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거리두기’ 수업이 일반화된 요즘. 절약된 시간 동안 책이라도 읽어볼까 생각하지만, 집에 있는 학우들에겐 학교 미래도서관 이용마저도 꿈처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한국교원대학교 전자도서관”이 있다. 미래도서관 이용이 어렵다면 우리학교 전자도서관을 이용해보는 게 어떨까? 전자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우들이 선별하여 추천한 도서들과 함께, 2021년에는 스마트한 거리두기 생활을 실천해보자.
<기자의 추천>
"다윈이 입을 연 순간, 신이었던 인간은 이제 동물이 되었다."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 (찰스 다윈)
우리는 인간의 감정이 다른 동물들보다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회로를 거친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과연 사실일까? 진화론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다윈이 1872년 집필한 이 책은, 다윈 사후 100년이 지난 뒤에도 아직 견고한 고정관념에 이의를 제기한다. 표정과 동작을 비롯한 인간의 감정 표현은 오랜 시간 진화적 습관이 축적되어 온 것이며, 이것은 생리학적으로 해부할 수 있다는 것. 진화 심리학, 사회 생물학, 행동 생태학의 기원이 된 이 고전을 읽으며 동물로서의 인간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인간 무의식을 여는 열쇠, 꿈.”
『꿈의 해석』 (지그문트 프로이트)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한 뒤 약 35만 년 동안, 꿈은 신의 계시를 담은 영적인 메시지로 여겨졌다. 하지만 프로이트는 35만 년의 패러다임을 당당히 깨부쉈다. 그리고, ‘꿈은 곧 무의식의 열쇠’라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프로이트의 꿈 해석 방식은 당시부터 현재까지 아직 논란이 분분한 주제이지만, 새로운 시선으로 꿈 해석 이론의 기초를 닦았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그 어느 때보다 혁신과 창의력이 높게 평가되는 요즘, 프로이트 『꿈의 해석』을 통해 그의 혁신능력을 배워보는 것이 어떨까.
<신승준(윤리교육·20) 학우의 추천>
“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린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
『이방인』 (알베르 카뮈)
칼날에 태양이 비쳤고, 눈이 부신 남자는 얼떨결에 총을 발사했다. 그리고 상대는 죽었다. 『이방인』은 우리가 정말 공동체에 속해야 하는가에 대해 깊은 물음을 던진다. 주인공은 어머니의 죽음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어찌 보면 반사회적 인물이다. 주인공의 친구가 친구의 부인을 벌주기 위해 음모를 꾸미며 주인공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그들의 일행을 미행하던 아랍인들과 마주친 주인공은 햇살에 눈이 부셔 얼떨결에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주인공은 몹시 수동적이며, 꽤 비윤리적이다. 친구로 두기 꺼려지는 스타일임에는 분명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살인에 사회는 그 한 사람과 전쟁을 벌이기라도 하듯이, 그간의 사소한 행적들을 꺼내어 그를 파렴치한 살인자로 만들고자 한다. 여기서 책의 핵심이 드러난다. 군중 심리란 무엇인가? 그 누가 이자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분명 살인이라는 결과는 존재하지만, 원인은 확실히 파악할 수 없다. 우리는 개인으로서 존재해야 하는가 혹은 공동체 속 일부분으로서 존재해야 하는가? 『이방인』은 그 물음에 대해 독자들에게 깊은 물음을 던진다. 주인공의 운명이 궁금하다면 지금 책을 펼쳐보도록 하자.
“인간은 사소한 손해를 입었을 때는 복수를 생각하지만, 막대한 손해를 입었을 때는 감히 복수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직설적이고 잔혹한 표현으로 가득 찬 이 책은 니콜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다. 『군주론』은 군주가 나라를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정치에 대한 나름의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은 빙빙 돌려 말하지 않는다. 점령국을 효율적으로 다스리기 위해서는 왕족의 혈통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거나, 처벌을 내릴 때는 아예 크게 한번 내리라는 등 단호한 표현으로 때론 거부감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군주론』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 내용이 정치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 책의 구절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위험하다. 하지만 구절들을 일종의 비유로써 파악할 때 그것에 숨겨진 본질을 찾는다면, 즉 ‘행간을 읽는다면’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인상 깊었던 구절은 “인간의 본성은 호의를 받은 것만큼 호의를 베풀었을 때도 서로에 대한 의무감이 깊어진다.”이다. 선물을 주고받을 때, 받았을 때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선물을 준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고, 그 사람에게 더 애정이 가는 경험을 해본 적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처럼 나름의 경험과 생각을 통해 구절을 가다듬어 이해하였을 때 이 책은 진가를 발휘한다. 거친 표현에서 우러나오는 인간관계와 정치론의 본질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군주론』을 읽어보도록 하자.
<염정아(가정교육·20) 학우의 추천>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이도우)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과 소소한 만남이 매우 어려워졌다. 처음 보는 사람은커녕 자주 보던 사람도 만나기 힘들어진 요즘, 새로운 만남으로 인연을 이어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2020년 상반기 방영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원작자 이도우의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 바로 그것이다.
주인공 공진솔은 작은 규칙 하나도 성실히 지키며 살아온 내성적이고 소심한 여자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이건이라는 남자가 불쑥 다가와 그녀의 마음을 흔든다. 다정하면서도 개구진 건에게 흔들리던 진솔은 그에게도 말 못 할 사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고민이 깊어진다. 각자의 비밀을 간직한 채로 관계를 이어가던 두 사람이 헤어지는 계기는 건의 말 한마디다. 건은 연인인 진솔 앞에서 하지 말았어야 할, 그러나 언젠간 밝혀졌을 자신의 마음을 말해버린다.
2004년에 출판된 이 소설의 시간은 빠른 속도로 무엇이든지 해치우는 요즘과 달리 천천히 흘러간다. 2021년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가끔 등장하는 휴대용 CD플레이어나 폴더형 2G폰을 읽은 땐 괴리감마저 든다. 반대로 사람과의 인연도 천천히 맺어가는 주인공들을 볼 땐 일상에 치여 조급해지던 마음도 느슨해지는 듯하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인간적인 인연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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