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상, 코코볼&우유, 야채스프, 오렌지, 스크램블에그’, ‘촉촉한치즈빵, 시리얼&우유, 스프류, 바나나’, ‘밤식빵, 첵스&우유, 양송이스프, 사과, 연두부샐러드’.

매일 바뀌는 아침 메뉴 사이에서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음식이 있다. 바로 ‘두유’다. 두유는 식단표에 적혀 있지도 않고, 때로는 빵과 시리얼 사이 조화를 이유로 뒷전이 되기 일쑤지만 묵묵히 매일 아침 기숙사 식당에서 사람들을 기다린다. ‘시리얼과 빵에는 당연히 우유지!’라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우유로만 손을 뻗던 당신을 위해 이번 기획에서 식물성 대체음료를 소개한다. 

 

식물성 대체음료가 도대체 뭐야?

식물성 대체음료란 콩, 견과류, 귀리, 쌀 등 곡물이나 식물성 원료를 곱게 갈아 물과 섞은 것을 말한다. 보통은 식물성 우유, 락토프리(lacto-free) 우유 등으로 불리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식물성 대체음료는 우유가 아니다. ‘우유’란 원유를 살균 또는 멸균 처리한 것인데, 식물성 대체음료에는 원유가 들어가지 않는다. 

 

현대에 도달하기 전까지 소젖의 상업적인 거래는 없었다

요리역사가 앤 멘델슨(Anne Mendelson)의 말이다. ‘식물성 대체음료’의 개념이 최근에 만들어진 소비 트렌드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으나, 식물성 대체음료는 우리의 생각보다 긴 역사를 지닌다. ‘우유(milk)’라는 단어가 처음 기록된 1200년경 당시에는, 소젖이 아닌 식물로 만든 주스를 의미했다. 1225년 발행된 〈바그다드의 요리(A Baghdad Cookery Book : The Book of Dishes)〉에서는 8세기경 유럽에서 기독교의 영향으로 견과류를 활용한 음료가 인기였으며, 13세기부터 스페인어권 국가에서는 타이거너트를 재료로 하는 '오르차타'를 즐겼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에서도 식물을 기반으로 하는 음료의 존재를 엿볼 수 있는 기록이 있는데, 고려시대 의서 〈향약구급방〉에 따르면 목의 마비 증상에 두즙을 사용했다고 한다.

한동안 우유 산업의 호황으로 소수의 사람만이 식물성 대체음료를 찾았다. 하지만 최근 비건 식생활과 환경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우유 급식 중단 및 가격 상승으로 우유 시장이 약간의 위기를 겪는 동안, 대체음료의 시장 규모는 꾸준히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유로모니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체음료 시장 규모는 2016년 83억 원, 2020년 431억 원으로 해가 지날수록 점점 늘어나는 추세로, 2025년에는 66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Drinking Milk Products in South Korea, 2020.10.). 실제로 식물성 대체음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2021년에만 매일유업의 ‘어메이징 오트’, 서울우유 ‘하이오트’. 동원F&B ‘그린덴마크’ 등 다양한 식물성 대체음료가 출시됐다. 

 

식물성 대체음료, 대체 왜 마시는 거야?

우유를 마시지 않겠다고 결정한 사람들은 크게 환경보호, 건강상 이유, 동물복지의 세 가지 측면에서 실천을 시작한다. 우선 환경보호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식물성 대체음료를 통해 환경보호를 실천하다.'
최근 MZ세대를 움직이는 소비 트렌드가 있다. 그것은 바로 미닝아웃으로, 소비 행위 등을 통하여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출하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채식이 어쩔 수 없는 선택, 금욕, 고행 등으로 취급되었다면, 이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한 삶, 건강한 지구를 위한 행동을 선택하는 문화가 형성되는 추세이다. 이들은 유제품의 공장형 대량생산과 축산업에 의해 야기되는 환경 문제에 가담하지 않고자 우유 대신 식물성 대체음료를 소비함으로써 환경보호에 동참한다. 젖소가 지낼 시설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짜낸 젖을 살균하는 설비들, 젖소의 사료 등은 탄소발자국의 값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식물성 대체음료는 동물로부터 나오는 유제품보다 탄소발자국이 적기 때문에, 환경 보호적 측면에서 유리하다. 한 컵 생산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우유 0.6kg, 두유 0.2kg, 아몬드음료 0.1kg으로, 식물성 대체음료를 소비하는 것은 환경보호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식물성 대체음료를 통해 건강을 생각하다.'

