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양 학우(가명)
째깍거리며 돌아가는 시계의 모양은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쉼 없이 돌아가고 있는 초침은
분주하게 하루를 보냈던 우리의 모습을,
문득 돌이켜보면 크게 돌아가 있곤 하는 분침은
정신없이 한 달을 지냈던 우리의 모습을,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돌고 있는 시침은
부지런히 일 년을 살았던 우리의 모습을 닮았다
고요한 밤에 울리는 째깍 소리가 싫지만은 않은 이유는
내 하루, 한 달, 그리고 일 년이 의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삶이 항상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기에
언젠가 시계가 고장 나는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땐 삶이라는 시계의 건전지를 빼버리고
지금의 시간에 잠시나마 머물렀으면 좋겠다
멈춰있는 시계는 적어도 하루에 두 번은 맞지만
고장 난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이 맞는 때는 없는 것처럼
억지로 나아가는 삶의 결과는 엉망진창일 테니까
잠깐 멈춰 서서 건전지를 바꾸는 여유를 갖는다면
분명, 시계는 다시 의미 있는 시간을 가리킬 것이다
한국교원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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