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회계직, 차별 철폐하라 쟁의행위 전개
학생 의견 수용해 투쟁 방식 수정하기도
전국대학교노동조합 한국교원대학교지부(이하 대학노조)가 이전까지의 교섭 결렬과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 조정중지 결정을 근거로 대학본부 주변에서 쟁의행위를 전개하고 있다. 대학노조는 대학 당국과 총장을 대상으로 임금체계 개선과 조합활동 보장 등 세 가지를 요구하였다. 한편 소음 등으로 인해 학생들의 불편 호소에 대학노조는 쟁의행위 방식을 변경하며 학생들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하였다.
◇ “인간으로서 존중하라” 외치는 대학노조
대학노조는 5월, 대자보를 게시하여 대학노조와 학교 간 임금 교섭에 관한 입장을 공론화하였다. 대자보 게시 당시의 제6차 임금협상을 포함한 총 19차례의 교섭(본교섭 7차례, 실무교섭 12차례)은 결렬되었다. 이후 중노위 노동쟁의 조정이 있었으나 중노위는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5조에서 쟁의행위를 위해 필요하다고 규정한 조건을 모두 충족하였기에, 대학노조는 대학본부 앞에서 쟁의행위를 펼치기 시작하였다. 또한 지난 9일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였으며, 호소문을 두 차례 발표하고 자보로 게시하기도 하였다.
대학노조는 ▲대학회계직원 대표의 공식 회의체(대학평의원회, 재정위원회 등) 참여 ▲대학노조 조합사무실·조합활동 보장 ▲임금체계 수정이라는 세 가지를 요구하였다. 타 직원, 타 노조 등과 대학회계직을 더는 차별하지 말라는 주문이 세 요구사항을 관통한다. 첫 번째 요구는 공식 회의체에 참여하는 타 구성원과의 차별을 철폐하라는 주장이다. 우리학교 직원은 공무원과 대학회계직으로 구성되며 직원대표가 공식 회의체에 참여한다. 그런데 공무원과 대학회계직이 처우나 법적 근거 등 상당히 다름에도 불구, 대학회계직은 직원대표에 참여할 수 없다.
두 번째 요구는 타 노동조합·직장협의회와 대학노조 간 차별을 철폐하라는 주장이다. 조직적으로 활동하는 환경·조건에 있어 타 노동조합·직장협의회는 사무실을 제공 받고 활동 시간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대학노조는 코러스(KORUS) 메일의 자유로운 활용도 1년이 지난 지금에야 가능할 따름이다. 그리고 타 노동조합과 달리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근무시간 면제와 조합사무실을 아직도 제공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호소문에서는 특히, 조합사무실에 대해 약자가 모이는 것만으로는 힘이 생기지 않으니 “상징적으로 사용자에게 조합사무실 등을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장소 너머의 의미를 강조하였다.
세 번째 요구는 동일가치노동-다른 임금의 차별을 철폐하라는 주장이다. 우리학교 대학회계직의 임금은 소멸된 10급 기능직 공무원 1호봉 기준으로 2012년에 책정되었고 이후 공무원보수인상률을 적용하였다. 같거나 유사한 업무를 공유함에도 공무원보다 낮은 임금 기준을 적용받아서 1호봉 임금은 최저임금보다 약 6만 원 많은 약 188만 원이다. 게다가 호봉 간 6,200원가량만 차이 나서 31호봉 임금이 230만 원이다. 1호봉에서 31호봉까지 임금의 기본급이 약 1.2배 증가하는 동안 청주교대·서울교대 9급 사무원, 충북대·충남대 회계직의 기본급은 2배가량 증가한다. 또한 우리학교는 임금개선을 TF로 진행하고 TF 결과를 비공개하는 등 불통의 자세를 보이기도 하였다.
◇ 학생들, 소음공해 토로 … 대학노조, 시위 방식 개선 등 응답
쟁의행위에 대해 학생들은 지지 혹은 반대, 그리고 무슨 시위인지 궁금해하는 쪽으로 의견을 달리하였다. 대학노조 측이 호소문을 올린 청람광장 게시글에 응원한다는 댓글이 여럿 달리기도 하였고, 에브리타임에서는 월급이 박하다며 동조하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공부할 권리를 앗는다, 시기가 부적절하다며 일견 지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도서관에서 소음이 들리는데 무엇인지 묻는 글도 있었다. 하지만 입장이 다르더라도 소음을 지적하는 데에 한목소리를 내었다.
이에 대학노조 측은 10일 성명서를 발표하여 학생들의 불편감 호소에 응하였다. 학생들의 응원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불편함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과 죄송함을 전달합니다”라며 사과하였다. 또한 몇몇 논란을 해명하였다. 관리동 앞 기숙사 지역에서의 시위는 학내 타 노조의 투쟁이고 대학노조는 대학본부 주변에서만 활동을 이어나간다고 밝혔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해당 시기를 노린 것이 아니라며, 지난 수개월에 걸친 교섭의 최종결렬에서 연결되는 쟁의행위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대학노조 측은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토로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시위 방식을 변경하였다. 시위 시간(오전 8:30~9:10, 오후 12:30~1:00) 외에는 앰프를 외부에 두지 않고 대학본부 건물 로비로 이동하는 변화를 보였다. 또한 교원 임용시험에 주력하는 학생이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 각각 유·초등과 중등 임용시험 전날인 12일과 26일에는 총장실 앞 외에는 음향 장비를 사용하지 않기로 하였다.
대학노조는 온전한 학내 구성원으로 대우받고 싶을 뿐이라며 쟁의행위의 목표와 의지를 다시 한번 굳건히 하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주길 요청하였다. “학생들도 교사라는 노동자의 위치가 될 것이고, 우리 자녀들도 노동자가 될 것이며, 주변에도 모두 노동자로 살아감에 조금 더 나은 노동환경이 되길 희망합니다” 우리학교가 보다 민주화되도록, 평등해지도록 주의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