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참여연대를 소개합니다. 사진 제공 / 청년참여연대
청년참여연대를 소개합니다. 사진 제공 / 청년참여연대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러시아 시인 니콜라이 네크라소프의 시구는 그가 죽고 두 세기가 흘렀음에도 여전히 큰 울림을 준다. 진정한 사랑은 모든 것을 감싸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 존재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지 않을 수 없다.

여기, 슬픔과 노여움으로 사회를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저명한 정치인도, 시인도 아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청년들이다.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선뜻 마주하려고 하지 않는 슬픔과 노여움에 청년들은 주목한다.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변화를 만드는 움직임에 뛰어들며, 진실한 눈으로 세상의 발전을 도모한다. 이번 기획에서는 청년참여연대 조희원 사무국장을 만나 청년이 할 수 있는, 청년이어서 할 수 있는, 그들의 뜨거운 사랑을 들어보았다.

 

참여연대: 참여와 인권을 두 축으로 하는 희망의 공동체

1994, ‘참여와 인권이 보장되는 민주사회를 함께 열어갑시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창립된 참여연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민단체이다. 참여연대는 참여민주주의의의 실현과 인권의 보장을 위해 시민의 시선에서 정치, 경제 권력을 견제,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또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연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참여연대 활동의 결실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운동은 참여연대의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이다. 참여연대는 설립 직후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전신인 생활보호법 헌법소원을 시작으로 생활보호법 개정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이는 시혜적 성격과 다수의 사각지대라는 한계를 가지던 생활보호법의 전면 개정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입법 청원으로 나아갔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은 빈곤에 대한 사회의 책임을 인정하고 헌법 제34조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권리를 구현할 수 있게 하였다.

참여연대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또 다른 활동은 낙천낙선운동이다. 참여연대는 200016대 총선 당시 부패, 선거법 위반 전력, 불성실한 의정활동 등을 기준으로 삼아 공천되어서는 안될 인물과, 공천되더라도 당선되어서는 안될 인물의 명단을 만들어 공개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시민단체가 부패한 혹은 무능한 정치인에 대해 공천반대 및 낙선운동을 펼치는 것에 79.8%가 찬성하는 등 낙천낙선운동은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또한 112명의 공천반대 대상자 중 58명이 공천에서 탈락하고, 86명의 낙선 대상자 중 59명이 낙선하여, 낙천낙선운동은 시민의 힘으로 정치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최근에도 참여연대는 국회, 법원 앞 100미터 내에서 집회를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과 만 18세까지의 선거권 확대를 이끌어내는 등 권력을 감시하고 참여를 촉진하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청년참여연대 조희원 사무국장을 만나다

2020. 5. 12. 참여연대 4층, 2020청참 캠페인어벤져스 '에브리타임'팀 모임
2020. 5. 12. 참여연대 4층, 2020청참 캠페인어벤져스 '에브리타임'팀 모임

Q. 청년참여연대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청년참여연대는 참여연대의 부설기관입니다. 청년 정책도 관련해서 다루며 활동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청년들이 관심을 가지고 해보고 싶은 캠페인이나 사회 문제를 발굴할 수 있도록 함께 기획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청년참여연대에서 실천한 활동 중 가장 의미있다고 여겨지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시민 교육 프로그램인 청년공익활동가학교가 청년참여연대의 대표적인 활동입니다. 1년에 한 번 진행되는 청년공익활동가학교는 25명의 청년들이 함께 시민교육 강연을 듣고 시민사회에서 다루고 있는 의제나, 우리 사회가 중점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안들을 폭넓게 공부한 후, 캠페인을 기획하는 활동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과 쳥년참여연대가 많이 만날 수 있었고, 참여했던 청년들은 청년공익활동가학교 이후 각자의 영역에서 공익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 사회에 청년들의 시각을 불어넣고 있는 청년공익활동가학교가 가장 의미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11월 2일 '에브리타임과 대학은 학내 사이버불링·혐오표현 방치 중단하라' 기자회견
2020년 11월 2일 '에브리타임과 대학은 학내 사이버불링·혐오표현 방치 중단하라' 기자회견

Q. 요즘 청년참여연대에서 주목하는 사회 문제는 무엇인가요?

에브리타임이라고 들어보셨죠? 요즘 에브리타임의 자유게시판에 혐오게시물이 굉장히 많아요. 여성에 대한 비하는 당연히 있고 장애인이나 소수자, 유학생까지 우리나라의 소수자를 향한 혐오나 편견의 정서가 그대로 담겨있거든요. 또 사이버불링도 흔하게 일어나요. 그런데 지금 에브리타임이라는 온라인 공간 안에서는 이들에 대한 보호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에브리타임에도 책임이 있고, 학내에서도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또 기후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제로 웨이스트 활동을 하게 됐고요. 또 하나는 청년 주거 관련하여 원룸 관리비 문제가 있어요. 청년들은 원룸 월세에 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월세는 40만원인데 관리비를 2,30만원 더 받는 등 꼼수로 방값을 더 받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문제들을 찾고 있습니다.

