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솔학교 교육 부실 논란과 함께 본 특수교육의 방향성
2018년, 서울인강학교의 교사와 사회복무요원들이 발달장애학생을 폭행하는 등 학대를 일삼은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이후 사립이었던 서울인강학교는 서울도솔학교로 전환하며 공립학교로 새출발했다. 그러나 공립학교로 전환되며 오히려 교육 운영이 부실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리신문은 도솔학교 교육 부실의 현장을 들여다보고, 그 개선 방안을 고찰해볼 것이다. 나아가 도솔학교 학생들을 비롯한 장애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특수교육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바라보고자 한다.
◇ 장애학생 상습 폭행… 서울인강학교 사건 알아보기
2018년, 서울인강학교 재직교사 2명은 발달장애 학생들을 훈육한다는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강제로 고추냉이와 고추장을 먹이는 등 학대 행위를 일삼았다. 사회복무요원 3명 또한 지적장애 학생들을 좁은 사물함에 가두고 폭행하는 등 학대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2019년 3월 서울인강학교는 인강재단이 학교 건물과 부지를 서울시에 기부하면서 같은 해 9월 공립 서울도솔학교로 정식 개교했다. 당시 폭력에 가담했거나 방관했던 교사들은 모두 학교를 떠났다. 학대 행위를 일삼은 교사는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아동학대 예방강의 수강 명령을 받았다. 사회복무요원에게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아동학대 예방강의 40시간 수강 명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공립으로의 전환 후 학교는 안정을 찾는 듯 했으나, 최근 학부모들은 학교 운영 정상화를 요구했다. 서울도솔학교에는 어떠한 문제가 생긴 것일까?
◇ 대부분 신규교사에 생활지원 인력도 없는, 도솔학교의 열악한 교육 환경
지난 달 23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99회 임시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채유미 의원은 서울도솔학교에 전보를 희망하는 교원이 없어 경력교사 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사 인력 대부분이 신규교사로 구성되어 학사 운영이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정순경 부대표는 “도솔학교에는 발달장애 학생들이 많아서 아이들의 지원을 위해 경험이 풍부한 교사들이 상당히 중요하다. 신규교사들이 경력교사들과의 상호 피드백을 통해 경력이 쌓여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등특수교사 28명 중 27명이 신규교사면 장애학생의 학습지도나 교수학습법 등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받기 힘들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적절한 교육 지원을 받지 못한다.”라며 경력교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의 부정적 행동에 대한 교사의 지도는 학부모와의 소통과 함께 이루어진다. 하지만 교사가 발달장애 학생들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학생들에 대한 적절한 지도가 행해지기 어렵다.”라며 학부모와 교사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을 언급했다.
채 의원에 따르면, 학생들의 생활 지원 또한 열악한 상황이다. 도솔학교는 2018년 장애학생 학대 사건으로 인해 병무청에서 기관폐쇄 조치를 내렸다. 때문에 현재 도솔학교에는 학생들의 생활 지원을 돕는 사회복무요원이 배치되지 않고 있다. 정순경 부대표는 “사회복무요원 배치가 되지 않아 교육청에서 적은 인원으로 유급 자원 봉사자를 고용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하지만 인력은 매우 부족해서 교사들은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지 못하고, 생활지원 등 다른 부분에 신경을 쓰다 보니 학생들에게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다. 학생들 또한 세심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 지원 부실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짊어지게 되는 것이다.
◇ 장애학생은 ‘우리의 아이’다
도솔학교 교사 인력 배치는 공립학교에 적용되는 ‘교원 순환 전보제’를 따른다. 교원 순환 전보제는 동일 직렬과 직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수평적 인사이동 제도다. 교사들의 전보 희망을 최대한 반영하여 근무지 배치가 결정된다. 하지만 도솔학교는 지리적 위치, 과거 학대 사건 등의 이유로 기피 근무지가 되었다. 정순경 부대표는 “교육청에서 도솔학교를 교사들이 가고 싶은 학교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도솔학교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요구된다.”라며 교육청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헌법 제3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장애를 가졌든, 그렇지 않든 교육에 있어서는 평등해야 하는 것이다. 정순경 부대표는 대다수의 시도교육청 교육 예산에서 특수교육에 할당된 예산 비율이 5%에도 미치지 않는 현실을 짚었다. 2020년 특수교육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시도교육청 특수교육 예산 평균은 3조 726원으로 총교육예산 대비 4.2%의 비율을 나타냈다. 그는 특수교육의 전반적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예산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인력 확보가 가능하고, 장애학생들의 학습권이 보장되는 양질의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도솔학교의 교육 부실 논란은 “모든 아이는 우리의 아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교육은 평등해야 한다. 장애 학생들도 비장애 학생들만큼 충분한 교육적 지원을 받고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강학교 장애학생 학대 사건, 최근 발생한 도솔학교 교육 부실 논란은 우리가 ‘장애학생’을 ‘우리’의 아이로 인식하지 않고, 눈 감은 탓이다. 교사들은 도솔학교 학생들을 비롯한 장애학생들을 ‘우리’의 아이로 생각하고 보살펴야 한다. 교육청, 나아가 사회도 모든 장애학생들을 ‘우리의 아이’로 보고 이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속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특수교육의 밝은 미래를 그려나가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