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버릇처럼 휴대폰의 잠금을 해제하고 SNS 어플을 실행시킵니다. 친구들의 일상이 담긴 게시물을 하나하나 넘겨보고, 당연하다는 듯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고, 저의 일상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특히나 요즘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집 밖을 잘 나가지 못하다 보니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이 뜸해지고, 어느 순간 SNS에 몰입하게 되는 저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SNS로 코로나 속 우울을 해결하자는 다양한 캠페인, 이벤트들이 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집콕’하는 요즘,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이벤트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즐거움 속에서 더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 SNS 활동의 이면, 타인에 의한 삶
"SNS 게시물을 보면 친구가 다른 친구와 노는 걸 공유하는데 제 연락은 안 볼 때나, 혹은 다른 친구와 노는 게시물을 올리고 제가 그걸 볼 때면 괜히 우울해져요." “다들 행복해보이고 저만 친구 없고 외톨이 같아서 우울해지네요." 한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일부입니다. 2019년 10월에 실시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SNS 이용 추이 및 이용 행태 분석'에서는 우리나라 20대의 SNS 이용률이 83%를 웃돈다고 합니다. 한국심리학회지에 실린 20대 대상 연구결과에 따르면, SNS를 이용한 기간이 오래될수록, SNS가 자신의 일상에 더 깊이 스며들수록, 우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SNS 이용의 역효과와 우울증이 점점 짙어지고 있습니다.
SNS를 하는 이유를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취미, 관심사의 공유?” “특별한 순간을 기록하고 공유하기 위해서.” “그래도 교류의 의미가 가장 크지? 일상을 공유하면서 서로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고 댓글을 달기도 하잖아. 그러다 보면 친해지기도 하고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 SNS를 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기도 하고 지인들의 게시물을 보고 반응하기도 하죠. 그런데 사실 이러한 행동에는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심리적 욕구가 숨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나조차도 인지하지 못했던 이 욕구가 우울감을 가져옵니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SNS 우울증의 원인으로 ‘상호작용에 대한 부담감과 기대감’,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생기는 박탈감과 상실감’, ‘과몰입’을 꼽았습니다. SNS를 하면서 생기는 이러한 감정들이 인정욕구를 자극하고, 이 인정욕구가 좌절과 우울을 야기한다는 것입니다. 과도하게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며 댓글을 달고 ‘좋아요’ 수에 집착하는 모습은 사실 자신을 봐달라는, 그리고 인정을 원하는 메시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SNS에 보이는 남의 모습과 자신의 모습을 겹쳐보며 자존감이 떨어지고, 그러한 상태로 현실을 보면 나만 빼고 전부 행복해 보이는, 이런 박탈감과 소외감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남보다 나는 못난 존재야.”라며 자기 처지를 비관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시선은 자꾸 밖을 향하고, 마음은 어두워집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내 마음 속 주인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죠.
◇ 인간관계에 흔들리지 않는 방법, 나를 사랑하기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기에 인간은 고독한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말입니다.
SNS를 통해 아무리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더라도 공허하고 우울하다면,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한 채 타인에 의한 삶을 살고 있는 것 아닐까요? 나에게 먼저 관심을 기울인다면, 나를 먼저 사랑한다면, 필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하며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죠. 그러다 보면 타인의 시선과 모습, 반응에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의 모습에 자신을 빗대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하고, 타인의 기대 속에서 관심과 인정을 받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인간관계의 소용돌이에서 ‘나다움’을 잃지 않고, 나를 사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내 생각과 의지로 현실을 바라본다면, 밝은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여행 사진을 올릴 때 ‘좋아요’를 얼마나 받을지 걱정하기보단, 행복했던 나의 추억에 미소가 먼저 번지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