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우(컴퓨터교육·17) 학우
영화 <바쿠라우>는 2019년 제작되어 그 해 칸 영화제에서 프랑스의 할렘 가와 경찰 간의 소동을 다룬 영화 <레 미제라블>과 함께 심사위원상을 받은 브라질 영화입니다. <아쿠아리우스> 등의 전작으로 유명해진 영화감독 클레버 멘돈사 필로가 다른 영화감독과 힘을 합쳐 만든 이 2시간여에 달하는 작품은 브라질 현실과 정치 사회의 단면을 우화적으로 보여주면서 관객의 카타르시스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주목받았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숲 그리고 산중턱 한 군데에 자리 잡은 외지 마을 ‘바쿠라우’입니다. GPS에도 쉽사리 잡히지 않으며 차가 하나 들어오는 데에도 마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그만큼 외지인의 정착도 쉬워 보이지 않는 마을입니다. 주인공이 바쿠라우에 사는 친척들을 찾아와 정착하며 영화가 시작되고, 머지않아 마을의 나이 든 족장 카르멜리타가 세상을 뜨며 바쿠라우에 슬픔이 찾아옵니다.
영화의 시작은 이제부터, 어느 날부턴가 마을에 드론을 닮은 수상한 비행물체가 바쿠라우를 시찰하듯 등장하고 보이는 족족 쏴버림에도 이들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설상가상 마을의 물 수송 차량이 총격을 받은 채 나타나고 마을의 주요 인물들을 향한 총격 시도가 끊이지 않습니다. 곧이어 밝혀지는 이들의 실체는 일종의 암살단처럼 보이는 집단인데, 이들이 바쿠라우를 노리는 목적은 그들 스스로의 목적이 아니라 누군가의 청탁에 이루어 진행되는 듯한 낌새가 보입니다.
<바쿠라우>는 국내에서는 2020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된 뒤 영화사 진진의 수입으로 올해 9월 극장개봉 되었습니다. 영화는 암살단들의 공격으로 인해 마을 사람들은 물론이고 마을 자체가 존폐 위협에 시달리자 바쿠라우 주민들이 암살단에 복수를 준비하며 그야말로 ‘아비규환’에 가까운 살육 현장이 영화의 나머지 동안 계속됩니다.
현재 브라질의 정치 상황은 극도로 불안정하다고 합니다. 현재 브라질 대통령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미국의 트럼프나 필리핀의 두테르테에 가까울 정도로 노골적인 인종/성차별/소수자 차별 발언을 일삼는 인물입니다. 여기서 나아가 극단적인 우파 친미 성향을 보이며 이러한 사회적 단면들을 극렬하게 탄압할 것을 주장하는 인물이라고 합니다. 영화는 암살단에 브라질의 정치 세력을 투영하고 바쿠라우 주민 사람들에게 그 반대급부를 투영하여 바쿠라우가 이들을 끔찍하게 살해하고 복수하는 데에 러닝타임을 할애합니다.
단 지나치게 잔혹하고 유혈이 낭자한 묘사로 인해 쉽게 추천 드리기는 힘든 영화라 생각이 듭니다. 영화의 서사 진행 방식은 일반적인 영화 서술 방식처럼 명료하거나 이어지는 진행 방식이 아니라 리얼리즘 영화의 일부처럼 그 장면의 한 그림만을 따와 모자이크처럼 나열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이것이 중반부부터 영화의 결말까지 이어지는 살육 현장을 더욱 실감나게 만듭니다. 다른 영화라면 그저 영화라고 느껴질 법한 묘사들도 지나치게 생생하게 묘사되어 보는 이에게 거부감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선정적인 묘사들도 다수 등장하는데 감독이 정치 세력의 반대급부로 바쿠라우 주민 사람들의 원시적이고 원초적인 면을 강조하려고 했음이 느껴집니다.
다만 암살단의 수장을 맡은 유명 배우 우도 키에르의 냉혈한 연기만큼은 돋보인다 할 수 있겠습니다. 메시지가 뚜렷한 영화이지만 동시에 그렇기에 지나친 표현들이 다수 사용된 영화 <바쿠라우>. 쿠엔틴 타란티노의 복수 영화나 고전 일본 복수물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바쿠라우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복수를 찍은 이 영화는 9월 2일 개봉되어 현재 IPTV, 시리즈온 등 2차 매체 서비스 중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