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눈을 감으면 우리는 신비한 세상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우리는 누구든 만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으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곳은 바로 꿈이다. 눈을 뜨면 사라지는 허상과 같지만, 간밤의 꿈으로 인해 매우 상쾌하고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낼 수도, 찝찝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도 있다. 내가 원하는 꿈만 꿀 수는 없을까? 마치 백화점에서 옷을 구매하듯 말이다. 이번에 만나볼 책은 꿈을 판매한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진 책,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다.
◇ 어서 오세요, 손님. 어떤 꿈을 찾으십니까?
진열장에 놓여 있는 상품들, 이곳에 찾아오는 손님들, 사용하는 화폐 등 다른 백화점과는 구별되는 신기한 백화점이 있다. 이곳은 잠이 들어야만 갈 수 있는 특별한 백화점,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다.
이 백화점은 특별하다. 보통 백화점의 진열장에는 옷, 가방, 신발이 있지만, 여기에는 ‘좋아하는 사람이 나오는 꿈’, ‘하늘을 나는 꿈’ 등 독특한 이름의 상품들이 놓여 있다. 층마다 다른 장르의 꿈들이 개성 있게 포장되어 있고 손님들은 그날그날 꾸고 싶은 꿈을 고른다. 무슨 꿈을 꿀지 고민되는가? 그렇다면 직원에게 원하는 내용, 원하는 분위기의 꿈을 말해보자. 당신에게 꼭 맞는 꿈을 추천해줄 것이다. 이곳은 손님들도 특이하다. 꿈 백화점의 손님들은 모두 맨발 또는 양말을 신고 있으며 잠옷 차림이다. 아기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방문하며 심지어 동물들도 꿈을 사러 온다. 꿈을 사려면 돈은 필요 없다. 꿈을 꾸고 난 뒤의 여러분이 느낀 감정, 그것이 바로 당신이 산 꿈의 대가이다.
이 이상하고도 특별한 백화점에 방문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꿈 백화점의 꿈들이 모두 팔리기 전에 어서 눈을 감고 꿈나라로 여행을 떠나 보자.
◇ 과거의 일에서 벗어나고 싶으신가요?
“트라우마 극복은커녕 아예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끄집어내는 게 불쾌하기만 해요. 전부 환불받아야겠어요.”
예전에 있었던 일이 생생하게 나타나는 꿈을 꾼 적이 있는가? 예를 들어, 면접을 홀랑 망쳐 버리거나, 시험을 칠 때 머리가 백지가 되는 것처럼 이불이 축축하게 젖고 빨리 꿈에서 벗어나고 싶게 만드는 그런 꿈 말이다. 꿈에서 깨고 나면 이불의 감촉과 익숙한 천장이 모든 것이 꿈이란 것을 깨닫게 해준다. 현실이 아닌 것을 알지만 찝찝한 기분은 여전하다. 행복한 꿈만 꾸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이런 꿈은 도대체 왜 꾸는 걸까.
누구나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족쇄처럼 당신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자. 그저 떠올리기 싫은, 최악의 순간일 뿐일까?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 뒤에는 그것을 버티고 이겨내기 위해 있는 힘껏 노력한 당신이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순간을 지나 지금을 살아내고 있다면 그 자체로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다. 그리고 그 자체로 당신은 이미 강하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거꾸로 생각하면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나가던 때일지도 모르죠. 이미 지나온 이상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랍니다. 그런 시간을 지나 이렇게 건재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손님들께서 강하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 영감의 원천은 바로 ( )이다.
“꿈에서 영감을 얻었다던데, 저한테는 그런 꿈을 파실 수 없는 건가요? 값이 비싸서 그런가요?”
비틀즈의 ‘Yesterday’,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케툴레의 벤젠고리 구조론.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꿈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꿈은 흔히 영감의 원천이라고 불린다. 수많은 예술가와 과학자들이 꿈에서 영감을 얻어 세기의 명반을 만들고 세상을 뒤바꿀 놀라운 이론을 발표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매일 밤 꿈을 꾸는데 어떻게 그들만이 영감을 얻는 꿈을 꾼 걸까. 불공평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꿈에서 영감을 얻는 사람들은 그저 우연히 ‘영감을 얻는 꿈’을 꾼 행운아일 뿐일까?
잠을 자는 동안 우리는 주변의 상황을 알지 못한다. 평소 주변 상황을 의식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복잡한 머릿속이지만, 잠을 자다 보면 그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 그러고 나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은 깊게 고민하고 생각했던 것뿐이다. 오히려 잠을 잘 때, 하나의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영감은 특별한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매일매일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다 보면 어느 순간 꿈속에서 영감이 튀어나올지도 모른다. 영감은 사실 당신 안에 이미 있던 것이다. 영감을 주는 것은 그 무엇도 아닌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한 당신이다. 영감의 원천은 바로 당신 자신이다.
“영감이라는 말은 참 편리하지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뭔가 대단한 게 툭 하고 튀어나오는 것 같잖아요? 하지만 결국 고민의 시간이 이를 만드는 거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