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베이킹 천사가 나타났다. 직접 만든 맛있는 빵을 나누면서, 학우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번 오늘의 청람에서는 빵으로 행복을 전하는 베이킹 천사를 만나, 그의 제빵과 관련한 뒷이야기를 알아본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제3대학에 파견으로 들어온 현직 교사 겸 대학원생 이하양입니다. 본명은 아니고, 하얀색을 좋아해서 이 별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제빵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어렸을 때부터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서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러던 과정에서 제과 및 제빵을 하던 TV 프로그램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제빵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 때 반년 동안 용돈을 모아서 산 작은 오븐과 기구들로 이것저것 만들었었는데, 처음이라 생각만큼 잘되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스콘 하나만큼은 잘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고등학생이어서, 잠깐하고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에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에 있던 에어프라이기로 제빵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될까?’라는 생각으로 예전에 그나마 잘 구웠던 스콘을 만들어 봤는데, 생각보다 잘 만들어지더라고요. 친한 선생님들께 나눠드렸는데, 다들 좋아해 주셔서 자연스럽게 에그타르트, 마들렌, 치즈케이크 등등 도전을 이어나갔고, 지금까지 제빵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교원대 근처에 집을 얻어서 오븐을 갖추고 대량생산을 하는 중입니다.
Q: 빵을 학생들에게 나눠 줄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A: 에브리타임에서 종종 익명으로 짧게는 한 번, 길게는 두 달짜리 모임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 과정에서 에브리타임에서 보이는 분들이 그저 남 같지 않더라고요. 제가 한번 제빵을 하면 정말 많이 만들기도 합니다. 이에 자연스럽게 남 같지 않은 같은 학교에 소속된 여러분들에게 나눔을 하게 되었습니다.
Q: 빵을 만드는 장소는 어디이고,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나요?
A: 원래 요리와 제빵을 하는 게 목표여서, 조리 공간이 큰 집을 얻었습니다. 코로나19로 다른 공간을 빌리기 어려워 모든 작업은 저의 집에서 이루어집니다. 나눔을 할 메뉴를 정하고, 제빵 물품점에서 물품들을 구매한 뒤, 주말에 빵을 만들고 월요일에 나눔을 하는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Q: 소위 ‘티켓팅’ 이라 불릴 만큼 빵 나눔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A: 생각보다 다들 좋아해 주시고, 많은 관심을 보여서 황송할 따름입니다. 아쉽게 선착순 인원에 못 든 분들의 댓글을 보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나눔부터는 신청 글이 올라오는 시간도 공지해서, 실패하더라도 아쉬움이 덜 남을 수 있게 이 과정도 개선해 나가려고 합니다.
Q: 빵을 만들고 나눔을 진행하시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처음 나눔을 했을 때가 떠오르네요. 나눔을 하는 처지이기에 무언가를 받고 싶다는 생각도, 받을 거란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이 조그마한 답례라도 하고 싶다며 선물을 주고 가셨을 때 저도 모르게 미소가 번지더라고요. 에코백에서 주섬주섬 꺼내주시던 김치 사발면은 아직도 잊지 못했습니다. 나무젓가락까지 챙겨주시던 그 섬세함에 감동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두 번째 나눔에서는 더 많은 분이 답례품을 주고 가셨습니다. 제가 드린 것보다 더 과분한 것을 주고 가신 분들도 많은데, 아마도 나눔을 하는 것에 대한 응원의 의미를 담아 주셨던 게 아닐까 해요. 그래도 저는 무언가를 받기 위해 나눔을 하는 게 아니기에 나눔을 받으시는 분들께서는 가벼운 손과 마음으로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받고 여러분이 기뻐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하거든요.
Q: 베이킹 천사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저는 올해 대학원에 입학했기에 내년까지는 학교에 있을 예정입니다. 이왕 자취를 시작한 김에 벌인 일이니까 한 달에 1~2회 정도는 꾸준히 나눔을 하면 어떨까 생각 중입니다. 가장 가까운 나눔 계획은 시험 주 다음에 다가오는 할로윈을 기념할 수 있는 제빵을 해볼까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콜라보같은 것도 할 예정입니다. 여유가 된다면 할로윈 당일에도 무언가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앞으로도 나눔으로 여러분을 만나 뵐 날을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럼 조만간 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