건강상 이유로 우유를 대신해 식물성 대체음료를 마시기도 한다. 식물성 대체음료는 곡물과 같은 식물성 재료를 갈아 물과 혼합한 식품이기 때문에, 유당 성분이 들어가 있지 않다. 따라서 유당 불내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우유 대신 식물성 대체음료를 찾는다. 혹은 일반 우유보다 더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식물성 대체음료를 찾기도 한다. 귀리 음료는 높은 섬유질을 함유하며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에 좋고, 아몬드 음료는 비타민 A, E가 풍부하다. 쌀 음료는 지방 함량이 낮으며, 단백질, 탄수화물, 미네랄, 칼슘, 비타민B가 풍부하다.

 

'식물성 대체음료를 통해 동물복지를 외치다.'

채식주의자들 중에서, 유제품까지 소비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건이라 부른다. 이들의 목표는 지구와 동물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더 건강하고 윤리적인 삶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 있다. 우유 생산 과정에서 자행되는 비윤리적 과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우유를 소비하지 않는 형태로 내는 것이다. 다음에 나오는 김한민 작가의 책 <아무튼 비건>에서 우유를 소비하지 않는 행위가 동물복지와 연결될 수 있는 이유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소를 강제로 임신시킨다. 한 손은 소의 항문을 통해 직장 안으로 집어넣고, 한 손으론 성기 안으로 인공수정 관을 자궁 입구까지 억지로 밀어 넣는다. … 어미 소에게는 기계를 부착해 매일 악착같이 우유를 짜내는데, 이 전 과정이 너무도 고통스럽고 스트레스가 커서 젖소는 원래 수명인 약 25년을 한참 밑도는 4~5년 만에, 자기 발로 설 힘도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다. … 가히 악마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 행동을, 우리는 조금의 가책도 없이 1년 365일 동안 일상적으로 저지르고 있다.”

음식은 그 시대의 환경과 철학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책임져야 하는 것들을 고려한 식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한 이들에 공감이 되는가?, 혹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식물성 대체음료를 시도해 볼 마음이 생겼는가? 그렇다면 다음 내용을 보며 본격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구매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식물성 대체음료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당신을 위한 3가지 추천!

제품명

아몬드브리즈

랩노쉬 마시는식사 

비건 그레인

오틀리

이미지

 

 

 

 

 

분류

아몬드음료

프로틴음료

귀리음료

가격

오리지널 1,000원

2,200원

2,000원

소개글

운동하거나 식단관리를 하는 사람들의 필수템! 아몬드 음료 중 가장 대중적인 제품이라 구하기 쉬우며, 언스위트, 프로틴, 초코, 바나나 등 선호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합니다.

고식이섬유, 로우슈거, 식물성 고단백질을 내건 비건 음료! 설탕을 대신해 액상 알룰로스가 들어있으며, 19곡 분말 함유로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충분한 음료입니다.

빨대까지 종이로 제작되어 판매 중인 오틀리!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손꼽히는 귀리로 만든 음료입니다. 바리스타용으로도 출시되어 실제 카페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위치한 식물성 대체음료 옵션 카페, 강내 허슬커피'

최근 환경에 관한 관심이 커지며,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와 몇몇 개인 카페에서는 비건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가까운 탑연삼거리 부근에 위치한 ‘허슬커피’에서도 비건 카페라떼와 흑임자 크림커피 등 식물성 대체음료로 만든 달콤하고 맛있는 선택지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강내면에서도 비건 옵션 음료를 마실 수 있다는 소식에 기자들이 직접 방문해 보았다.

허슬커피 비건 메뉴.
허슬커피 비건 메뉴.
기자들이 마신 비건 옵션 음료. 비건 카페라떼와 초콜릿 라떼(귀리유 변경)
기자들이 마신 비건 옵션 음료. 비건 카페라떼와 초콜릿 라떼(귀리유 변경)

Q. 비건 옵션을 제공하는 다른 카페에서는 보통 두유를 활용한 소이라떼를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별히 귀리음료를 도입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이전까지는 우유가 완전식품이라는 인식이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몸에도, 환경에도 좋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우유를 생산하려면 소의 사육과 원유의 가공이 필요하기에, 식물성 대체음료보다 환경오염 지수가 높다고 해요. 또한 한국 사람들은 유당 불내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비건 메뉴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졌어요. 저희 카페에서도 대체음료 옵션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마침 귀리 음료를 납품 중인 지인이 있어 재료 수급이 용이해 선택하게 되었어요. 또 커피와 만났을 때 두유보다는 귀리의 맛이 더 조화롭기도 하거든요. 두유는 식물성 단백질 특유의 단맛이 나는데, 이 맛이 산미가 있는 커피와 만났을 때 쌉싸름 해지거나 커피 맛을 떨어트리는 경우가 있었어요.

