. 학생이 교수가 되어 학교에 있는 걸 보면 감회가 새로워요. 여러분의 아주 훌륭한 선배들이에요.
Q. 많은 청람 학우들이 명예 행정관 덕분에 도서관 개방 시간이 연장되고, 연휴 기간에도 사용할 수 있어 만족감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학우들의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많은 학생이 그렇게 좋게 생각을 해준다면 그 이상 고마울 수가 없어요. 참 듣기에 기분이 좋은 반응이네요.
Q. 마지막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해주실 말이 있나요?
우리 학생들이 지금도 정말 잘하고 있어요. 다만 더 욕심을 낸다면, 이용하고 나서 의자를 바르게 정리하고 가면 보기에도 좋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까지 신경 써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대학은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에요. 열심히 시간을 보내다 보면, 나중에 졸업해서 현직에 가서도 많이 도움이 될 것이고, 좋은 교사와 사람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