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진 (초등교육·21) 학우
다른 이의 아픔에 공감하기보다 동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는 오히려 무관심합니다. 그러나 힘껏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 정혜신 박사의 ‘당신의 옳다’를 읽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당신이 옳다’는 사람을 살리는 강력한 힘, 공감에 관한 것입니다. ‘당신’이라는 존재 자체에 관한 수용입니다.
우리는 만성적인 ‘나’ 기근과 관계의 갈등에 시달리곤 합니다. 기술의 발전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마음을 피폐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제법 있습니다.
누군가와 고통, 상처, 갈등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대개 어떻게 합니까? 충고하고, 조언하고, 평가하고, 판단합니다. “그건 그 사람이 너를 아껴서 한 말일 거야.” “그런 생각은 잊어. 너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어.”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야. 별다른 사람 있는 줄 아니.”
그러나 가장 절박한 순간에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공감입니다. ‘네가 그랬다면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라는 믿음입니다. 이를 건너뛴 객관적인 조언이나 도움은 불필요하고 무의미합니다. 마치 산소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은 사람에게 요리해주는 일처럼 말입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합니다. 있는 그대로 아픔을 바라보며 그 사람의 마음이 어떠한지 물어봐 주고 함께 아파해주는 것이 바로 공감입니다. 공감을 통해 우리는 누군가에게 ‘한 사람’이자 ‘한 세상’이 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비가 내릴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비를 그치게 할지도, 언제 비가 그칠지도 모를 수 있습니다. 우산을 씌워주기보다 함께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그리고 따뜻한 말을 건네주고 싶습니다. “당신이 옳아요”, “지금, 마음이 어떠세요?”, “도대체 얼마나 힘들었던 거예요?”
따뜻한 공감의 확산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작은 발걸음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