 

Q. 식물성 대체음료 옵션에 대해 알고 있는 고객들이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비건 메뉴의 주된 소비층은 누구이며, 비건 옵션은 얼마나 많이 판매되고 있나요?

실제로 메뉴판에 비건 옵션을 기재해 두었지만, 많은 분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와 같이 평소에 주로 소비하던 메뉴를 주문하세요. 비건 메뉴의 판매량이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비건 옵션이 있다는 것을 아시는 분들은 꾸준히 비건 메뉴만 드시긴 합니다. 채식주의자, 다이어트를 하시는 분들이나 유당불내증이 있는 분들이 주로 찾으시는 편이에요. 가격에도 큰 차이가 없고, 우유로 만든 음료에 비해 소화하기 편해서 그런 것 같아요.

 

Q. 비건 메뉴를 판매하고 유지하실 때, 일반 우유를 사용하는 것보다 번거로운 부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재료 수급이나 메뉴 제공, 비용적 측면 등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사실 우유에 비해 식물성 대체음료의 유통기한이 조금 더 길기에, 보관상의 어려움은 적습니다. 다만 층을 쌓아가는 음료를 만들 때는 우유보다는 조금 더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음료를 더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크림이나 우유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들을 대신해 사용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느낌이에요. 그런 점에서 우유를 완벽히 대체하긴 어렵지만, 일반 라떼나 곡물 음료로 마시는 데에는 충분히 괜찮은 것 같아요. 

가격 측면에서 보자면, 이전에는 식물성 대체음료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공급이 적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식물성 대체음료의 소비도 늘었고, 매일유업이나 서울우유에서도 비건 제품을 다양하게 내놓는 추세라 단가가 많이 낮아졌어요. 그럼에도 일반 우유의 1.5배 정도의 단가가 있다 보니까 추가금을 받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Q. 개인 카페를 운영하다보면 환경 이슈에 대한 고민을 자연스레 하게 될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환경에 대해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카페를 운영하면서, 플라스틱 재생 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환경 관련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덜 쓰고 잘 닦아 버리는 게 특히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현재 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하는 흐름이 커지고 있고, 일부에서는 강제화가 되기도 했는데요. 사업적으로나 환경적으로 큰 뜻이 있기보다는 ‘하고 있고, 해야 하고, 취급하기도 편하기 때문’에 비건 옵션을 추가 등의 노력을 하고 있어요.

 

 

비건 실천이 궁금해? 이 책을 통해 알아보자!

무엇을 먹고 어떻게 식탁을 구성할지는 우리가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다. 식물성 대체음료, 더 나아가서 채식주의를 실천하는 삶에 관심이 생겼다면 이런 책을 추천한다.

 

  • 〈아무튼 비건〉, 저자 김한민, 출판사 위고

비건으로 살아가고 있는 작가가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어떤 계기로 채식을 실천하게 되었고, 어떻게 채식을 하고 있는지 읽기 쉬운 어투로 담담하게 풀어낸다. 비건을 둘러싼 인식이나 채식주의자로서의 삶에 대해 궁금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 〈두 번째 지구는 없다〉, 저자 타일러 라쉬,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비건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환경 문제다. 우리는 자연 속에 둘러싸여 살고 있지만, 그 사실을 간과한다. 우리의 시선은 인공적으로 만든 곳에만 닿다 멈추고 만다. 잊고 살던 기후 위기의 심각성과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방송계의 대표적인 천재 타일러가 입을 열었다.

 

 

  • 〈비건 하이프로틴 쿡북〉, 저자 쥘 노이만, 출판사 돈돈

채식주의자 선언을 하면 꼭 듣는 질문이 있다. “너 그럼 단백질은 어디서 얻어?” 누군가 당신에게 이 질문을 할 때, '비건 하이프로틴 쿡북'을 소개해주자. 이 책에 담긴 요리법들은 채식만으로도 충분히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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