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6485 조윤영 (불어교육과)

월요일 아침, 학교로 향하는 길에는 친구들을 만난다는 기대감으로 등교하던 학생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교문을 통과하는 사람들은 오직 선생님들뿐이다. 나 또한 학생들과 아침 인사를 나누며 등교했던 작년을 생각하며, 바이러스가 철저하게 차단된다는 KF94 마스크를 낀 채 교문을 들어섰다. 실내로 들어가기 직전에 소독제를 사용해 꼼꼼히 손을 소독한 후 체온을 체크한다. “36.5도입니다.”라는 기계적인 음성이 확인되고 나서야 온전히 교실로 들어올 수 있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된 이후 학생들의 감염 위험을 줄이고자 온라인 교육이 실시되었다.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던 교육청 온라인 플랫폼이 빛을 드러내던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흔히들 말하는 이 시국이 되어서야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었던 플랫폼의 기능들을 익히기에 바쁜 나날들이 지났고,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일상이 되어 버린 온라인 수업의 시대가 도래했다.

텅 빈 교실에 도착해서 내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컴퓨터 켜기.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해 학생들의 출결을 확인하고, 컴퓨터에 서투르거나 시스템상의 오류로 접속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접속시키는 일이다. 그리고 어느덧 1교시가 끝나 버렸다. 학생들을 직접 만나서 그들의 눈빛을 보고, 어조를 파악하며,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의사소통의 방법들이 모니터에 송출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11초가 초임 시절의 공개수업보다 더 어렵게 느껴진다.

TV쇼에 출연한 개그맨마냥 혼자서 웃고 떠들며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겨우 4교시가 끝났다. 수업이 하루에 6시간씩 할당되긴 했지만, 온라인 수업의 특성상 아이들의 집중도를 고려하여 오전 4시간은 실시간 수업으로, 나머지 오후 2시간은 ebs를 활용한 교육 콘텐츠를 업로드하여 수강하게끔 했다.

허기진 배를 부여잡은 채 적막이 가득한 급식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학생들이 없는 학교의 급식실은 수능을 앞둔 고3 교실보다 더 조용하다. 미리 와 계신 선생님들은 한 좌석씩 자리를 띄어 앉은 채 침 튀김을 방지하는 플라스틱 막에 둘러싸여 식사를 하시고 계셨다. 나 또한 그들과 같이 한 좌석 띄어 자리를 앉고, 플라스틱 막을 친구 삼아 조용히 식사를 마쳤다.

교실로 돌아온 뒤 내일 진행될 온라인 수업을 점검하고, 결국 오늘 접속하지 못한 학생과 전화 상담을 가졌다. 컴퓨터가 갑자기 고장 나서 접속을 못했다는 학생의 말을 믿어야 하지만, 아직도 잠이 덜 깬 그의 목소리에서 신뢰감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다.

퇴근 시간이 되어서 나는 교실 거울 앞에 선다.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했는지 점검하고 거울 앞에 비치된 소독제를 꼼꼼하게 사용한다. 학교를 빠져나가는 길에도 학생들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오직 하루종일 모니터와 씨름한 선생님들의 지친 뒷모습만 눈에 비친다.

서로 인사하기 바쁜 아침 학교의 등굣길 풍경, 무에 그렇게 할 말이 많은지 가방을 멘 채로 교실에 앉아 떠드는 학생들로 가득한 교실, 항상 배고플 때라 점심시간만 되면 급식실로 달려가는 학생들. 너무나도 당연했던 학교의 보통의 일상들이 이제는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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