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 저하, 2010년대 중반부터 계속돼

최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정부에서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정상적인 등교가 어려워져 기초학력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초학력 저하 현상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기초학력 저하 현상의 대부분이 주요 과목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특히 국어 교과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주요 결과: 고등학교 국어'(2010~2020)를 가지고 기자가 재구성함
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주요 결과: 고등학교 국어'(2010~2020)를 가지고 기자가 재구성함

 

국어 학력 저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PISA 모두에서 나타나

2010년에서 2020년까지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국어 교과 결과를 분석한 결과, 2016년 이후 고등학교와 중학교 전체에서 우수학력(4수준)과 보통학력(3수준) 학생 비율이 줄고 기초학력 이하(2수준, 1수준) 학생 비율이 증가했음이 드러났다. 고등학교 2학년 기초학력 미달(1수준) 학생의 경우에는 2012년 이후 점차 증가하여 2020년에는 6.4%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평가에서 기초학력의 기준이 밝혀지지 않았기에 학생들의 실제 기초학력이 기초적인 수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기초학력 저하 원인에 대한 가설 분석과 기초학력 향상 방안.(이광현, 2021)”에서는 수학 교과와 관련해 기초학력 수준이 원점수 100점 기준으로 21.4점에서 52.1점 사이라고 할 때, 교육부의 발표보다 기초학력이 훨씬 낮을 수 있다고 밝혔다. 만약 해당 평가 기준이 낮게 책정되었다면, 국어 교과의 기초학력 저하 현상은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국어 학력 저하 현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도로 회원국을 포함한 60여 개국이 공동으로 실시하는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의 읽기 소양에서도 드러났다. PISA의 읽기 소양은 문법, 텍스트 구조의 이해 등 광범위한 인지적·언어적 역량을 포괄한 수치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PISA 읽기 평균 점수는 PISA 2009 이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PISA 2018 읽기 평균 점수는 514점으로 PISA 2009와 비교했을 때 25점 하락했다. 성취 수준별 비율을 비교해도 기초학력과 기초학력 미달을 합한 2수준 미만 학생의 비율이 2006년 이후 해마다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와 PISA 모두 기초학력 저하가 국어 교과를 포함한 대부분의 교과에서 나타났다. 2010년대 중반 시점부터 기초학력과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기초학력 저하, ‘읽기 경험 축소’·‘교육 방식 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돼

현재 국어 학력 저하 현상의 원인으로 읽기 교육 방식의 변화 읽기 경험 축소 학생 중심 교수법 한계 교육과정의 빈번한 개정이 제시되고 있다.

“PISA 2018 결과에 나타난 우리나라 학생의 성취 특성 분석: 성취 수준별 특성 및 학업 탄력성이 있는 학생 특성을 중심으로(이소연 외, 2020)”에서는 국어 학력 저하의 원인을 학교 안 원인과 학교 밖 원인으로 나누어 제시했다. 학교 안 원인으로는 직접적·상향적 읽기 지도의 축소가 있다. 최근 어휘의 의미 파악과 텍스트의 내용적·형식적 구조 파악을 중시하는 전통적 읽기 교육에서 주제로 텍스트를 이해하는 하향식 읽기 교육으로 변화하면서, 글 자체를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신장시키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학교 밖 원인에는 전반적인 읽기 경험의 축소가 있다. PISA 2018 교육맥락변인 조사에서 PISA 2009에 비하여 PISA 2018의 매체별 읽기 비율이 잡지는 40.4%p, 신문은 37.1%p 하락하는 등 문어 텍스트를 읽는비중이 현저하게 줄었음이 드러났다. 구어 상황과 유사한 메신저를 활용하고, 카드 뉴스, 영상을 시청하는 비중이 늘면서 텍스트를 읽고 내용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경험이 줄고 텍스트를 이해하는 능력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기초학력 저하 원인에 대한 가설 분석과 기초학력 향상 방안.(이광현. 2021)”에서는 학생 중심의 교수법이 학생들에게 중요한 학습개념을 이해시키는 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EBS 다큐멘터리 다시 학교 1의 실험 결과에 의하면, 교사 중심의 강의식 수업을 진행한 학급에서의 학생들의 수업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학생 중심의 토론식 수업을 진행한 경우보다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국어 학력 저하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2010년대 중반부터 지속된 현상이다. 국어 학력 저하는 텍스트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에도 영향을 미쳐 타 교과 교육목표 성취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어 학력 저하 현상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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