 

Q. 활동 중 겪는 어려움, 혹은 느껴지는 한계나 문제점이 있나요?

청년들이 바빠서, 안정적이지 않아서, 다른 것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되지 않아서 활동이 지속되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 취업을 준비하거나, 취업이 되거나, 잠깐 휴학한 상태라거나, 학교를 다니더라도 시험 기간이 되면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어지거든요. 보통 우리가 미래가 너무 불안하니까, 무언가 다른 것을 준비해야 되기 때문에 시간이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청년들이 스스로 시간을 내기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고. 그런 청년들이 많아지다 보면 활동 자체를 지속 가능하기 힘든 경우가 있었던 것 같아요.

 

Q. 최근 대두되는 청년 문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또한 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청년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바로 청년 문제라고 생각해요. 경력 단절, 노동 등 청년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다 청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책을 만드는 기성세대들이 그걸 제도적으로 해결해줘야 해?”라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와는 감수성이 다르기 때문에 청년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청년들이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제대로 요구하는 것, 그리고 기성세대는 정치적으로 잘 수용하는 것, 이것들이 청년 문제를 위한 해답이라고 생각을 해요.

 

Q. 청년들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회 문제에 굳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됩니다. 당장 내가 굉장히 힘들어요. 맨날 삼각김밥밖에 못 사먹고, 맨날 알바만 해야 하고, 학교 등록금은 비싸고 이렇게 생각을 하면, 이걸 본인만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어요. "내가 제대로 안 살아서 그렇지, 우리 집에 돈이 없어서 그렇지, 내가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렇지"하고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단 말이에요. 그런데 옆을 돌아보면 저뿐만이 아니고, 다른 동기 중에 똑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분명히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건, 그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모두의 문제고, 그게 사회적 문제라는 거예요. 꼭 정치적인 문제에, 사회 문제에 의견을 가지지 않아도 돼요. 다만 내가 힘들어하는 문제를 옆 사람과 이야기해보고, , 나만 이러는게 아니구나 깨닫고, 모두의 문제구나, 언젠가는 바뀌어야 하구나 인식하는 것. 그것만 해도 저는 괜찮다고 생각해요.

 

Q. 청년참여연대는 어떤 사회를 꿈꾸고 있나요?

청년이 힘든 세상은 제대로 된 세상이 아니고, 불평등한 세상입니다. 그래서 다 같이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청년 감수성을 곳곳에 불어넣고 그것이 받아들여지는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을 모아서 그 친구들의 시각이 더 커질 수 있도록, 주변 동료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같이 바꿔나가고자 합니다.

 

Q. 독자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정치에 관심이 없다, 사회에 관심이 없다' 이런 말들이 많이 나오는데, 사회에 관심이 없을 수 밖에 없어요. 정말 바쁘기 때문에. 그 바쁘다는 것 자체가 사회 문제라고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주변을 돌아보면 나와 똑같은 이유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그런 사람들이랑 조금만 더 얘기를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힘든 것은 힘들다고 제대로 이야기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당하다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거든요. 속으로 삭이지 말고. 그런 입바른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야지 청년들이 이 사회를 어떻게 느끼고 있구나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알 것 같아요.

 

온라인 혐오에 물을 끼얹다

국내 최대 대학 온라인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은 전국 약 400개 대학의 454만 대학생이 사용하고 있다. 에브리타임의 자유게시판에서는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유학생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차별 표현과 신상 캐기, 사이버불링, 악성댓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청년참여연대는 익명 커뮤니티가 혐오 재생산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되며, 이를 위해 대학 당국 역시 학생들이 불쾌함과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책임감 있게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 대학이 에브리타임상의 피해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를 질의하기 위해 지난 68, 65개 대학에 정보공개청구를 보냈다.

청년참여연대에서 2020113일에 발행한 이슈 리포트에 따르면, 정보 비공개, 미회신 학교를 제외한 58개 대학의 답변을 살펴본 결과, 지난 3년 간 에브리타임 관련 인권침해 신고를 접수 받은 학교는 7, 접수 받은 사건 건수는 9건이었다. 또한 58개 대학 중 22개 대학만이 주기적인 인권실태조사를 시행한다고 답했다. 대학인권센터의 온라인 상 학생 인권 보호가 미흡함을 반증한 것이다.

청년참여연대는 문제의 개선을 위해 온라인 혐오를 말하다집담회 프로그램,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과 대학 인권센터에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조희원 사무국장은 국가인권위원회 같은 곳에서 문제의식을 느껴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쓰레기 없는 하루를 위하여

2020년 7월 11일 청년참여연대 지구살림반성기 워크샵 사진 제공 / 청년참여연대
2020년 7월 11일 청년참여연대 지구살림반성기 워크샵 

지난 711일 청년참여연대는 제로웨이스트 12일 챌린지를 진행했다. 제로웨이스트 챌린지는 최소한의 쓰레기만을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며 하루를 보내는 챌린지이다. 청년들은 버려질 포장지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민하며 장을 보고,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기획하고, 하루동안 모인 쓰레기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장을 보기에 앞서, 청년들은 버리는 포장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바구니, 빈 용기, 에코백을 준비했다. 마트에서 포장된 김치를 사는 것이 아닌 반찬가게에서 용기에 담을 수 있는 김치를 사고, 간식을 살 때도 재활용할 수 있는 용기에 담긴 견과류를 사는 등 청년들은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곳곳을 돌아다녔다. 제로 웨이스트에 도전한 청년들의 더 많은 이야기는 참여연대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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