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나라에서 관련 연구 활발, 국내에서도 곤충 식당 선보여

영화 ‘설국열차’에서 꼬리칸 사람들은 자신들이 먹었던 단백질 블록이 바퀴벌레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한다. 영화를 본 사람들도 어떻게 곤충으로 음식을 만들 수 있냐면서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곤충으로 만들어진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이제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식용곤충을 상품화에서 판매 중에 있으며, ‘미래 식량 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 국내 식용산업, 올해부터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 시작돼
‘식용곤충’이란 말 그대로 곤충을 식재료로 사용해 먹는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에서 모든 사람들이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식용곤충에는 ▲갈색거저리유충(밀웜) ▲쌍별귀뚜라미 ▲장수풍뎅이 유충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총 4종이며, 이 중 갈색거저리 유충은 ‘고소애’,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은 ‘꽃벵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식용곤충들이 연구되고 요리로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2050년까지 91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육류의 생산량이 인간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육류의 대체식품으로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곤충’이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식용곤충 사업에 대해선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난 4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제2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해 식용곤충사업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할 것을 약속했다. 이 계획은 곤충산업이 ▲농업인에게는 새로운 소득원으로 ▲소비자에게는 가치소비의 기회로 ▲국가적으로는 창조경제의 모델로 자리 잡도록 하고자하는 ‘곤충 산업 활성화’ 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곤충 산업규모는 2015년 3039억 원에서 2020년까지 약 1.7배 증가한 5,000억 원 규모로 확대하고, 사육농가는 2015년 724호에서 2020년 1,200호까지 약 1.65배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 영양·환경·경제적 측면에서 기존 육류보다 월등한 식용곤충
식용곤충의 장점들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높은 단백질 함량에 주목할 만하다. 인간은 이미 닭이나 돼지 같은 가축들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지만, 곤충에는 같은 양의 육류보다 2~3배 많은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기존 육류에는 포함돼있지 않은 성분인 아미노산이나 비타민 등의 영양소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영양적인 면에서 이점을 가진다.
식용곤충은 환경적인 면에서도 우수하다. 곤충 사육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축 사육 시 발생하는 양의 1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산하 물환경교육기관(UNESCO-IHE)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고기 1kg을 생산하는 데 물 15400L가 필요하고, 돼지고기는 4800L, 닭고기는 3900L가 소비된다고 한다. 그에 비해 곤충 1kg을 생산하는 데는 0~3700L 정도의 물이 필요하기에 훨씬 친환경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식용곤충 전문 식당 ‘빠삐용의 키친’ 박주헌 메뉴개발 팀장은 “2평 남짓한 공간에서도 3개월 안에 무려 100kg 정도의 밀웜을 키울 수 있다. 소고기를 얻으려면 대략 30개월 동안 소를 키워야 하는데 그 기간이면 1000kg의 밀웜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며 식용곤충의 장점을 설명했다. 식용곤충 사업은 이뿐만 아니라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이점을 지닌다. 가축을 사육하는 데 드는 사료의 양보다 곤충을 사육하는 데 드는 사료의 양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거기에 짧은 사육 주기 덕분에 대량생산도 가능하므로, 미래의 우수한 식량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 식용곤충 사업의 전망과 미래
외국에서는 훨씬 전부터 식용곤충 사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벤처기업인 ‘엑소(EXO)’는 귀뚜라미로 만든 영양바를 생산·판매 하여 큰 수익을 올린 바 있고, 영국에서는 ‘이더블 유니크’가 식용 곤충을 생산해 분말 형태로 가공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내 최초 식용곤충 식당인 ‘빠삐용의 키친’이 문을 열어 에너지바, 쿠키, 파스타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으며, CJ제일제당도 지난 3월 식용곤충연구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 후 공동연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직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식용곤충 사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늦고, 지원 역시 미약한 편에 속한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계획에 따라 식용곤충 산업은 차츰 성장해 갈 것으로 전망되며, 일반 시민들의 식용곤충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대중화를 위해서는 가장 큰 걸림돌인 곤충에 대한 거부감과 인식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박주헌 팀장은  “계속적으로 다양한 식품과 메뉴들을 개발하되 곤충이 직접 드러나는 음식은 거부감이 들 수 있으니 지양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곤충이 들어갔다기보다 단백질이 들어갔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며 곤충이 식품으로 받아들여지길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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